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31일 주말 선거운동에 들어간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부산 전지역을 훑는 강행군 유세를 펼쳤다. 오 후보가 오전 초읍동 어린이대공원을 찾아 시민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31일 주말 선거운동에 들어간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부산 전지역을 훑는 강행군 유세를 펼쳤다. 오 후보가 오전 초읍동 어린이대공원을 찾아 시민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전혜원

관련사진보기


31일 주말 선거운동에 들어간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부산 전지역을 훑는 강행군 유세를 펼쳤다. 오 후보가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31일 주말 선거운동에 들어간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부산 전지역을 훑는 강행군 유세를 펼쳤다. 오 후보가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전혜원

관련사진보기


"이번에는 한번 바꿔봅시다"

오거돈 무소속 부산시장 후보가 시민들의 손을 꽉 부여잡으며 말했다. 만지면 모두 금으로 변한다는 '미다스의 손' 보다 모두 표로 변하는 손을 그는 더 원할지도 몰랐다. 격전지라 표현하기에 전혀 어색함이 없는 선거구도 속에 오 후보는 주말 동안 20만 명을 만나기로 마음을 먹었다.

손을 잡는다고 표가 된다는 보장이 있을 리 없고, 신발이 닳는다고 지지율이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그는 항상 몇 발자국을 앞섰고, 손은 보이면 잡는 것이라 배워왔던 사람처럼 악수를 나눴다.

6·4 지방선거를 5일 남겨놓은 마지막 주말의 시작을 오 후보는 공원에서 열었다. 5월 31일 아침부터 그는 대천공원과 어린이대공원, 부산시민공원을 차례로 이동하며 시민들과 만났다. 등산객들 틈에서 그는 연신 엄지만 굽힌 손가락으로 "기호 4번입니다"를 반복해 말했다. 이따금 "이미 찍고왔어예"라고 말하는 유권자라도 나타나면 그는 살아 돌아온 형제를 본 듯 기뻐했다.

어린 학생들과는 손벽을 마주치며 인사했다. 그가 시장 후보인지, 아니 시장이 뭔지 알까싶은 꼬마들도 곧잘 그와 손뼉을 마주치며 지나갔다. 공원에 사람들이 늘어나는 만큼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늘었다. 오 후보는 신이 난 표정이었다.

"호응이 좋으니 기분 좋아"

31일 주말 선거운동에 들어간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부산 전지역을 훑는 강행군 유세를 펼쳤다. 오 후보가 시민과 함께 휴대전화 화면을 보고 있다.
 31일 주말 선거운동에 들어간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부산 전지역을 훑는 강행군 유세를 펼쳤다. 오 후보가 시민과 함께 휴대전화 화면을 보고 있다.
ⓒ 전혜원

관련사진보기


힘들지는 않을까. 오 후보는 "어제는 어찌나 피곤했던지 집에 가자마자 쓰러졌어요"라며 별 일 아닌 듯 말했다. 오 후보가 "그래도 여긴 사람들 호응이 좋으니 기분이 좋네요"라고 말하고 있는데 저만치 떨어진 사람들이 "오거돈 파이팅"을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오 후보가 반사적으로 손을 흔들었다.

오 후보를 따라다니는 수행팀은 틈틈이 오 후보의 머리 모양새를 만져주거나 물병을 건넸다. 많이 걷고, 많이 말하는 그는 물을 달고 살았다. 물을 마시곤 허공에 팔을 휘저으며 어깨도 풀었다. 선거운동에 왜 '운동'이란 말이 붙었는지 몸소 보여주는 듯 한 동작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명함은 잘 나눠주고 있는지, 인사는 잘 하고 있는지를 선거운동원들에게 확인했다. 기자와 함께 후보를 바라보던 고영배 수행팀장이 "체력적으로 많은 무리가 가는 일인데 저렇게 하는 모습을 보면 참 대단하다"고 말했다. 놀라움과 걱정이 섞인 듯 한 말투였다.

제일 다급한 마음이 드는 건 후보겠지만 후보만큼 수행팀도 분주하긴 마찬가지다. 후보가 유권자를 만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수행팀이 필요한 단 하나의 이유다. 수행팀은 편의상 '선행팀'과 '현장팀'으로 나누어 부른다.

2명 남짓한 선행팀은 후보가 오기 전 유세 지역을 먼저 찾아 동선과 현장 분위기를 살피는 역할을 맡는다. 5명 내외의 현장팀은 말그대로 유세 현장에서 후보와 모든 것을 함께한다. 일정을 점검하는 다이어리가 되었다가, 지지를 호소하는 스피커가 되는 역할까지 현장팀의 일이다. 

틈날 때가 식사시간, 그마저도 없으면 김밥이나 빵으로

31일 주말 선거운동에 들어간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부산 전지역을 훑는 강행군 유세를 펼쳤다. 오 후보가 오전 유세 도중 더위를 피해 아이스크림을 먹고있다.
 31일 주말 선거운동에 들어간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부산 전지역을 훑는 강행군 유세를 펼쳤다. 오 후보가 오전 유세 도중 더위를 피해 아이스크림을 먹고있다.
ⓒ 전혜원

관련사진보기


31일 주말 선거운동에 들어간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부산 전지역을 훑는 강행군 유세를 펼쳤다. 오 후보가 선거운동 도중 벤치에 앉아 쉬고 있다.
 31일 주말 선거운동에 들어간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부산 전지역을 훑는 강행군 유세를 펼쳤다. 오 후보가 선거운동 도중 벤치에 앉아 쉬고 있다.
ⓒ 전혜원

관련사진보기


돌발상황도 돌발이란 말이 무색하게끔 일상적으로 벌어진다. 이날도 점심 무렵 이동한 시민공원에서 수행팀의 발걸음은 바빠졌다. 더워진 날씨와 내리쬐는 햇살 때문에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별로 없었던 게 화근이었다. 서둘러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던 어린이대공원으로 차량의 바퀴가 돌았다.

오 후보는 점심식사를 따로 정해놓고 먹지 않는다. 틈이 나면 그때가 밥시간이다. 이날의 점심은 돌솥밥이었다. 고 팀장은 "후보가 제일 좋아하는 건 돼지국밥이나 면류"라고 말했다. 그래서 수행팀의 식사도 돼지국밥이나 면 종류가 되는 일이 많다. 하지만 식당에서 밥을 해결하는 것도 힘든 날엔 차량으로 이동하며 김밥이나 빵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 5월 30일 저녁 오 후보의 저녁식사는 샌드위치였다. 

오 후보의 오후일정은 부산진시장과 평화시장 등 시장방문이었다. 오 후보 캠프의 조민주 대변인이 "확실히 시장에선 후보님이 인기가 많아요"라고 자랑하듯 말했다. 오 후보를 반겨주는 사람이 많은 것은 확실해 보였다.

"팬이에요"라고 말하는 아가씨가 있는가 하면 가던 길을 멈추고 "오! 오거돈"하며 눈과 입이 동시에 동그라미가 되는 아저씨도 있었다. 가야동에 산다는 김하무(87)씨는 처음에는 몰려든 사람들을 보고 "왜 이렇게 시끄럽나"고 역정을 내다가 후보를 발견하더니 "이번에는 꼭 시장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자가 김씨에게 오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이번에는 여당이 아니라 무소속이 시장이 돼서 부산이 한번 바뀌는 걸 봤으면 좋겠다"며 "부산 발전을 위해선 오거돈씨 같이 똑똑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병수와 맞불 유세... "20년간 새누리당 일당독점 타파해야"

31일 주말 선거운동에 들어간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부산 전지역을 훑는 강행군 유세를 펼쳤다. 오 후보가 북구 덕천교차로 유세에서 발언하고 있다.
 31일 주말 선거운동에 들어간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부산 전지역을 훑는 강행군 유세를 펼쳤다. 오 후보가 북구 덕천교차로 유세에서 발언하고 있다.
ⓒ 전혜원

관련사진보기


오 후보도, 수행팀도 이날 일정 중 가장 신경을 쓴 건 북구 덕천교차로에서 펼쳐진 거리유세였다. 일부러 캠프에서는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가 연설하는 곳에서 가까운 곳을 유세장소로 택했다. 오후 6시 10분부터 시작한 유세는 이미 수백 명의 지지자가 미리 소식을 듣고 모여있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운 날씨 속에서 기진맥진한 모습이던 오 후보도 다시 힘을 찾아 대형트럭을 개조한 무대 차에 올랐다.

"부산이 어떤 도시인가,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끌어온 자랑스런 도시다. 그런데 이 도시가 침체돼 침몰할 지 우리 모두 걱정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20년간의 새누리당 일당독점 구조를 타파하고 부산시를 시민에게 돌려보내는 여러분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선거이다."

평소 말을 더듬는 버릇이 있는 오 후보지만 연설 동안 그는 강약을 조절해가며 분명한 어조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부탁했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신호를 기다리던 차량 속의 운전자도 오 후보를 바라봤다. 지지자들은 마치 그가 시장이라도 된 듯 "오거돈"을 주문처럼 소리쳤다. 오 후보는 이들을 향해 "젖 먹던 힘까지 내달라"며 "가족과 친척들, 학교동창들까지 많은 네트워크를 이번 기회에 부산발전을 위해 총동원시켜달라"고 호소했다.

한차례 격정적인 연설을 마친 오 후보의 마지막 일정은 덕천동 젊음의 거리에서 청년 유권자들을 만나는 일이었다. 오 후보는 "젊은 여러분들이 투표를 해주셔야 부산이 바뀐다"고 반복해 말했다. 차에 오르기 전까지 과일 노점 상인과 손을 맞잡은 뒤에야 오 후보는 이날의 선거유세를 마감했다.


태그:#오거돈, #지방선거
댓글1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