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선거관리위원회(아래 여수시선관위)가 6·4 지방선거 개표를 하루 앞둔 3일 오후 2시 흥국체육관에서 참관인 입회 아래 투표지분류기 사전모의 테스트를 실시하였다.
이 테스트에서 총 11대 투표지분류기 가운데 2대가 오작동을 일으켰다. 그 중 한 대는 투표지 입력 설정이 잘못돼 나타난 현상이었음이 밝혀져 시정 조치되었으나 나머지 1대는 테스트를 마칠 때까지 끝내 오작동의 원인 규명이 되지 않았다.
신길수 여수시선관위 사무국장은 사전모의 테스트를 하기 전 참관인들에게 개표의 흐름에 대해 먼저 설명하고 질의 응답시간을 가졌다. 신 국장에 따르면 여수시의 읍면동은 27군데이며 투표구수는 총 115개이다. 내일 오후 6시 투표가 끝나면 사전투표함부터 개표가 시작된다. 약 20분 후면 개표소 인근의 투표함들부터 투표함이 속속 도착하는데 섬 지역 투표함까지 다 도착하려면 밤 10경이 돼야 한다.
여수시선관위가 개표에 사용할 개표기는 11대이고 그 가운데 1대는 구형, 나머지 10대는 신형 투표지분류기다. 분류기 운영요원들은 여수전남대 학생들로 채워졌다.
신형 투표지분류기 납품업체인 (주)미루시스템즈에서는 1명의 기술요원이 파견돼 오작동에 대비한단다. 신 국장은 투표지분류기의 정확성을 확신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경험칙으로 볼 때 투표지분류기의 오작동에 의한 혼표의 발생 사례는 없었다고 하였다.
하지만 투표지분류기를 1대씩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일부 기기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첫 번째 테스트한 기기에서는 200매 모의 투표지 중 5매의 미분류표가 나왔는데 그 가운데 3매는 기표용구를 잘못 찍은 것들이고 나머지 2매는 정상적인 투표지가 미분류 처리됐다.
이 기기의 경우, 신형임에도 정상적인 투표지 2매를 잘못 인식해 미분류표로 처리함으로써 오차율 1%를 보였다. 중앙선관위 입찰 자료에 의하면 투표지분류기는 정상적 투표지를 처리할 때 0.1% 이내의 오차율을 보여야 한다.
이어 테스트한 구형 투표지분류기와 7대의 신형투표지 분류기에서는 별 다른 문제점이 없어 보였다. 제어용 PC의 인터넷망도 모두 차단돼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마지막 두 대의 투표지분류기는 테스트 도중 오작동을 일으켰다.
한 대는 처리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렸다. 원인을 파악해보니 일반 투표지를 테스트하면서 사전투표지로 설정해 처리한 결과였다. 기기 자체의 문제는 아니므로 사용에 별 이상은 없었다. 또 다른 한 대의 투표지분류기는 여러 차례 테스트하였으나 투표지 분류 도중 기기가 갑자기 멈추는 현상이 계속되었다. 신 사무국장은 난감해하며 "내일 다시 한 번 기술요원의 점검을 받아보고 그래도 오작동이 계속되면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번 6·4 지방선거에 사용할 신형 투표지분류기 1381대(단가 860만 원)를 작년부터 올해 4월까지 제작하여 성능 및 프로그램 검증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여수시선관위의 사전 모의 테스트에서 1%의 미분류표 오차율이 나온데 이어 개표기 오작동까지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