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과 부정평가는 최악의 상황에 있다. 한국 갤럽의 5월 둘째주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율 조사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가 46%로 집계됐고,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부정평가는 42%로 전주보다 1%P 증가했다.
이같은 부정평가 수치는 박 대통령 취임 후 최고치로, 세월호 사고 이후 40%(4월 5주)→ 41%(5월 1주)→ 42%(5월 2주)로 매주 1%P씩 높아지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박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격차 또한 4%P로 취임 후 최소 격차를 기록했다. 정부의 세월호 참사 대응과 수습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시간이 갈수록 점차 강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조사결과를 두고 <문화일보>와 <조선일보>는 제 입맛대로 곡해했다. 지지율이 전주와 똑같이 나와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은 점을 강조하고, 부정평가율이 상승한 것은 아예 연급하지 않거나 축소 보도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연대해 결성한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이같은 언론 모니터 내용이 담긴 13차 보고서를 19일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하락 멈췄다고?
16일 <문화일보>는 <하락 멈춘 박 지지율… '바닥'쳤나>라는 기사에서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 직후 급락했던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지난주에 '바닥을 치고' 하락세를 멈췄다"면서 여론악화 추세가 진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도 17일 <대통령 여야 지지율 동반 하락세 주춤… 참사 후 처음>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세월호 사고 이후 이어졌던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정당에 대한 지지율 동반 하락 현상이 멈추고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문화일보>는 여론조사 관계자 인터뷰로 "다만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1%P 상승한 42%를 기록해 대통령을 지지하는 쪽과 지지하지 않는 쪽이 양분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두 신문은 연령별 분석 결과와 수도권 분석결과도 보도하지 않았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세대별 견해차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걸 알 수 있다. 20대는 56%, 30대는 62%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고, 50대는 59%, 60대 이상은 72%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수도권 민심이 전 주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서울에서 46%에서 43%로, 인천·경기에서는 42%에서 41%로 감소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서울 43%→46%, 인천·경기 42%→45%로 증가했다.
이번 6·4지방선거에서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는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선거의 주요변수라는 점에서 여론 조사 결과는 공정하고 정확하게 보도할 필요가 있다.
한국 갤럽은 위 같은 결과를 12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로 전국 성인남녀 1204명을 표본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의 표본 오차는 ±2.8%포인트(95% 신뢰수준)이며 응답률은 19%였다.
종편은 새누리당 선거운동원?한편, 종편채널의 새누리당 편들기 보도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16일 <채널A> 시사토크프로그램 <쾌도난마>의 박종진 진행자는 "세월호 사고를 두고 여야는 서로 상반된 선거 프레임으로 유권자 공략에 나섰다"면서 "새누리당에서는 '이제는 세월호 사고와 선거를 분리해야할 때다', '차분하고 냉정한 이성으로 선거를 치르자'고 국민에게 호소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참사로 분노하고 있는 성난 엄마 표심 공략에 공식적으로 나섰다"고 정리했다.
이어 박종진씨는 "누가 됐든, 어느 당이 됐든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당은 나쁜 정치인들"이라는 평가를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을 '나쁜 정치인'이라 공격한 것이다.
18일 방송된 <TV조선>의 <돌아온 저격수다>에서 패널로 출연한 김성욱씨는 "만일 수도권에서 여권이 진다면 레임덕 현상이 빨리 일어날 것"이라면서 "세월호 국면으로 정치권이 빨려 들어간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장악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해운 마피아 등 여러 문제들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 패배→ 정치권 세월호 소용돌이→ 박 대통령의 국정장악 능력 감소→ 해운마피아 문제 심화'로 곧 여당이 패배하면 해운마피아 문제가 심해질 수 있다는 궤변이다.
야당엔 전과자 낙인찍기<동아일보>와 <조선일보>도 종편채널에 뒤지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16일 <미워도 박근혜 vs 엄마 표로 심판> 기사에서 "새누리당은 반성 모드 속에 박근혜 대통령과 정국 안정론을 내세워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으며, 새정치연합은 경청을 통해 세월호 참사로 분노하는 여성의 표심을 공략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16일 <日常 복귀하자는 與, '앵그리 맘' 공략 나선 野>에서 "여야가 '세월호 사고'라는 같은 소재를 놓고 상반된 선거 전략을 짜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여당은 '가족'을 선거 키워드로 삼기로 했고, 야당은 '앵그리 하이틴', '앵그리 맘'을 선거 전략 키워드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반성, 정국 안정, 가족 등 새누리당에는 안정적 단어를 강조하고, 분노, 앵그리 등 새정치민주엽합에는 혼돈의 단어를 강조해 '안정론' vs '혼돈론'을 부추기고 있는 양상이다.
<조선일보>는 17일 <市·道지사 후보 거의 절반이 前科있어> 기사에서 6·4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역단체장 후보의 전과기록을 밝혔다. 기사에서는 전과 기록이 가장 많은 후보와 건수를 중심으로 전하며 노동당, 정의당, 통합진보당,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기록을 소개하는 데 치중했다.
<중앙일보> 또한 17일 광역단체장 후보의 병역 의무를 분석하며 "광역단체장 5명 중 1명꼴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통진당 3명, 새누리당 2명,정의당·무소속(각 1명) 순 이었다"고만 전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이에 대해 "학생운동 등으로 수형생활을 하면서 병역이 면제된 경우까지 '병역 미필자'로 낙인 찍으려한 저급한 보도"라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이날 발표된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의 13차 보고서에는 '북한 무인기 관련 오보에 사과하지 않는 언론사들'과 '세월호 유가족과 박 대통령의 면담 보도의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 13차 보고서 주요 내용
1)
'앵그리 맘'에 정치색 덧씌우는 조중동의 프레임- [종편] 노골적으로 여당 선거운동 이어가
- [신문] 보수신문, "미워도 박근혜" vs "앵그리 맘 공략" 프레임 짜기
2)
광역단체장 후보의 전과, 병역 기사…의도가 불순하다3)
朴대통령 '입'만 바라보고…'안위'만 걱정하고- [신문] 문화일보·조선일보, '朴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입맛대로 해석
- [방송] 방송의 박대통령 '담화문 예고편'은 계속됐다
4)
오보 내놓고 사과도 없는 방송…화장실 문짝이 北무인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