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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된 두물머리, 옛 모습을 하나 둘 잃어가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옛 풍경이 남아있기도 하고, 옛 모습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이전보다 더 접근성이 좋아졌으니 또 하나의 아름다운 풍광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길을 넓히고, 주변에 이런저런 건물들이 생기고 있다. 두물머리는 공사하는 소리로 시끌벅적하다. 한동안은 이런 공사장 같은 소음이 이곳을 잠식할 것 같다.

근처에 연꽃과 수변공원으로 유명한 '세미원'은 두물머리와 세미원을 잇는 배다리를 놓았고, 한동안 무료로 개방을 하다가 유료화되었다. 세미원이야 개인적으로 조성한 것이니 유료화되는 것이 이해된다. 그러나 두물머리와 세미원을 잇는 배다리를 놓은 것은 특혜나 다름없어 보인다. 좋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강을 가로 막은 배다리가 내게는 흉물스러워 보인다.

이제 이렇게 개발에 개발을 마치고 나면, 이곳도 유료화되는 것이 아닐까 우려가 된다. 4대강 사업이 진행된 후, 두물머리의 수질은 안 좋아진 것 같다. 가뭄때문이라면 다행이겠지만, 이전에 흔하게 보이던 자라 같은 것들이 아예 자취를 감추었다.

옛 모습을 그대로 잘 보존하는 것, 그것이 개발보다 훨씬 더 힘들다. 이제 두물머리의 옛 풍경은 추억으로만, 사진 속에만 남아있다. 개발의 광풍이 언제나 잠잠해 질까?

두물머리 한 켠에 버려진듯 황포돛배가 떠있다. 개발로 더 넓어지긴 했지만, 옛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개발을 하면 다들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개발보다 더 좋은 것은 옛 모습을 간직하는 것이다.
▲ 황포돛배 두물머리 한 켠에 버려진듯 황포돛배가 떠있다. 개발로 더 넓어지긴 했지만, 옛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개발을 하면 다들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개발보다 더 좋은 것은 옛 모습을 간직하는 것이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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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돌밥그릇처럼 보였다. 돌로 만든 밥을 먹는 시대상을 떠올렸다. 예수가 광야에서 유혹자에게 시험받을 때에 '돌로 떡을 만들어 보라'는 유혹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돌로 만든 떡, 그것은 생명의 떡일 수 없다. 지금 우리의 시대는 유혹자가 유혹하기 전에 먼저 '돌로 떡을 만들어 먹을 수만 있다면' 간절하게 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 돌밥그릇(?) 나에겐 돌밥그릇처럼 보였다. 돌로 만든 밥을 먹는 시대상을 떠올렸다. 예수가 광야에서 유혹자에게 시험받을 때에 '돌로 떡을 만들어 보라'는 유혹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돌로 만든 떡, 그것은 생명의 떡일 수 없다. 지금 우리의 시대는 유혹자가 유혹하기 전에 먼저 '돌로 떡을 만들어 먹을 수만 있다면' 간절하게 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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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한 켠에 설치된 프레임 액자, 프레임 안과 밖의 모습이 저마다 다르게 느껴진다. 같은 프레임이 어느 곳에서 바라보는가에 다르고, 또 어떤 이들이 배경이 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 두물머리 두물머리 한 켠에 설치된 프레임 액자, 프레임 안과 밖의 모습이 저마다 다르게 느껴진다. 같은 프레임이 어느 곳에서 바라보는가에 다르고, 또 어떤 이들이 배경이 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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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담고 있을 때 방문객 한 분이 프레임 쪽으로 걸어왔다. 프레임의 안과 밖의 구분이 사진이라는 프레임에서 가능한 것일까?
▲ 두물머리 사진을 담고 있을 때 방문객 한 분이 프레임 쪽으로 걸어왔다. 프레임의 안과 밖의 구분이 사진이라는 프레임에서 가능한 것일까?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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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짙은 날이었다. 날씨에 따라서 주변환경에 따라서 저 프레임 안에 담기는 풍경의 느낌도 달라질 것이다. 누가 어떤 모습으로 담기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이다. 한 나라도 그렇지 않을까? 그 나라의 품격은 어떤 이들이 이 나라의 지도자로 자처하는가에 따라서, 지도자로 세우는가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 프레임 안개가 짙은 날이었다. 날씨에 따라서 주변환경에 따라서 저 프레임 안에 담기는 풍경의 느낌도 달라질 것이다. 누가 어떤 모습으로 담기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이다. 한 나라도 그렇지 않을까? 그 나라의 품격은 어떤 이들이 이 나라의 지도자로 자처하는가에 따라서, 지도자로 세우는가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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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계속 길을 넓히고 건물공사를 하면서 개발의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머지않아 이곳도 상업화된 공원으로 자리하고, 그 비용을 보존하기 위해 유료화될 것이다. 자유로이 오가던 곳을 개발하고, 그 개발한 비용을 전가하는 일들이 두물머리 일대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 두물머리 두물머리, 계속 길을 넓히고 건물공사를 하면서 개발의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머지않아 이곳도 상업화된 공원으로 자리하고, 그 비용을 보존하기 위해 유료화될 것이다. 자유로이 오가던 곳을 개발하고, 그 개발한 비용을 전가하는 일들이 두물머리 일대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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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두물머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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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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