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잠실방향으로 향하던 열차가 멈춰있던 열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열차끼리 충돌하면서 기관실 유리창이 부서져 있다.
▲ 상왕십리 지하철 추돌 사고 현장 2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잠실방향으로 향하던 열차가 멈춰있던 열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열차끼리 충돌하면서 기관실 유리창이 부서져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249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지난 2일 서울메트로 2호선 전동차 추돌사고 원인이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메트로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사고 원인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열차사고 수사본부(수사본부장 허영범 서울청 수사부장·아래 수사본부)는 6일 오후 서울 성동경찰서에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수사본부는 사고열차 기관사와 종합관제센터 근무자, 신호시스템 관리자가 사고 이전 운행시간이 지연되거나 신호오류를 발견하고도 별도의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선로의 신호시스템을 관리하는 서울메트로 신호팀 소속 직원은 지난 2일 오전 1시 30분께 신호오류가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도 통상적인 오류로 생각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신호시스템 오류는 이번 열차 추돌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신호시스템은 전동차의 자동정지장치(ATS·Automatic Train Stop)와 연동해 전동차 간 거리가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멈추게 해준다.

인재로 드러나는 서울메트로 2호선 사고

수사본부는 지난 2일 사고 당시 상왕십리역에 머물렀던 선행열차 기관사 박아무개씨가 사고 직전 문이 정상적으로 닫히지 않아 3차례 스크린도어를 열고 닫기를 반복하면서 1분30초 동안 지연출발 했는데도 이를 관제소에 보고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전동차가 한 곳에 40초 이상 머물면 관제소에 알려야 하는 수칙을 무시한 것이다.

또 종합적인 상황을 감시·통제해야할 종합관제센터에서도 근무자들이 관행적으로 운행열차 간 앞뒤 간격이 가까워질 경우 앞 열차에 대해서만 무선으로 지시를 내려 사고예방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당일 관제소 근무자 권아무개씨 등 4명은 운행상황판을 주시하면서 전동차 운행을 감시·통제해야하지만 이를 소홀히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앞뒤 전동차 간격이 좁아지자 평소처럼 앞 열차에만 '회복 운행' 할 것을 일방적으로 지시했고 선행열차 기관사 박씨가 이 같은 내용의 무선 지시를 파악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후행열차 기관사 엄아무개씨는 "신당 상왕십리 방향으로 진행 중 상왕십리역에 도착하기 직전 정지신호 표시를 발견하고 급제동을 했다"며 "하지만 그땐 이미 추돌사고를 막을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발생 이후 대피방송 등 대처 여부에 대해 박씨는 추돌 확인 후 방송을 시도했지만 방송장치 고장으로 직접 객실로 이동해 대피를 지시했다고 진술했고, 엄씨도 안내방송을 했다고 주장해 경찰은 이를 확인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앞으로 기관사, 관제소 직원, 신호시스템 관리자 등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사고 전동차 블랙박스 등을 분석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수사본부는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울메트로 본사와 2호선 을지로입구역, 서울메트로 별관 사무실, 서울 금천구에 있는 신호 데이터 입력 민간업체 등 4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수사본부는 신호변경 작업 일지, 신호변경 데이터 로그기록 등을 압수·분석해 신호시스템 오류를 알고도 전동차 운행을 계속한 이유 등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


태그:#2호선 추돌사고, #상왕십리 추돌사고
댓글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