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서 새누리당을 이기기가 진짜 힘들다는 것을 실감했다. 사람들을 만나보니 '바꿔야' 한다는 분위기는 있지만, 선뜻 마음을 열지 못하더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창원시의원 비례대표로 뽑힌 한은정(43) 당선인이 한 말이다. 한 당선인은 정당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높은 지역주의 벽을 실감했다.
'창원 토박이'인 그녀는 "솔직히 친인척을 통한 선거운동부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친정과 시댁 가족과 선배들을 찾아다니며 선거운동을 벌였다. 어떻게 보면 가까운 사람들인데, 선거에서는 생각이 달랐다. 제가 당선되기 위해서는 '정당투표'에 새정치민주연합을 찍어야 된다고 했더니, 이해를 했다. 그런데 우리 당에서 나선 경남지사와 창원시장, 지역구 지방의원 후보들도 찍어 달라고 했더니 반응이 달라지더라." 한은정 당선인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 후보와 허성무 전 창원시장 후보를 소개하면서 새누리당 홍준표 경남지사와 안상수 창원시장 당선인에 비해 젊고, 일할 수 있는 일꾼을 뽑아 달라고 했다"며 "그런데 친인척이라도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은 야당 후보들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투표'에 대해, 의외로 젊은층도 관심이 부족했다는 것. 한 당선인은 "직접 만나본 많은 유권자, 특히 젊은 사람들도 정당투표가 무엇이냐고 모른다며 물었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기간에 한 대학 캠퍼스를 찾아갔다. 기초의원 비례대표 후보라고 했더니, 그게 무엇이냐고 묻는 학생들이 많았다. 비례대표 제도와 정당투표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대학생인데 그런 반응을 보여 좀 놀랐다. 또 대학생뿐만 아니라 많은 유권자들은 왜 투표용지가 7장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도 잘 이해를 못하고 있더라." "새누리당 독점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창원시의원 비례대표는 모두 5명을 뽑았다. 새누리당 3명, 새정치민주연합 2명이 뽑혔다. 통합진보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은 한 석도 배정받지 못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이 2~3석의 비례대표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선거운동 하면서 여러 번 득표율 계산을 해보기도 했다. 새누리당이 정당투표에서 70% 이상을 득표하면 비례대표 4석을 가져가게 되는데, 그것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한은정 당선인은 어린이집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녀는 2012년 옛 민주당 경남도당 여성국장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고, 아동복지대책특별위원장과 조직2국장도 지냈다. 또 그녀는 봉사활동도 열심히 해왔다.
"자녀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봉사활동을 해왔다. 어린 아이들은 제가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도시락을 준비하고 배달할 때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지만,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어르신들을 보면 도움을 드릴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 큰 힘이 되지는 못하지만 아이들은 어르신들과 대화를 하며 그 분들의 외로움을 잠시나마 들어드릴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한 당선인은 폐지를 모아 팔아서 혼자 사는 노인들을 돕는 기금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집을 보수하기도 했으며, 요양원을 찾아 목욕봉사 활동도 벌였다. 그녀는 "제가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아이들도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친근한 야당'을 표방하고 있다. 한 당선인은 "창원의 경우 시청사와 야구장 등 현안들이 많은데 시민들의 여론을 살펴 대응전략을 짜야 하고 대안을 제시하도록 하겠다"며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국가위기 대응 문제를 창원시 차원에서 정비하고 검토해 시민 안전을 보장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한은정 당선인은 "어깨가 무겁다. 책상에서 탁상공론하지 않고 선거운동 했을 때처럼 현장에서 발로 뛰는 의정활동을 하겠다"며 "삶의 현장을 눈으로, 몸으로 보고 느끼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가질 생각이며, 다음 선거에서는 시민들이 야당에 대해 마음의 문을 더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