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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도전을 선언한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축사를 한 이재오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 당권 도전 선언한 서청원, 이재오와 포옹 당권 도전을 선언한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축사를 한 이재오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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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를 방불케 한다. 국회 헌정기념관이 열린 이래 최대 인파가 모인 것 같다."

축사에 나선 정대철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혀를 내둘렀다. 그의 말대로 9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 대회의실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주최한 '변화와 혁신의 길' 세미나 자리였다. 300석의 좌석은 행사 시작 30여 분 전부터 가득 찼고, 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서거나 무대 바로 앞 바닥에 엉덩이를 붙였다. 

'주인공'인 서 의원은 "버스도 동원 안 했는데"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정말 많이 오셨다, 깜짝 놀랐다"라며 "서청원이 정치적으로 죽었다, 끝났다고 했지만 30년 정치인생 동안 저를 도와주신 여러분의 변함없는 우정, 그리고 신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서청원 네가 앞장서서 당을 개조하라는 뜻으로 오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다렸다는 듯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다. '친박 원로 핵심' 서청원 의원이 차기 당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한 셈이다. 김영우·김무성 의원에 이은 세 번째 당권 도전 선언이다.

"수평적 긴장관계로 당청관계 재정립... 사심 없는 리더십 필요해"

당권 도전을 선언한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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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의원은 새누리당의 '위기'를 강조했다. 그는 "기업으로 치자면 새누리당은 이번에 사실상 1차 부도를 맞은 것이지만 지방선거에서 국민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라며 6.4 지방선거를 평가했다. 이어, "이제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더 이상의 2차 구제금융은 없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국민께서 주신 기회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통렬한 반성 속에 새출발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차적인 책임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 있다"라며 "새누리당은 뼈를 깎는 자기혁신을 통해 국가대개조를 뒷받침하는 정치대개조에 즉각 나서야 한다, 정치대개조야말로 박근혜 정부 성공의 선결조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를 위해 ▲ 국민정당·가치정당으로 혁신 ▲ 여의도 정치 복원 ▲ 열린 네트워크 정당 및 현장정치 강화 ▲ 미래지도자 육성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부과제로는 ▲ 여의도연구원 정책개발 지원강화 ▲ 당 지도부와 지방자치단체장 정례회의 추진 ▲ '국민과의 대화' 타운미팅 정례실시 등도 꼽았다. 

특히 서 의원은 "새누리당은 무기력한 자세를 벗어나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자세로 집권여당과 국회의 위상을 세워야 한다"라며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따라가는 정당'이 아니라 '이끌어가는 정당', '질서창조자형 정당'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여의도 정치 복원은 소통의 강화에서 시작된다, 당·정·청의 관계를 '수평적 긴장관계'로 재정립해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 형해화된 당청회의, 당정회의를 정례화하고 실질화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친박 원로'인 자신이 차기 당대표가 될 경우, 기존의 수직적 당청관계를 수정하기 어렵다는 당내 시각을 정면 반박한 셈이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참석한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참석한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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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선 중진 원로'로서 자신의 역량을 강조했다. 그는 "여의도 정치의 복원을 위해 근본적으로 여야 관계를 '생산적 경쟁관계'로 만들어야 한다"라며 "여야 지도부 간, 여·야·정 간 정례회동을 통해 다양하고 안정적인 소통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동안 여야 중진협의회 등을 통해 여야 간 소통의 창구를 자임해왔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서 의원은 "이러한 정치적 과제를 새누리당이 감당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리더십의 구축'"이라며 그를 "국민적 소망과 시대적 소명을 감당하며 사심없이 헌신할 수 있는 능력과 열정이 있는 리더십"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새로운 리더십의 우선 과제는 당 화합이다, '더 이상 새누리당에 계파는 없다'고 선언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계파와 편가르기는 근본적으로 공천갈등으로 빚어지는 측면이 있다, 공천권은 당원에게 귀속돼야 하고 공천과정에서 국민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광역단체장 당선자부터 현역 의원까지... '친이' 이재오도 지원사격

한편, 서 의원의 7.14 전당대회 출마로 새누리당의 당권레이스는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인제 의원은 이날 오후 헌정기념관에서 '새누리당 혁신 비전' 세미나를 열며 7.14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김태호 의원은 오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다.

무엇보다 서 의원은 이날 만만치 않은 '세'를 과시했다. 경기지사 남경필·인천시장 유정복·부산시장 서병수 당선자 등은 물론, 정갑윤·송광호·심재철·정우택·진영·서상기·장윤석·이학재·권성동·윤상현·조원진·노철래·홍지만·강석훈·이종훈·홍문종·김회선·이노근·신의진·이우현·이상일 등 50여 명의 현역 의원들이 참석했다. 김충환·문희 등 전직 국회의원 10여 명과 당협위원장 23명도 자리했다.

19대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당선돼 탈당한 정의화 국회의장도 참석해 "몸은 떠났지만 마음은 어디에 있겠나"라며 "사석에서 (서청원) 대표님을 형님으로 모셨다"고 축사했다. 참석하지 못한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와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자는 따로 축전을 보냈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축사를 한 이재오 의원과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당권에 도전하는 서청원, 손 들어준 이재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축사를 한 이재오 의원과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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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이명박) 좌장인 이재오 의원까지 이날 서 의원을 지원 사격했다. 그는 이날 세미나 토론자 중 한 명으로 참석, "지금 당이 지방선거에서 '선방'·'선전'했다고 하는데 이번 선거 아주 실패했다, 당의 기반인 영남이 잠식당하고 있고 충청은 더 넘어갔고 수도권은 두 분이 기사회생에서 명맥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또  "국가개조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당 개조가 문제"라며 "당이 정권창출의 실체인데 대통령이 당을 하수인 부리듯 한다, 당이 정치의 중심에 서야 한다"라고 서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세미나 토론자 중 한 명인 시사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청와대에 쓴 소리를 하는 것으로 부족하다, 대통령에게 백지 들고 가서 총리·장관 인선부터 국정 전반을 논의·조율할 수 있는 배포있는 집권 당 대표가 필요하다"라며 "또 파트너인 대통령이 그런 논의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과 대등하지만 대립하지 않는 집권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서 의원은 이에 "마지막 경륜과 경험을 쏟아낼 때가 왔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근간 기회가 있을 때 저의 입장을 밝히겠다"라고 답했다. 서 의원은 이번 주 중 7.14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태그:#서청원, #박근혜, #7.14 전당대회, #김무성, #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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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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