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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가 대안이다." 마을에서 놀아본 이들이 '정치만 해온 정치인'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주민과 뒤섞여 환경, 복지, 사회적경제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쌓은 이들이 이번 6월 지방선거에서 후보로 나섭니다. <오마이뉴스>가 이들 '풀뿌리 후보'를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광주 광산구의원 라선거구에 출마한 김용재 후보. 그의 공약은 '마을'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마을이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라고 강조했다.
 광주 광산구의원 라선거구에 출마한 김용재 후보. 그의 공약은 '마을'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마을이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라고 강조했다.
ⓒ 강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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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재(43·정의당) 후보가 광주시민센터의 '대표 선수'로 6·4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광주시민센터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 대안 모델을 풍부화시키고 확산시키는 데 자질과 능력을 갖춘 기초의원이 필요하다"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광주시민센터가 선택한 후보는 김용재 광주시민센터 집행위원장.

광주광역시 광산구의회 라선거구(신가·수완·하남·임곡)에 출마한 김 후보는 "광주시민센터가 그동안 추진해 왔던 마을공동체 운동의 연장선에서 출마하게 됐다"라며 "마을공동체 활성화와 풀뿌리 민주주의의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구의원은 '민원해결사'로 불리기도 한다. 분명 이런 역할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주민 스스로 마을의 문제를 찾고, 해결해 가도록 도와주는 안내자 역할이 강조돼야 한다. 주민이 그 문제를 해결하도록 안내하는 '마을 정치 매니저'라고 할까, (나는) 그런 역할을 할 것이다. 민원해결사를 뛰어 넘는 구의원이 될 것이다."

마을공동체 운동 10년... "마을을 바꾸면 대한민국이 바뀐다"

김 후보에게는 '시민운동가'보다 '마을 활동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그가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광주시민센터는 광산구·서구·북구에 지부를 두고 있는 자발적 주민 조직으로, 지자체·지방의회 감시 역할보다 마을공동체 운동 대안을 만드는 데 노력해왔다.

광주시민센터는 월곡지역아동센터, 목련지역아동센터, 맞벌이 가정 아이들을 위한 방과후 공부방 등을 운영하고 있다. 공식 창립 이전인 지난 2003년에는 광주 최초의 민간 어린이도서관인 도깨비어린이도서관을 개관했다. 이곳은 인근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그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노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 '어린이 안전운동본부'를 운영해왔고, '우리동네 문화소풍'이라는 소규모 문화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마을공동체 운동에 주목해 온 김 후보의 관심은 골목상권 보호 활동으로 이어졌다. 김 후보는 '중소상인살리기 광주네트워크' 위원장을 맡아 대기업 유통업체의 무부분별한 골목상권 진출을 막아내는 활동도 해왔다.

김 후보의 공약들은 광주시민센터의 마을공동체 운동, 골목상권 보호 운동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안심 안전마을·맘 편한 교육마을·따뜻한 골목복지·재밌는문화마을·활기찬 마을경제 등이 그것이다. 공약은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정리했다.

김 후보는 "그동안의 마을공동체 운동의 경험을 살려 풀뿌리 민주주의의 모델을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라면서 "내 맘 같은 구의원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용재 후보와의 일문 일답이다.

"마을공동체 운동 경험 살려,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

시민운동가이자 마을활동가 이기도 한 김용재 후보가 수완지구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시민운동가이자 마을활동가 이기도 한 김용재 후보가 수완지구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강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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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도전이다. 출마 계기는.
"광주시민센터의 조직적인 결정이 계기가 됐다. 광주시민센터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그래서 10년을 평가·결산하면서 백서발간과 행사를 고민했다. 그러던 중 지역공동체 운동의 대안모델을 더 확산시키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광주시민센터의 활동 성과를 토대로 '더 많은 주민들의 힘'으로 '더 풍부하고 다양한 공동체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더 넓은 차원의 마을공동체, 지역공동체를 실현해 가자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기초의회 진출이 논의됐고, 제가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 대개의 경우 시민단체는 지자체 등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광주시민센터는 공동체운동에 주목해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시민운동은 지방 정치세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주로 해왔다.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우리 센터는 주민들의 구체적인 삶의 공간인 마을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마을공동체 운동에 주목했다. 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어린이도서관을 만들고,  마을에 정말 필요한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꼈다. 이런 경험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희망을 일궈가는 자산이 될 것이다."

- 그 동안 활동을 보면, 시민운동가보다 마을활동가라고 해야 어울릴 것 같다.
"1997년 대선 이후 '주민들의 구체적인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시작했다. 결론은 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민센터를 만들어 활동했고 회원·주민들이 함께 지역아동센터와 작은도서관 등을 건립했다. 이런 공간은 마을의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사랑방 역할을 했다. 마을공동체의 거점이 된 것이다. 이 사랑방에서 여성사랑방모임, 청소년문화 활동, 방과후 공부방, 마을 문화소풍 등 다른 공동체 운동으로 이어졌다."

- 단체 활동만으로는 공동체운동에 한계를 느껴 출마를 결심했나.
"단체 활동으로 마을공동체 모델과 대안을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이제는 양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주민들과 함께 벽돌 한 장 한 장 놓아서 어린이도서관도 만들고 했지만 단체 회원 중심이었다. 더 많은 주민들이 마을공동체 주체로 세우기 위해서는 큰 틀이 필요하다. 지역사회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도 필요하고, 짧은 시간에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으로는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단체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시민운동을 오래 했다고, 개인적 차원에서 출마한 것이 아니다. 주민들은 아직도 지방자치와 가까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들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느끼고 있다. 주민들과 함께 풀뿌리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고 싶다. 주민자치,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지방자치의 가치를 실현하고 주민과 소통해왔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민원해결사' 아닌 주민과 함께하는 '정치 매니저' 필요"

광주시민센터의 대표선수로 출마한 김용재 광주 광산구의원 라선거구 후보. 그는 마을공동체 운동, 골목상권 지키기 운동 경험을 살려 "풀뿌리 민주주의의 모델을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광주시민센터의 대표선수로 출마한 김용재 광주 광산구의원 라선거구 후보. 그는 마을공동체 운동, 골목상권 지키기 운동 경험을 살려 "풀뿌리 민주주의의 모델을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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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에 주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마을을 바꾸면 대한민국이 바뀐다. 가장 가까이에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공간이 마을이다. 정치는  나와 내 주변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마을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는 거대담론에 익숙하다. 그래서 정작 중요한 '풀뿌리 정치' '마을정치'의 중요성을 간과해 왔다.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의 문제를 의논하고, 해결해 가는 과정을 마을정치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마을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경험을 한다면 '우리 스스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과 행복을 느낄 것이다. 더 많은 주민들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 공간이 마을이다. 그래서 주민자치, 마을정치, 마을이 중요하다."

- 공약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나.
"어르신들, 학부모, 동장, 주민 등 다양한 분들을 만나면서 절실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의견을 듣고 정리했다. 선거운동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한 번 뽑아 놓으면 안 오더라'라는 말이다. 지방자치에 대한 평가가 들어 있는 지적이다."

- 구의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
"구의원은 '민원해결사'로 불리기도 한다. 주민과 가장 가까이 있는 정치인이다. 분명 이런 역할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주민 스스로 마을의 문제를 찾고, 해결해 가도록 도와주는 안내자 역할이 강조돼야 한다. 주민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바꾸는 마을정치의 주인이 되지 못하니, 소외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니 정치가 즐겁지 않은 것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서 마을의 문제가 다뤄져서는 안 된다. 주민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주민 편에 서서 해결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구의원이 혼자 민원을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그 문제를 해결하도록 안내하는 '마을정치 매니저'라고 할까, 그런 역할을 할 것이다. 민원을 주민과 함께 풀어가는 것이다. 민원해결사를 뛰어넘는 구의원이 될 것이다."

- '내 맘 같은 구의원'이 캐치프레이즈다. 어떤 의미인가.
"지역 주민의 마음을 다 담아 의정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미이자 다짐이다. 모든 주민의 마음을 담아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지향점이라고 본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내 맘 같은 구의원 한 명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유권자 입장에서 생각해 봤다. 그런 마음으로 선거운동도 하고 있다."

- 주위에서 무소속 출마를 권유한 적은 없나.
"사실 무소속 출마를 권유하는 분들도 계셨다. 그런데 주민들을 만나 보니, 특정 정당의 후보가 아니라 마을주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을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 제가 무소속이냐, 정당후보냐는 후보인 저의 기준일 뿐이다. 주민의 입장에서는 어느 정당이냐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주민들이 의외로 이런 부분에 열려 있었다.

그런데 제가 작은 정당(정의당)인 후보로 나선 것은 다양한 군소정당들이 지방의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당 후보자로서도 평가받고 싶다. 군소정당의 지방의원 진출은 풀뿌리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태그:#풀뿌리 후보, #김용재 광산구의원 후보, #광주시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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