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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청년인턴 모집 공고문.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청년인턴 모집 공고문. ⓒ 인터넷 갈무리.

"국정 역사교과서와 검인정 역사교과서, 어디에 찬성하는 답을 써내야 하나."

전국 상당수의 전문계고 졸업(예정)자들이 시름에 빠졌다. 꿈의 직장이라는 준정부 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자산공사)가 정규직 전환형 청년인턴을 뽑으면서 '국정교과서' 정답을 유도하는 문제를 냈기 때문이다.

"국사 과목 교과서 어느 방식 적합한지 기술하라"

 자산공사가 낸 '문제의 정답 유도' 문제.
자산공사가 낸 '문제의 정답 유도' 문제. ⓒ 제보자

실제로 해당 문제는 "최근 역사 교과서 편향성 논란을 계기로 현행 검인정체제인 역사 교과서의 국정체제 전환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뒤 마지막 문장에 "최근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으로 올바른 역사교육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는 상황"이라면서 "국사 과목 교과서는 어느 방식이 적합한 지 기술하라"고 적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 2일 자산공사가 낸 문제를 입수해 살펴본 역사교사들은 "특정 정답을 유도하는 잘못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산공사는 입사 지원자를 대상으로 오는 6월 3일까지 4가지 문제를 모두 풀도록 제시했는데, 역사교과서 관련은 그 가운데 하나다. 자산공사 측에 따르면, 입사 지원자에 한해 해당 문제를 볼 수 있고, 4개 각각의 문제에 대해 서술식으로 써서 자산공사 측에 제출하면 된다.  이 공사는 이번 공채에서 55명 정도를 뽑을 예정이며, "지난 해 경쟁률은 '100대 1'에 이르렀다"고 자산공사 관계자는 전했다.

이 문항을 분석한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준정부기관이 객관적으로 교과서 체제에 대해 물어봐도 입사 지원자들은 국정교과서로 답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면서 "게다가 문항 자체가 국정교과서로 답하도록 유도하고 있어 이 공사에 지원하려는 전문계고 졸업생들이 엄청난 부담을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자산공사 "국정 답안 요구 안 했다"

한 고교 졸업예정자는 역사교사에게 '나는 검인정 교과서에 찬성하지만 어쩔 수 없이 국정 교과서에 찬성한다고 쓸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자산공사 관계자는 "해당 문제는 출제 당시 충분히 검토한 것이며 국정체제라는 모범답안을 정해놓지도 않았다"면서 "우리는 어떤 답이 나오든 논리성을 중심으로 평가하려고 한다"고 해명했다.

해당 문제는 자산공사 직원들의 채점과 지원자들의 상호평가를 더해 최종 점수를 매기게 된다. 자산공사는 채용공고문에서 "스펙이 아닌 과제 평가를 통해 대상자를 선발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국정교과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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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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