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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으로 졸업여행 온 카자흐스탄 고려인들.
 모국으로 졸업여행 온 카자흐스탄 고려인들.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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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알마티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 23명이 제주를 처음으로 찾아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알마티 고려인들로 구성된 노인대학 2기 졸업생으로 1년간 교육일정을 마치고 졸업여행으로 그들의 조부모와 부모의 모국(母國)인 한국을 택했다.

지난 9일 인천공항에 입국한 이들은 서울을 비롯해 국내 여러 도시를 돌며 모국의 역사와 아름다움에 대해 깊이 감탄했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2박 3일 동안은 제주에 머물며 주상절리대, 천지연폭포, 성산일출봉 등 제주의 문화관광시설을 둘러보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알마티의 한 고등학교에서 화학 교사를 했던 김닐레(70·여)씨는 "부모님들의 고향인 한국에 처음 왔는데 인상이 참 좋다"며 "무엇보다 같은 민족인 한국 사람들이 잘 살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알마티의 한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김옥자(65·여)씨는 "한국에 정말 와 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소원을 풀게 됐다"면서 "가는 곳마다 아름답고 공기 좋고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며 밝게 웃었다.

고려인들이 이번에 한국으로 졸업여행을 오기까지는 국내 일선 학교에서 명예퇴직 한 뒤 카자흐스탄에서 12년 동안 이들과 함께 한 김정복(72·남) 알마티 사랑방한글학교·노인대학 교장의 숨겨진 노력이 있었다.

김 교장은 "주변에 좋은 분들이 고려인들의 한국 졸업여행 취지에 공감해 물심양면으로 많이 힘써 줬다"며 "올해 처음으로 제주여행을 추진했는데 고려인들의 반응이 좋아 내년에도 다시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장은 "언어만 다를 뿐 모습을 보면 영락없이 한국인들이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순수혈통이기 때문"이라며 "이분들이 부모의 나라인 모국에서 자부심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내년에도 많이 협조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16일 오후 부산으로 건너가 울산, 경주, 충주 등을 거쳐 오는 20일 11박 12일의 '한국 졸업여행'을 마치고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돌아간다.

한편 고려인(高麗人)은 옛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독립 국가 연합 전체에 거주하는 한민족을 이르는 말로 스탈린이 일본의 첩자가 될 수 있다는 명목으로 1937년에서 1939년 사이 17만여명의 고려인들을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강제 이주시켰다.

덧붙이는 글 | <서귀포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카자흐스탄, #졸업여행, #고려인, #서귀포신문,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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