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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와 오거돈 무소속 예비후보가 13일 오후 3시부터 열린 '부산 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장 후보와 오거돈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를 향한 본격 레이스를 시작했다. 후보자들은 첫 토론회가 열린 13일 오후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서로간의 정책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상당한 의견 일치를 이루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핵심 정책의 차이는 향후 이어질 단일화 협상의 험난함을 예고했다.

오후 3시부터 시작한 토론회에 마주앉은 후보들 사이의 가장 큰 의견 충돌이 있었던 점은 무소속 시장이 펼치는 시정을 바라보는 입장이었다. 두 후보는 새누리당의 일당독점 체제가 부산의 전반적인 침체를 불러왔다는데 생각을 함께 했지만 그 풀이법을 놓고 해석을 달리했다.

김 후보는 "독점적 정치체제가 악의 근원"이라며 "무소속의 대안은 선거를 치르기는 쉬워도 궁극적으로 공고한 지배체제를 바꿀 수 있는 책임성과 무게감에서 역부족이다"고 말했다. 반면 오 후보는 "지방정치와 중앙정치는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며 "지방정치는 정치의 주목적이 정당정책에 있지 않다"는 반박을 펼쳤다.

이러한 두 후보의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김 후보는 무소속 시장이 현실적으로 국회와 시의회 등과의 관계에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정당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결정적인 방법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당의 눈치를 보지 않는 무소속 시장만이 대안"이라고 말했다.

김 "공동시민정부 구성 제안"...오 "정치적 용어 지방선거에 안 어울려"

김 후보는 '마지막 봉사'라는 표현을 써가며 오 후보에게 입당을 통해 선거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지만 오 후보는 이를 거부했다. 김 후보가 작정하고 물은 공동 시장직 인수위 구성이나 시민공동 정부 구상에도 오 후보는 확답을 피했다. 오 후보는 "정치적인 용어로 쓰는 건 지방선거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무소속 시장으로서 100% 통합 시정을 운영하겠다는 취지 안에 그런 뜻이 포함되어 있다고 이해해달라"고만 말했다.

오 후보의 정책에 개혁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해온 김 후보는 이를 명확하게 답변하라고도 요구했다. 김 후보는 오 후보에게 "내가 시장이 되면 잘할 수 있다가 아니라 어떻게 바꾸겠다고 말해달라"고 공격했고, 오 후보는 "경쟁과 변화가 있는 시정을 펼쳐가겠다"고 답했다.

정치부분에 대해서 좀처럼 같은 결론을 내리지 못한 후보들이지만 경제와 행정, 복지와 안전에 대한 부분은 큰틀에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는 지역 경제 몰락의 책임 역시 새누리당의 권력 독점을 지목하고 자유경제구역 확대 등의 핵심 공약 설명에 주안점을 두었다.

해양수산부 장관과 한국해양대 총장을 지낸 오 후보의 해법은 해양산업의 활성화였다. 오 후보는 해양을 중심으로한 남해안 경제권역의 부흥을 경제 위기의 탈출법으로 제시했다. 중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대형마트와 대기업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에도 모두 찬성했다. 공공부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확산에도 큰 차이점이 없었다.

고리1호기 폐쇄에 김 "즉각폐쇄"-오 "안전점검 후 결정"

행정개혁은 후보들이 기본 토론 이외에 별도의 추가 토론이 필요없다고 말할 만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후보들은 부산시의 행정이 행정중심인 동시에 중앙중심적으로 흐르고 있다는데 공감했다. 해결방안으로 꼽은 공무원 조직 개편과 민간의 참여를 늘리는 시정실현은 상당한 유사점을 보였다.

세월호 참사로 비중있는 토론이 이루어진 도시 안전 분야에서는 원전이 핵심 주제였다. 고리 원전이 있는 부산이 전세계 최대 규모의 핵단지화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에 후보들은 우려를 표했다. 다만 고리1호기의 즉각 폐쇄가 필요하다는 김 후보와 안전점검 후 폐쇄여부 결정을 내세운 오 후보의 입장은 차이가 있었다. 대신 후보들은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건설을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성과와 한계가 극명했던 2시간여의 토론을 끝맺으며 후보들은 다음을 기약했다. 김영춘 후보 캠프의 최인호 상임선대본부장은 토론회 뒤 밝힌 입장을 통해 향후 단일화 추진을 계속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최 본부장은 "단일화에 앞서 부산대개혁과 기득권 타파를 시민들게 공개 약속하고, 구체적 실천목표를 만들기 위한 협상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핵심 정책에 대한 의견차가 큰 만큼 양측의 의견 조율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