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대 울산광역시의회(의장 직무대리 이재현 부의장) 마지막 회기인 제162회 임시회가 폐회한 19일, 이번 6·4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야당 의원이 당선자들인 6대 새누리당 시의원들에게 당부한 5분발언이 주목받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은 집행부는 물론 시의원 22석 중 21석(1명은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을 싹쓸이해 그동안 제기되어온 집행부 견제 미흡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지는 가운데서다.
정의당 소속 김진영 시의원(50)은 19일 오전 열린 5대 시의회 마지막 회기 고별 5분 발언에서 "마지막으로 2가지 사업만 부탁을 드리고 떠나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이번 임시회 첫날인 10일 오전 열린 5분 발언에서도 "울산 울주군이 120만 울산시민의 식수원인 사연댐 본류에서 직선거리로 2.4km 떨어진 하천 주변에 병원세탁물 세탁공장을 허가해 각종 병균 위험에 노출될 상황에 놓였다"며 허가 취소를 요구한 바 있다.(관련기사:
식수원 인근에 병원세탁물 공장, 괜찮을까?)
김진영 시의원 "현대차, 자동차박물관 건립... 택시업계 비리 바로 잡기를"한 해 2조 7천여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집행하는 울산광역시를 견제하는 곳은 울산시의회다. 하지만 그동안 시의회 과반석 이상을 차지한 새누리당은 다수의 힘으로 안건을 밀어부쳐 야당과 때때로 마찰을 빚었다. 야당은 그나마 일정부분 견제 역할을 해왔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참패하면서 시민사회는 "새누리당 집행부에 새누리당 시의회라 견제기능이 상실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김진영 의원은 임기 동안 '조례·규칙 재·개정안' 등의 활동을 가장 많이한 의원 1위에 뽑히는가 하면 집행부의 비정상적인 예산 집행을 짚어내는 등으로 6·4지방선거에서 재선이 무난할 것으로 지역 정가는 봤다. 하지만 6·4지방선거 울산 북구1선거구 광역의원에 나선 그는 새누리당의 거센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정치락 의원에 패해 재선에 실패했다.
이날 김 의원이 앞으로 4년간 활동하게 될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당부한 것 중 하나는 현대자동차가 지역사회에 약속한 자동차전시박물관 건립 약속을 지키도록 해달라는 것. 그는 "현대차는 지난 2005년 북구 강동 산하지구 도시개발구역에 자동차전시박물관을 건립하겠다는 의향서를 울산시에 제출했다"며 "이는 시민들에게 울산 북구에 자동차전시박물관 건립을 약속했던 사항"이라고 상기했다.
자동차전시박물관은 울산이 자동차의 도시라는 점에서 울산에 대규모 공장이 있는 현대차가 건립을 약속했지만 최근 언론에는 "울산이 아닌 다른 도시에 건립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이를 지적한 것이다.
김 의원은 "현대차는 2005년 의향서 제출후 사업을 지지부진하게 진행했고 울산시의회에서는 '자동차전시박물관 울산건립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제출한 바가 있다"며 "울산시의회가 책임성을 가지고 자동차 박물관이 약속한 대로 차질 없이 건립될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2번째 당부로 울산 택시업계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그동안 울산 택시업계의 부실과 부정, 탈법과 불법을 지적하고 신속한 진상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며 "이는 울산시가 불법 도급, 지입 차량 조사와 보조금 편법 횡령, (울산시가 지원하는) 브랜드콜 편법, 휴지택시 조사, 가스가격 담합 등 비리를 조사하라고 주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울산시는 이에 6월 말까지 조사한다고 했지만 얼마 전 신문보도를 보면 '울산시가 23곳을 조사를 했는데 단 1건도 적발을 못했다'고 한다"며 "제가 가진 제보만 해도 보조금 횡령이 눈에 보이는데 유독 공무원 눈에는 띄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때문에 참다못한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스스로 일어나 경찰청에 찾아가 탈·불법을 바로 잡겠다고 나섰다"며 "택시업계 탈·불법으로 시민의 혈세인 택시 보조금이 줄줄 새고 있어 이번 기회에 뿌리깊은 탈·불법을 꼭 바로잡아야 한다"고 당선된 새누리당 시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지방의회와 의원의 가장 큰 역할과 책임은 집행부 견제하고 감시하는 업무"한편 김진영 의원은 이날 5분 발언에서 "5대 의회를 마감하는 자리에 서니 만감이 교차한다"며 "4년전, 구의원을 거쳐 시의원으로 등원했을 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자 했고, 거대 정당의 틈바구니 속에 소수 정당의 시의원이라는 한계를 절감하면서도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분초를 쪼개어 가면서 의정활동에 저의 모든 것을 바쳤다"고 술회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낙선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넘어졌고 많이 아프다"며 "다시 일어나는 자리가 어디인지, 다시 일어서는 시기가 언제인지는 확언할 수 없지만, 더 당당한 모습으로 다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4년 정당정치에서 여, 야로 구분되다 보니 크고 작은 마찰도 있었으나 이것은 개인의 욕심이 아니라 모두 시민들을 위한 의정활동이었다"며 "의회와 의원의 가장 큰 역할과 책임이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업무이기에 본의 아니게 공직자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적도 있었을 것"이라며 이해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