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경기도교육감 민주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경선이 진행됐다. 선거인단 13만7161명 가운데 1만7905명이 참여해 13.1%의 전체 투표율을 기록했다.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 합산 결과, 35.1%의 지지를 얻은 이재정(70) 전 통일부장관이 선출됐다.
같은 날, 안양실내체육관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경기도지사 후보로 김진표 의원이 확정됐다. 최종 결과, 김진표 후보는 국민여론 조사 결과 49.3%, 공론조사 선거인단 투표 결과 47.1%의 지지를 얻어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과 원혜영 의원에 낙승을 거뒀다.
낙승임에도 현장에서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유효투표 284표 중 134표의 지지를 받았다는 점 때문이다. 당초 1550명을 모집했던 공론조사 선거인단 중 투표에 참여한 이는 285명뿐이었다. 투표 참여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 11일 선거인단들은 낮은 관심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반면, 지난 10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 선출은 야권과 달랐다. 이날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5선 국회의원 출신인 남경필 후보가 확정됐다. 무려 새정치민주연합의 8배에 달하는 선거인단이 참여해 선거 집중도를 가늠케했다.
낮은 참여율 보였던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이번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야권은 오히려 심각한 무기력증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야권과 여권의 현재 모습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사건이 야권 층의 결집력을 상당 부분 회복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며칠간의 경선 과정에서 보여진 것처럼 야권에서는 선거인단의 결집조차 보여지지 않고 있다. 정부책임론이 커지면 커질수록 야권의 투표 의지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현재 상황은 전혀 낙관적이지 않다.
적어도 야권은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수준은 아닐지라도 대등하게 경쟁할 수준은 될 것으로 보여졌다. 하지만 현실은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지난 11일 치러진 경기도교육감 민주진보진영 예비후보 단일화 투표에서도 그 문제점은 여실히 드러났다. 홍보 부족 때문에 호응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긴 했으나 기대 이하의 투표율이 나왔기 때문이다.
선거인명부에 등재돼 투표하러온 시민들이 하나둘씩 불만을 토로했다. 사전에 인터넷으로 자신의 이름을 명부에서 확인하지 않고 온 이는 "헛걸음을 했다"고 말했고, 어떤 이는 "선거인 명부에 이름이 중복돼 있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경선장 위치를 찾기 힘들어 어려웠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중에서도 현장에서 보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저조한 투표율과 낮은 관심도였다.
지난 11일 경기도교육감 후보 경선장을 찾은 이들은 "저조한 투표율과 낮은 관심도로 인해 야권 단일후보가 제대로 설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낮은 투표율과 관심도가 정당성의 문제로 번지게 된다면 야권이 분열할 수도 있다"라는 우려도 나왔다.
현재의 상황으로 인해 야권 선거 전망은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 후보 경선조차 선거인단에게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혁신적인 돌파구가 필요해 보인다. 그래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권이 제대로 된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박정훈 시민기자는 2014 6.4지방선거 시민기자 특별취재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