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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시 부북면 평밭마을 주민들은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129번 철탑 현장에 움막 농성장과 '무덤 구덩이'를 만들어 놓았다. 사진은 움막 앞에 꽃동산을 조성해 놓은 모습.
밀양시 부북면 평밭마을 주민들은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129번 철탑 현장에 움막 농성장과 '무덤 구덩이'를 만들어 놓았다. 사진은 움막 앞에 꽃동산을 조성해 놓은 모습. ⓒ 윤성효

밀양 송전탑 공사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보상에 합의했거나 찬성하는 주민들이 한국전력공사(한전)로부터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지역지원사업비(공동)로 땅이나 아파트를 샀다가 되팔아서 나눠 갖기로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논란을 빚고 있다.

7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아래 대책위)는 "평밭마을 편법 합의 시도 중단하라"며 몇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한전은 합의(주민 50% 이상 서명)하는 마을의 경우 주민한테 개별보상(세대별 평균 450만 원)하고, 특수보상사업으로 지역사업비(공동사용)를 지원하고 있다.

지역지원사업은 농로·임도·농사용관정·간이상수도·공용창고·공동경작지 등 소득증대사업과 노인회관·마을회관·가로등·공용전기시설·소공원·산책로 등 공동시설사업, 장학기금 적립 등 육영사업, 건강검진·주거환경개선 등 복지사업 등을 말한다.

한전의 '특수사업비보상내규'에 보면, "기금은 마을의 발전과 마을주민 공동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며, 기금 운용에 관한 사항은 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고, 다만 기금을 현금 또는 현금에 준하는 물품으로 마을주민에게 분배하는 결정은 금지된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대책위에 따르면, 마을공동기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뒤 되팔아 주민들이 나눠 가지려 한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아직 합의되지 않은 밀양시 부북면 대항리 평밭마을에서 '편법 합의 시도'가 있었다는 것.

평밭마을 주민들은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129번 철탑 공사장 부지에 움막을 설치해 놓고 농성하고 있다. 평밭마을은 대표적인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많은 지역으로 알려져 왔다.

대책위는 송전탑 찬성 주민과 나눈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자료를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대책위가 밝힌 녹취자료에 보면, 찬성 주민은 "각자 통장에 800만 원이 들어오고, 땅을 사서 팔아 1000만 원씩 나눈다"는 취지로 말했다.

대책위는 "대화에서 주목할 점은 개별보상금 800만 원 외에 땅을 사서 되판 돈으로 1000만 원을 다시 나누어줌으로써 1800만 원의 금전보상을 약속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마을 단위로 지급되는 한전의 특수보상사업비가 부동산 구입을 통해 현금으로 전환되어 나눠갖는 방식으로 파행 운영되고, 한전이 이를 묵인 방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을 합의금으로 밀양시내 아파트 2채 매입"

그런데 마을공동기금을 편법 사용한 사례가 더 있다는 것. 밀양시 산외면 A마을은 2012년 한전으로부터 1차로 '영농기계·농사용 창고사업' 명목으로 8억 원을 받았고, 합의한 주민 5명은 이웃한 단장면에 있는 전답과 유휴지 4000여 평을 7억5000만 원에 매입했다. 이같은 사실이 마을주민들한테 알려졌고, 급기야 합의서에 서명했던 이장이 교체되기도 했으며, 주민들 간에 고소고발 사태가 벌어졌다.

또 대책위는 밀양시 부북면 B마을은 합의금으로 시내에 아파트 2채를 매입한 일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합의 체결한 대부분 마을이 합의서에 명시된 명목과 전혀 다르게 부동산을 매입하여 이를 되팔아 나눠 갖는 방식으로 합의금을 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한전의 묵인과 방조 아래 일부 주민들을 부추겨 합의에 성공하여 송전탑을 세우고 한전 직원들은 떠나지만, 남은 주민들은 갈등으로 내내 싸우고 서로 미워하며 분열되어 상처가 치유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한전을 향해 "평밭마을에서 일부 주민이 한전과 합의 조건에 해당하는 서류를 갖춰 오더라도 이는 원천 무효다"라고 밝혔다. 국회를 향해서도 "한전의 마을공동체 분열 시도는 너무나 처참한 결과를 낳고 있다"며 "보상 합의금 관련 파행사례에 대한 진상조사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한전 관계자는 "대책위에서 공개한 녹취록을 들어보면 내용이 모호하고, 한전이 묵인 방조했다는 단정적인 내용은 없다"며 "한전은 마을공동기금으로 부동산 매입했다가 되팔아 나눠갖는 방식을 묵인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대책위, '유한숙 어르신 사인 왜곡' 기자회견 예정

한편 대책위와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국회의원은 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고 유한숙 어르신 사인 왜곡 관련 경찰의 고인 육성 녹취록 공개 기자회견"을 연다.

대책위는 "유한숙 어르신은 돌아가신지 5개월이 넘었지만, 여전히 냉동고에 누워 계시고, 고인의 장례는 치러지지 못하고 있다"며 "이 모든 사태의 출발점은 경찰이 고인께서 생존해 계실 당시 명백하게 경찰관 앞에서 진술한 내용이 있음에도 이를 '복합적 원인'으로 고인의 사인을 규정한 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8일은 어버이날이고, 생존해 계신 어버이를 찾아가 꽃을 달아드리며 부모 자식의 정을 나누는 날"이라며 "장례를 치르지 못한 채 억울한 죽음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밀양 상동면 고정리에서 돼지를 키우던 고 유한숙(당시 74세) 할아버지는 송전탑 공사 반대 농성에 참여했다가 2013년 12월 2일 집에서 음독한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나흘 뒤인 6일 새벽 숨을 거두었다.

유가족들은 '원인 규명'과 '송전탑 공사 중단' 등을 요구하며 장례를 미루고, 고인의 시신은 장례식장 냉동고에 보관해 놓았으며, 밀양 삼문동 강변둔치 공영주차장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해 놓고 있다.


#밀양 송전탑#한국전력공사#평밭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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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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