울산, 창원처럼 노동자 밀집 도시인 경남 거제에서 야권 후보단일화가 거론되고 있다. 거제시장 선거에는 새누리당 후보와 새누리당 탈당한 무소속 후보가 출마해 야권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에 관심이 높다.
30일 새누리당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거제시장 후보로 권민호(59) 현 시장을 공천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27~28일 사이 시민여론조사를 했는데, 권 시장은 49.6%를 얻어 유승화(65) 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과 전도봉(71) 전 해병대사령관보다 앞섰다.
야권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변광룡(48) 전 문재인 대통령 후보 특보와 최근 입당한 이행규(55) 거제시의원, 무소속 김해연(47) 전 경남도의원이 출마한다. 18대 국회의원과 거제시 부시장을 지낸 윤영(59) 후보는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한다.
변광룡-이행규-김해연 후보 단일화 하나?
변광룡 후보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행규, 김해연 후보한테 '원샷 단일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변관룡, 이행규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에 공천 신청해 경선을 치러야 하는데, 변 후보가 김 후보까지 포함하는 단일화를 꺼낸 것이다.
변 후보는 "당 공천과 또 한번 무소속과의 단일화 추진 등에 따른 시간적 촉박성, 현실적 단일화 가능성, 단일화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5월 10일경 거제시장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변 후보는 "제1야당 공천 후보의 신분을 획득하면 단일화와 관련해 개인의 결단을 넘어서는 부분이 있어 야권단일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고, 후보등록(5월 15일)을 감안하면 시간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야권에서 두 주자가 나란히 완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야권은 뻔히 지는 선거를 향해 달려갈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며 "야권의 분위기 또한 급격히 식으면서 무관심과 냉대의 차가운 눈초리가 야권 전체를 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광룡 후보는 "후보들이 결단을 내리면 대우조선노동조합을 객관적 관리 주체로 해 단일화를 추진하면 될 것"이라며 "시기는 후보 등록 3일 전 쯤인 5월 12일 정도까지 마무리하고, 선출된 야권단일후보가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이후 선거일정을 힘차게 끌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행규 후보는 "변 후보와 같은 당 소속이고, 현재 당에서 자격심사를 거쳐 공천심사하는 과정에 있다"며 "당에서 논의도 되지 않았고, 세 후보 간에 의논도 없이 일방적으로 제안한 것은 실제 단일화를 바라는 것인지 아니면 저해하려는 것인지 분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변 후보의 보도자료를 첨부해서 당에 공문을 보내 질의를 해놓았다"며 "무소속일 때는 마음대로 해도 되지만 입당한 마당에 당의 방침이 있어야 하고, 당의 의견을 들어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해연 후보는 "늦기는 했지만 원샷 단일화 제안을 환영하고, 시민들은 야권단일화를 해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 거제사회가 변화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그런 바람에 부응하기 위해 정당과 정파, 개인 이해관계를 떠나 야권 성향을 가진 후보들은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이나 그동안 활동이 비슷한 후보들은 서로 힘을 모아 나가는 게 맞다"며 "제안이 있었으니까 후보들도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민사회 인사들로 구성된 '연대와희망을위한 경남연석회의'는 지역 모든 선거구에 대해 야권연대를 하고 '시민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경남연석회의 한 인사는 "경남 18개 시장․군수 선거 가운데 야권단일화를 할 경우 해볼만한 지역이 거제라 할 수 있어 성사시키도록 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