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남지역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오는 12월 고입선발시험(연합고사)가 예정된 가운데 시행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이 이미 '2015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했지만, 박종훈 교육감 당선인이 조만간 폐지 여부에 대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경남지역 연합고사는 2002년 폐지됐다가 2015학년도부터 부활됐다. 고영진 현 교육감이 연합고사를 치르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경남도교육청은 지난 3월 연합고사 계획을 공고했다.
지금까지는 고등학교 입학생 선발은 중학교 내신성적 100%로 해왔다. 경남도교육청은 내신성적 50%에다 연합고사 50%를 합산하기로 한 것이다. 연합고사 예정일은 오는 12월 19일이다.
현재 중학교 3학년생들은 연합고사 대비를 해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감 당선인이 '당장 폐지'를 들고 나와, 중학교 일선현장에서는 혼란이 생긴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박종훈 당선인은 18일 창원 '애기똥풀 창원맘' 사무실에서 가진 "학부모와 함께 하는 교육 이야기"라는 주제의 간담회에서 연합고사 폐지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학부모의 질의에 박 당선인은 "제일 고민이다. 연합고사 폐지를 공약했고, 법령은 없지만 이와 관련된 시행령이 있으며, 교육청에서 지난 3월 입학전형기본계획 공고를 해놓은 상태다"며 "교육감이 교체되는 것이 연합고사를 폐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유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상당한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며 "오래 끌 수 없고, 가능하면 이번 주에 고심해서 결심한 뒤, 다음 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시행령에 보면, 교육청은 3월 31일 이전까지 다음 학년도의 연합고사 계획을 공고해야 하고, '특별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전형일(12월 19일) 3개월 전에 변경공고를 해야한다. 교육감 교체가 '특별한 사유'에 해당하는 지 여부가 관건이다.
박 당선인은 최근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교육청에서 자문을 구한 3명의 변호사는 교육감 교체가 '특별한 사유'에 해당된다고 보지 않는 것 같다"며 "계속 해오던 것을 1년 더 시행한다면 안정성을 위해서도 맞지만, 계속 안 하던 것을 올해 한 번 하고 내년에 없애는 것이라면, 올해 한 번 하는 게 특별한 사유가 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학부모 60여명과 대화 가져한편 이날 박종훈 당선인은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마련된 '번개 모임'에서 학부모 60여명과 대화를 나누었다. 이날 박 당선인은 "당선인 자격으로 나눈 이야기지만, 교육감으로 취임하면 교육정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학부모가 "학교안전 교육 의무화와 안전시설 확대 방안"에 대해 묻자, 박 당선인은 "교육감 임기가 시작되면 모든 학교에 안전관련 기준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마인드의 문제이고, 최우선적으로 학생들의 안전교육과 안전시설 확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다.
혁신학교에 대해, 박 당선인은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존 학교는 교육보다는 행정에, 교실보다는 교무실에 많은 비중을 두었지만, 혁신학교는 교육과 수업, 교사에 비중을 둔 결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사가 기준을 정하면 혁신학교는 실패다"며 "아이들을 중심에 두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사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교장이 동참하며, 교육청에서 지원할 수 있는 경우 혁신학교는 큰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대화에서는 '학교 주변 학원차량 단속', '사립유치원비' '선행학습 금지 방안' '학생안전을 위한 체험학습' '식수대 확대 설치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박 당선인은 지난 16일 마산구암고에서 학생들과 만남 시간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