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6일·금)은 1년 중 곡식의 씨뿌리기에 가장 알맞다는 절기, 망종(芒種)이다. 망종은 소만(小滿)과 하지(夏至) 사이에 든다. 망종이란 벼·보리처럼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종자를 뿌리기에 적당한 시기라는 의미를 담은 절기다. 때문에 대개 이 무렵엔 보리를 베고 논에 모를 심는다.
망종과 관련해 "보리는 망종(芒種) 전에 베라"라는 속담이 있다. 망종까지 보리를 모두 베어야 논에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하게 된다는 데서 유래됐다. 망종을 넘기면 보리가 바람에 쓰러지는 수가 많아 이를 경계하는 뜻도 담고 있다. 그밖에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요", "햇보리를 먹게 될 수 있는 망종" 등 보리와 관련된 속담들이 많다.
모내기와 보리베기가 겹치는 이 무렵엔 보리농사가 많은 남쪽 지방일수록 더욱 바쁘다. '발등에 오줌 싼다'라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1년 중 제일 바쁜 시기다. 사마귀나 반딧불이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매화도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과거에는 '망종보기'라 해 망종이 일찍 들고 늦게 듦에 따라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했다. 음력 4월에 망종이 들면 보리농사가 잘 돼 빨리 거둬들일 수 있지만 음력 5월에 들면 그해 보리농사가 늦어져 망종 내에 보리농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데 올해 망종은 음력 5월 9일로 음력 5월에 든다.
이렇듯 망종이 일찍 들고 늦게 듦에 따라 그해의 보리수확이 늦고 빠름을 판단했다. 그래서인지 "망종이 4월에 들면 보리의 서를 먹게 되고 5월에 들면 서를 못 먹는다"라는 속담이 생겨났다. 여기서 '보리의 서를 먹는다'는 말은 그해 풋보리를 처음으로 먹기 시작한다는 뜻.
과거 조상들은 양식이 부족해 보리가 익을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풋보리를 베어 먹기도 했다. 그래서 망종 시기가 지나면 밭보리가 그 이상 익지를 않으므로 더 기다릴 필요없이 무조건 눈 감고 베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와 관련해 나온 속담이 바로 "보리는 망종 삼일 전까지 베라"다.
한편 전남 지역에서는 이날 '보리그스름(보리그을음)'이라 해 풋보리를 베어 그을음을 해 먹으면 이듬해 보리농사가 풍년이 든다고 여겼다. 보리가 잘 여물어 그해 보리밥도 달게 먹을 수 있다고 본 것. 제주도에서는 이날 풋보리 이삭을 뜯은 뒤 맷돌에 갈아 그 보릿가루로 죽을 끓여 먹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