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평가시행을 전면 중단했다. 자사고 정책에 비판적인 진보교육감이 당선했고, 평가방법도 '자사고 봐주기'라는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0일 "교육감 당선자 쪽과 협의를 위해 진행중이던 자사고 평가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평가는 현재 평가 대상 자사고별로 지난 15~22일 동안 자체 평가한 결과만을 취합한 상태다.
서울교육청은 애초 자사고별 자체 평가를 5월에 마무리하고, 6월에 자율학교등지정·운영위원회(위원장 부교육감)의 심의를 거쳐 자사고에 대한 지정취소 여부를 8월까지 결정할 계획이었다.
현행 관련법은 자사고의 내년도 신입생 전형 요강을 3개월 전까지 확정해 공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늦어도 8월 중순까지는 자사고 지정 취소 여부가 결정돼야 학교와 학부모들의 혼선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계고 전성시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조희연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서울교육청의 일방통행식 자사고 평가에 제동이 걸렸다.
조 당선자는 자사고가 일반계고를 황폐화하는 주범인 만큼 일반계고교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선거운동기간에 수차례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기존 자사고 평가 방법도 개선할 수 있다고 한발 뒤로 물러섰다. 조 당선자를 포함한 진보교육계는 자사고가 일반고에 미치는 환경평가 항목도 자사고 평가에 핵심 지표로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의 자사고 평가 지침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평가방법이 미흡했던 게 사실"이라며 "조 당선자 측이 평가방법 개선을 요구한다면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평가대상 서울지역 자사고교는 전체 25개교 가운데 지난 2010년부터 운영한 경희고와 동성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우신고·이대부고·이화여고·중동고·중앙고·한가람고·한양부고·하나고 등 14곳이다. 2011년부터 문을 연 나머지 11곳은 내년에 평가를 받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희망>에도 함께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