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지역의 유일한 민영 방송인 OBS경인TV(이하 OBS)가 6·4 지방선거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원전 외교를 부각시켜 공정성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은 내부에서 나왔지만, OBS 측은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OBS는 지난달 23일 저녁 시간에 보도특집으로 '박근혜 대통령 원전외교 – 신(新) 중동 붐 오나'를 방송했다. 전 중동학회장과 원자핵공학과 교수 등 2명이 원전외교 의미와 전망에 대해 대담을 나누는 형식으로 방송됐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한국형' 원자로의 우수성이 집중 부각됐다. 또한 4기의 원전 건설과 향후 원전 운영권까지 확보할 경우, 40조 원의 수익이 예상된다고 방영됐다.
당시 방송에 참여한 토론자들은 세계적 논란이 되는 원전의 안전성에는 대해선 "별 문제가 없고, 한국형 원전은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세월호' 정국에서의 방문 시기 적절성에 대해서도 "국익 때문에 UAE는 꼭 가야한다"면서, "이 기회를 놓치면 3~4년 있다가 가야하고, 국가 정상이 힘을 실어주는 전통이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방문이 원전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새롭게 일으키는'제2 중동 붐'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도 토론자들은 "수십년동안 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긍정적 면만을 부각해 평가했다.
반면, 박 대통령 UAE 방문과 관련된, 부정적 평가에 대해서는 언급이 거의 없었다.
장병옥 전 한국중동학회 회장은 "(원전)수출하는데, 국내 논쟁하는 것은 고객 앞에서는 (논쟁하는 것과 같다) 여야, 시민단체 가릴 것 없이 대통령의 정상외교 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중략) 딴지거는 것은, 국내에서 우리가 화합해 총력 다해 원자로를 수주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균렬 서울대학교원자핵공학과 교수도 "같은 생각이다. 힘, 믿음이 있어야 한다. 불협화지 않고, 화음만 나오게 전화위복이 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보도와 관련,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이하 OBS노조)는 2일 "UAE 원전은 전임 정권 시절에 수주한 것으로 공을 따지자면 전 정권에 있다고 볼 수 있고, 수주 당시부터 금융지원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대통령 방문에선 UAE 국왕 등 국가 정상을 만나지 못했고, 원자로 설치식 참석을 강력히 요청했던 왕세제는 당일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보도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세월호' 정국에서 여론 전환용 방송 아니냐고 문제도 제기했다.
"대통령 UAE 방문 보도특집은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찬반 토론자들을 공정하게 배치해 원전 안전성과 방문의 성과 적절성 등을 평가해야함에도 대통령 방문을 부풀려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방송을 했다."또한 OBS노조는 이번 보도특집이 외부 협찬을 통해 제작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지난 달 30일 열린 편성위원회 회의에서 보도국장 등은"충분히 보도할 만한 내용이다. 오히려 여당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OBS는 올해 공정성 논란에 연일 휩싸이고 있다. 이명박 정권에서 실세 중 한명으로 통했던 유인촌 전 장관이 교양 프로그램 MC로 기용됐다. OBS의 간판 프로그램인 <명불허전>의 새 MC로 유 전 장관이 투입됐다.
또한, 유정복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의 세월호 사고 초반 선거 운동을 단독 보도한 OBS 기자의 iFM(경인방송) 출연 취소 외압 의혹 등으로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OBS 노조 관계자는 "지금 언론계는 청와대 방송 장악 의혹 등 공정성 논란으로 KBS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가는 등 격랑에 휩싸여 있다"면서, "명확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책을 빠르게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OBS 사측이 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한다면, 조합원과 시민사회, 언론노조 등과 연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OBS관계자는 "시각차가 존재하는 거 같다"면서, "대통령 순방 시 이와 비슷한 방송을 계속적으로 편성해 보도했고, 정치평론가가 아닌 해당 분야 전문가가 나온 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스폰 의혹'에 대해서도 "위에서 받은 것은 '어불성설'이다. 다만 경영적으로 어려워 좋은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제작 지원을 연간해서 지원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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