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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공주보가 보이는 곰나루 나루터 인근에 죽은 물고기가 있다.
 멀리 공주보가 보이는 곰나루 나루터 인근에 죽은 물고기가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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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이 여전히 4대강 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강물은 썩어 악취를 풍기고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다녔다. 사람이 찾지 않는 공원은 쓰레기가 넘쳐났다. 데크로 포장한 자전거 도로는 강아지 산책코스로 변했다. 수초섬도 세종보 상류에 자리를 잡았다.

15일 오전 9시부터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성중 간사와 공주보에서 백제보, 웅포대교까지 좌안(강의 좌안)을 따라 내려간 뒤 우안을 타고 올라오는 방식으로 오후 6시 세종보까지 살펴봤다.

녹조 발생하고 물고기는 죽고

후미진 곳이면 덩어리져 있는 녹조 사체
 후미진 곳이면 덩어리져 있는 녹조 사체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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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하류 좌안 웅진 5수문 밑은 ‘자전거 도로의 파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꼭 필요한 사업이다’는 공사목적을 가지고 매트리스형 돌망태로 호안 보수 공사 중이다. 오늘 돌아본 금강에서는 6곳에서 돌망태 수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주보 하류 좌안 웅진 5수문 밑은 ‘자전거 도로의 파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꼭 필요한 사업이다’는 공사목적을 가지고 매트리스형 돌망태로 호안 보수 공사 중이다. 오늘 돌아본 금강에서는 6곳에서 돌망태 수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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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와 파충류 사체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물고기와 파충류 사체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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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공주보 좌안 상류 1km 지점. 죽은 붕어와 파충류가 녹조 사체와 뒤섞여 곰나루 선착장 인근을 둥둥 떠다녔다. 바람이 하류에서 상류로 불자 물 위에 뜬 부유물질이 상류로 거슬러 오르기도 했다. (관련 기사: 수질오염 방제훈련 때문에 국가명승지 인근 '훼손')

공주보 하류 좌안 웅진 5수문 밑은 매트리스형 돌망태로 호안 보수 공사중이다. "자전거 도로의 파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꼭 필요한 사업이다"라고 적힌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탄천면 대학리 인근 수로도 마찬가지로 돌망태로 호안 보수 공사중이었다.

서둘러 백제보에 도착했다. 2012년, 이곳에서는 물고기 떼죽음이 10일 넘게 지속됐다. 현장은 겉으로 보기엔 평온했다. 하지만 콘크리트 보 밑에는 상류로 거슬러 오르지 못한 물고기가 맴돌았다.

지난해 녹조로 몸살을 앓은 웅포대교 우안 부여군 양화지구 공원은 시설물 이용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거미줄이 놀이기구를 장악했고 야생동물의 배설물도 많았다. 공원에 심어 놓은 꽃들은 잡풀에 파묻혔다. 

웅포대교 좌안 (좌측사진) 상류가 측방침식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우측사진) 웅포대교 하류 쪽으로 측방침식이 발생하면서 흙탕물이 일고 있다.
 웅포대교 좌안 (좌측사진) 상류가 측방침식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우측사진) 웅포대교 하류 쪽으로 측방침식이 발생하면서 흙탕물이 일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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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좌안 익산군 쪽은 측방침식으로 사석을 쌓는 보강공사를 지난달에 마무리했다. 하지만 한 달도 안 된 사이에 보강공사 끝 부분이 침식으로 유실되고 있었다. 바이오억새를 조성한 곳까지 빠르게 침식돼 흙탕물이 일면서 강변 토지가 사라지는 중이다.

좌안을 타고 논산시 황산대교를 향해 가는 길. 자전거 쉼터 인근에는 누군가가 버리고 간 각종 쓰레기가 넘쳤다. 악취도 풍겼다. 

좌안을 따라 부여군 현북양수장을 향하는 곳곳에 설치된 공원은 잡풀이 우거지고 허리춤까지 자라 공원의 시설물을 가렸다. 보행교 및 공원의 데크 시설물은 부서지고 깨져서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유지관리의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

자전거도로는 여전히 '위험'

현북양수장 인근 자전거도로 기초를 받치고 있는 콘크리트가 공중에 떠 있다.
 현북양수장 인근 자전거도로 기초를 받치고 있는 콘크리트가 공중에 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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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경관으로 많은 도보여행객의 사랑을 받았던 부여군 백마강변 파진산 자락에 780m 길이의 자전거도로를 위한 데크 시설물이 만들어졌다. 그동안 수차례 시설물이 부서지고 자전거도로 기초 콘크리트 구조물이 공중에 뜬 상태로 방치되면서 이용객의 안전 문제를 지적받던 곳이다. 지난 3월 <오마이뉴스>의 지적에 따라 하자 보수를 약속했던 곳이다. (관련 기사: 콘크리트가 둥둥... 금강에서 자전거 타지 마세요)

다시 찾아 살펴보니,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데크 구조물을 받치는 콘크리트 기초는 더 많은 침식으로 바닥과 멀어졌다. 현장에서 만난 관리자는 "주말에는 이용객이 느는데, 빠른 시일 안에 보수하겠다"고 약속했다.

거대억새단지조성사업을 하겠다고 조성한 곳에 보리밭을 경작하여 갈아엎고 있다.
 거대억새단지조성사업을 하겠다고 조성한 곳에 보리밭을 경작하여 갈아엎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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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성(사적 제12호) 내 연지(기념물 제42호)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산성(사적 제12호) 내 연지(기념물 제42호)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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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안을 타고 공주시 우성면 어천리를 찾았다. 이곳은 공주시가 수상무대·공주보·오토캠핑장·억새단지를 연계한 관광 벨트화를 목적으로 거대억새단지조성사업을 하겠다고 밝힌 곳이다. 지난해 10월 해당 공사 업체가 불법으로 보리밭을 경작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해당 업체 대표는 "풀씨를 잡는 목적으로 보리밭을 경작했다"며 "전부 다 갈아 버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5일에야 보리밭을 갈고 있었다.  

지난해 성곽 '배부름 현상'으로 무너린 공주시 공산성(사적 제12호) 연지(기념물 제42호)를 찾았다. 이곳은 조선 영조 때 건립된 만하루와 백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방향의 연못(연지)이 자리한 곳이다. 연못의 돌계단이 지난해 무너져 내려 4대강 사업의 과도한 준설영향 탓인지를 두고 시민단체와 국토부가 논쟁이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호수에 있는 수초섬을 왜 조성했을까

마지막으로 찾아간 세종보는 보 상류 우안 후미진 수중에 수초섬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수초섬은 댐이나 호수 또는 강의 측면이 콘크리트로 포장된 한강에 물고기 산란장 목적으로 설치되는 것이다. 수초섬이 들어섰다는 건, 금강이 호수가 되었다는 것을 정부가 인정한 셈이다.

거대한 호수나 댐에서 볼 수 있는 수초섬이 수질을 살리고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세종보에 설치되었다.
 거대한 호수나 댐에서 볼 수 있는 수초섬이 수질을 살리고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세종보에 설치되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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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관계자는 "이곳은 만곡부로 수심이 낮아 조류가 발생하는 곳으로 수생식물인 노랑 창포를 심어서 수질개선의 효과와 이용객의 볼거리 제공 차원에서 수초섬을 시험 설치했다"며 "지역주민의 반응이 좋을 경우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조성경위를 설명했다.

김성중 대전충남녹색연합 간사는 "4대강 사업 때 건설된 시설물은 이용객이 없이 방치되면서 동물들의 차지가 되어 가고 있지만, 실패한 4대강 사업에 정부는 여전히 추가 공사를 벌이고 있다"며 "수질이 악화하고 녹조가 발생하면서 지난해 녹조 제거를 위해 혈세를 낭비하더니 또다시 거대한 호수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수초섬까지 만들어 수질을 살리겠다는 허무맹랑한 발상에 분노가 치민다"고 비난했다.

그는 "4대강 사업 이후 정부의 줄어만 가는 유지관리비용으로 열악한 자치단체가 천문학적인 유지관리비용 때문에 허리가 휘고 있다"며 "정부는 4대강 사업의 잘못을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수문을 열어 흐름을 통해 수질을 살리는 등 자연을 되돌려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태그:#4대강 사업, #수초섬, #물고기`녹조 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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