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무력화' 작업에 나선 교육부의 속도전이 'LTE급'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가 보낸 공문이 정부가 추진해온 '전교조 설립 취소'의 이유를 가늠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조희연 "다양성 손상, 전교조 지혜도 교총 지혜도 필요한데"20일 입수한 교육부 공문 '전교조 법외노조 1심 판결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 이행 협조 요청'(6월 19일자)을 보면 교육부는 노조 전임자 복직명령, 사무실 퇴거 요구는 물론 전교조 교사들의 교육협의 참여까지 가로막고 나섰다.
교육부는 이 공문에서 "전교조의 '노조 아님' 통보 취소소송 1심 판결에 따라 전교조는 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 및 권한을 상실하게 되었다"면서 "각종 위원회 위원 중 단체협약에 의거 전교조 조합원이 위원으로 참여한 경우 단체협약 효력 상실로 인해 위원자격이 상실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단체협약에 의하지 않은 전교조 대표 또는 추천자의 경우에도 교체 가능"이라고 적었다.
현재 전국 시도교육청은 인사위원회, 교육과정위원회, 교육정책위원회, 급식위원회, 연구학교선정위원회 등에 교원단체 추천을 받아 한국교총 소속 교사들은 물론 전교조 소속 교사들도 참여 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런 위원회에 전교조 소속 교사라면 단체협약과 관련 없이 사실상 참여를 배제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도교육청 또한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교별로 구성되어 있는 인사자문위, 교육과정위, 학교급식위, 교재선정위 등에서 전교조 교사들을 배제하도록 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시도교육청 중견관리는 "현 정부가 전교조를 설립 취소하기 위해 공을 들어온 이유가 바로 껄끄러운 전교조 교사들을 가만히 있도록 묶어두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번 교육부 공문도 이런 그들의 속마음을 비교적 솔직하게 시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당선인도 최근 서울행정법원에 낸 탄원서에서 "전교조가 법적 지위를 상실한다면, 교육 현장의 다양성이 손상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의 현장에는 다양한 지혜가 필요하다. 전교조의 지혜도 필요하고, 교총의 지혜도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교실 두 담임 생길 수도... 교육부가 세금 낭비"한편, 교육부는 이번 공문에서 72명에 이르는 교원노조 전임자들을 오는 7월 3일까지 복직하도록 하라고 시도교육청에 지시했다. 그러면서도 교육부는 "노조전임 휴직으로 인해 채용된 기간제 교사를 해고하는 경우 사전 예고기간 30일 이상을 반드시 준수하라"고 덧붙였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상 휴직 사유가 소멸하면 해당 교사는 30일 이내에만 복직 신고를 마치면 된다. 하지만 교육부는 전임 휴직을 한 전교조 전임자에 대해서는 복직 시점을 오는 7월 3일로 앞당겼다.
이에 대해 오는 7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진보교육감들을 의식한 교육부가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도교육청 관계자들은 "교육부 공문대로 한다면 한 학급에 2명의 교사가 존재하거나 둘 가운데 한 교사는 과원이 되어 세금 낭비가 초래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