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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김형률."

국내 원폭2세 환우의 인권을 위해 싸우다 하늘나라로 간 고 김형률(1970~2005)의 9주기 추모제가 오는 24일 오전 11시 부산 민주공원에서 열린다. 유가족과 한국원폭2세피해자김형률추모사업회, 한국과 일본의 시민들이 모여 고인을 추모한다.

특히 이번 추모제에는 일본지역 인사들이 참석한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중순에 김형률의 삶과 인권운동을 엮어낸 유고집 <피폭자 차별을 넘어 살아간다-한국원폭피해자 2세 김형률과 함께(被ばく者差別をこえて生きる)>(아오야기 준이치 편역·저, 삼일서방)가 나왔다.

일본어판 유고집을 펴낸 아오야기 준이치가 책을 갖고 이날 추모제에 참석한다. 또 교토와 히로시마 등 일본 각지에서 활동하는 원폭피해자 2세와 평화활동가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원폭2세피해자 김형률추모사업회는 오는 24일 오전 11시 부산 민주공원에서 9주기 추모제를 연다. 사진은 6주기 추모제 때 모습.
 한국원폭2세피해자 김형률추모사업회는 오는 24일 오전 11시 부산 민주공원에서 9주기 추모제를 연다. 사진은 6주기 추모제 때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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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원폭2세였던 김형률은 한국 최초로 2002년 3월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원폭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그는 한국원폭2세환우회 모임을 주도했고, 기자회견과 심포지엄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고인의 활동 등에 영향을 받아 2005년 '원폭피해자 및 원폭 2세 환우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결성되었고, 국회 특별법 제정 움직임이 있었다. 고인은 2005년 건강이 악화되어 일어나지 못하고 그해 5월 29일 숨을 거두었다.

추모사업회는 "고인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국내 원폭피해자와 원폭2세 환우의 감추어졌던 아픔과 실상을 사회적으로 드러내고 원폭2세 환우의 생명과 인권을 위해 생애를 바쳤다"며 "모임 결성과 건강실태조사, 진상규명 운동의 중심에도 늘 그가 있었고, 특별법 제정운동의 중심에도 그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또 추모사업회는 "고인은 자신이 아픈 몸을 통해 전쟁과 식민주의, 핵의 야만을 고발하였고, 그 속에서 우리 사회가 잊고 지냈던 생명의 가치를 일깨웠으며, 원폭2세 환우들이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하며 같은 처지의 피해자들을 어루만져 준 반핵·평화·인권운동가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고인을 기리는 활동도 계속되고 있다. 원폭2세 환우 김형률 평전이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제목으로 2008년 5월에 나왔고, 고인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원폭 60년, 그리고…>(2005년, 김환태 감독), <잔인한 내림-遺傳>(2012년, 김환태 감독), <아버지의 이름으로>(2011년, 빅일헌 감독) 등 다수의 영상 작품이 있다.

추모사업회는 내년 10주기를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펼치기 위한 '10주기 기념사업 준비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고인은 부산 영락공원에 묻혀 있다.


태그:#원폭2세환우, #김형률, #민주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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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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