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으로 귀농 온지 아직 만 2년이 안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2년 동안 참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농사라고는 3년여 동안 주말농장을 해 본 경험이 없는 제가 귀농 1년 만에 귀농단체(청송귀농귀촌고민센터)를 조직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 같이 귀농과 농사에 문외한에 가까운 사람들이 서로 연대하면서 배우고 돕자는 취지였습니다.
귀농단체를 만들고 난 후 상황이 급진전되어 KBS안동라디오의 귀농정보코너인 '귀농속으로'를 맡기에 이르렀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7분 정도의 분량으로 마련된 이 코너를 통해서 제 스스로도 농업과 귀농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라디오 방송은 이제 시즌1을 끝내고 시즌2라고 할 수 있는 '청송별곡'으로 이어져서 더 폭넓게 지역의 귀농인들의 삶을 소개하고 나누는 축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전 이번에 <귀농 매뉴얼 북>이라는 작은 책자를 세상에 내 놓게 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라디오 방송 원고들과 그동안 지역신문을 비롯해서 각종 매체에 실었던 귀농칼럼들을 함께 묶은 것입니다.
기존의 귀농 관련도서들은 주로 농가주택 건축이나 엄밀히 말하면 농사기술에 관한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의 책은 그야말로 '귀농입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책을 추천해 주신 '한살림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 박용광 상무의 추천사가 가장 함축적으로 평가해 준 것으로 생각하기에 그의 말을 인용해 봅니다.
"....귀농인의 실생활에 필요한 구체적인 내용들로 가득 차 있고,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가 들어 있어 어느 것 하나 소홀이 볼 수 없습니다. 비록 이 책에서는 청송 지역의 사례를 들고 있지만, 제가 20여 년간 전국의 생산지를 다니며 느낀 바는 청송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도 이 책을 기본서로 활용하면 충분하다고 생각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그동안 수백 명에 달하는 예비 귀농인들을 상담하면서 또 먼저 귀농하여 나름 자리를 잡은 소위 귀농 선도농가들을 만나면서 얻은 성공과 실패의 교훈이 담겨져 있다고 자부합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귀농인들이 단지 개인의 소득향상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농촌마을을 재생시켜야 될 마을의 예비 리더, 잠재적인 인적 자원의 관점에 서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지역주민들과 더 화합해야 되며 지금보다 더 마을의 중심으로 들어가야 하고 또 마을 권력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 말미에 있는 <귀농성공예측검사>는 제가 나름 심혈을 기울이고 경험적으로 체득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귀농준비도'를 객관적으로 점검해보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 이 책이 예비귀농인들과 귀농인들에게 유용한 도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덧붙이는 글 | 귀농 매뉴얼 북(올리브북스출판사/ 46판 208면/ 가격 9천원) 이 기사는 다음 주 발행되는 청송신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