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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재임기간에 여러 가지 많은 정책을 추진했는데, 그 중에 가장 역사에 남고 잘 된 정책이 혁신도시다. 140개 공공기관이 전국 11개 혁신도시로 이전하는데,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중요한 정책이다."

새누리당 소속 이창희(62) 진주시장이 고 노 전 대통령의 혁신도시 정책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혁신도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때 한때 파동을 겪기도 했지만, 새누리당 소속 시장도 이는 참여정부 때 방침대로 해야 한다고 봤던 것이다. 이 시장은 혁신도시 조성을 위해서는 '가족 동반 이주' 등 갖가지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창희 시장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새누리당 후보 경선 과정이 더 치열했다. 그는 본선에서 68.22%를 얻어 새정치민주연합 서소연 후보(21.31%), 통합진보당 강수동 후보(10.46%)를 누르고 당선됐다.

 새누리당 이창희 진주시장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새누리당 이창희 진주시장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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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선거에 대해, 이 시장은 "깨끗하게 선거를 치렀다, 여야, 보수진보를 떠나 고맙다"며 "선거에서 보면 같은 당에서도 서로 비난하고 고소고발하는데 이번에 진주시장 선거에서는 그런 게 없었다, 서로 얼굴을 붉히고 흑색선전하고 삿대질하는 일도 일체 없었다"고 말했다.

지역 현안에 대한 소신도 피력했다. 옛 진주의료원 건물(지하 1층, 지상 8층)에 진주보건소를 이전하고, 경남도 서부청사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야당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입장과 반대다.

그는 "진주보건소를 옛 진주의료원 자리로 옮기는 것에 대해, 경남도에서 공문이 온 게 아니고, 간접적으로 의견타진이 왔다"며 "그렇게 되면 진주시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 따지면 이익이고, 금연과 정신건강 등을 담당하는 진주정신건강증진센터도 함께 옮겨가게 되어, 공공의료기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강댐 물의 부산권 공급 문제에 대해 반대하고 나섰다. 이창희 시장은 "지금 진주시민들 입장에서는 정리되고 잊혀진 문제이고, 현재 남강댐 물이 남아도는 게 아니고, 버리는 물은 없다"며 "남강댐 물을 부산에 못 준다"고 말했다.

이창희 시장은 김태호 국회의원이 경남지사로 있었을 때 경남도 정무부지사와 경남발전연구원장을 지냈다. 다음은 이창희 시장과 지난 20일 집무실에서 나눈 대화 내용이다.

"야당 후보가 낸 버스광역환승제도 공약 눈여겨 볼 만해"

- 지난 지방선거를 되돌아보면 경남에서 새누리당은 경선이 더 치열했던 것 같은데?
"다른 지방은 모르겠는데, 진주만큼은 두 국회의원이 공정하게 했다고 본다. 경선 제도의 도입 취지에도 맞게 했다. 경선은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했다고 본다. 이번에는 책임당원 1800여 명, 일반당원 800명이 참여했는데, 당원 숫자를 더 늘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되면 객관성을 더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선거 결과를 보면 정치신인보다 기존 현역들이 더 유리했던 것 같은데.
"정치신인이라서 불리하고 현역이라서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현역이 떨어진 경우도 있었다. 결국은 후보자의 자질 문제다. 새로 하려는 사람은 경력이 중요하다. 행정경험이 있느냐 없느냐도 중요하다. 진주시도 예산이 1조대인데, 행정을 모르면 할 수 없다. 전문성을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행정을 안 해본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겠나.

인기를 얻어서 했다고 치더라도 운영해 나가기 힘들다. 유권자들이 행정의 전문성을 많이 봤다고 본다. 유권자들은 기존 현역들에 대해 행정을 해온 업적을 봤을 것이다. 제대로 일을 했느냐를 본 것이다. 제대로 일을 안 했다면 시민들은 가차없이 갈아치웠을 것이다."

- 두 야당 후보와 선거를 치르면서 들었던 생각은?
"야당 두 후보는 사실 상당히 선전했다. 두 후보도 괜찮았다. 야당으로서 할 말은 다했다고 본다. 다른 지역은 모르겠는데 진주의 경우에는 시장 선거에서 후보들 간에 고소고발이 한 건도 없었다. 저도 서소연·강수동 후보를 두고 비난해 본 적도 없었다. 두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깨끗하게 선거를 치렀다. 여야, 보수진보를 떠나 고맙다. 선거에서 보면 같은 당에서도 서로 비난하고 고소고발하는데 이번에 진주시장 선거에서는 그런 게 없었다. 서로 얼굴을 붉히고 흑색선전하고 삿대질하는 일도 일체 없었다."

- 야당 후보들이 낸 공약 중에 마음에 들었던 것은?
"버스광역환승제도는 눈여겨 볼 만했다. 서소연 후보가 낸 공약이었다. 진주사람들은 생활권이 진주·산청·사천을 접해서 매일 왕래하다시피 한다. 진주시내버스 타고 사천이나 산청에 가서 갈아타면 된다는 것이다. 좋은 생각인데, 행정에서 권유는 할 수 있지만, 버스업자들이 합의를 해야 한다. 버스광역환승을 하지 않으려고 하면 진주-사천, 진주-산청 간에 시내버스를 다니게 해서, 3개 지역이 공동으로 시내버스를 다니게 하면 된다. 시민편의를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경남의 경우 특정 정당의 지역색이 더 짙어졌는데.
"정치에서 지역색은 타파되어야 한다. 정당이고 정치인이고 지역색을 강조하면 안 된다. 무슨 선거든 마찬가지다. 정치도, 정책도 주민 우선으로 가야 한다. 경남에서 특정 정당 후보들이 지역색을 드러내며 다른 정당을 폄하한 경우는 없다고 본다. 주민들의 정서 자체가 새누리당이 강해서 그렇다. 시장이든 도지사든 지역색을 조장하는 발언이나 정책을 했다면 문제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본다."

- 시장을 비롯한 정치인들한테 소통을 강조하는데.
"서로 통하는 게 소통이다. 서로가 주고받고 해야 한다. 불통은 안 듣거나 안 만나려고 하는 것이다. 저는 그런 게 없다고 본다. 집단민원이나 고질적인 민원과 관련해서도 다 만나주려고 한다. 그런데 그 분들의 말을 들어 보면 법률상 해줄 수 없는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해주지 않으면 불통이라 한다. 정책을 수립해서 집행하는데, 몇몇 사람들이 반대할 경우 그 사람들의 반대를 따라주면 소통이고 따르지 않으면 불통이란 말이냐. 그렇지 않다고 본다."

-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면.
"진주에 선학산전망대와 말티고개 봉황교를 놓을 때였다. 말티고개가 4차선으로 확장되면서, 선학산전망대까지 가려고 할 경우 4차선 도로를 건너야 하기에 위험했다. 그래서 다리(봉황교)를 놓아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의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반대했다. 그러나 반대를 무릅쓰고 다리를 놓았다.

반대했던 의원들은 하루에 서너명 다니는데 왜 다리를 놓아야 하느냐고 했다. 그런데 다리를 놓고 난 뒤에 실태조사를 해보았더니 하루에 3775명이 다녔다. 주장과 실체는 차이가 많다. 다리를 놓고 나니 사람들은 다 좋아했다. 그때 일부 의원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하지 않았다면 소통이란 말이냐. 시민 편에 섰기에 됐던 것이다. 소통이니 불통이니 하는 말보다 소신이다. 소통과 불통은 동전의 앞뒤와  같다."

 새누리당 이창희 진주시장.
 새누리당 이창희 진주시장.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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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혁신도시 조성은 잘 돼 가는지?
"잘 돼 가고 있다. 11개 공공기관이 다 입주해야 하는데, 2개 기관을 제외한 기관은 올 겨울까지 다 입주하고, 2개 기관은 내년까지 입주할 예정이다. 가족들이 모두 동반 이주를 해 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측면이 있다. 이 문제는 진주뿐만 아니라 전국 어느 혁신도시가 다 마찬가지다.

서울 살다가 진주로 발령이 나면 가족을 다 데리고 올 수 없는 문제가 있다. 특히 가족 중에 고등학생이 있을 경우는 더 그렇다. 아이들 교육문제 때문이다. 처음에는 진주에 올지 안 올지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진주가 살기 좋아서 다 올 것이라 본다. 시간의 문제다. 세월이 가면 해결 된다. 빨리 하느냐 늦게 하느냐의 차이다. 우리가 얼마나 열정을 갖고 하느냐에 달려 있는 문제다."

- 혁신도시 조성과 관련해 중앙정부에 요구사항은?
"얼마 전에 혁신도시 공공기관 노조위원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주해서 집을 살 때 취득세를 감면해 달라고 하더라. 근무경력 20년이 되어야 명예퇴직할 수 있는데, 그 기한을 줄여 달라는 요구도 하더라. 이는 우리 지역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라 전국 혁신도시마다 다 해당되는 문제일 것이다. 지역과 관련한 요구도 있었다. 고속버스가 혁신도시를 경유하도록 해달라고 해서 검토하고 있다."

- 혁신도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시작되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 때 한 차례 파동을 겪기도 했는데.
"고 노 전 대통령께서 재임기간에 여러 가지 많은 정책을 추진했는데, 그 중에 가장 역사에 남고 잘 된 정책이 혁신도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모든 정치·경제·사회·문화는 서울에 집중되어 왔고, 서울 중심 사고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140개 공공기관이 전국 11개 혁신도시로 이전하는데,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중요한 정책이다.

서울로 집적되는 것에 대한 폐해가 너무 크다. 진주는 면적으로 따지면 서울보다 1.2배가 크다. 그러나 인구는 진주가 35만 명이고 서울은 1000만 명이다. 서울 1000만 인구를 200만 명씩 잘라서 다섯 군데로 나눈다면 지하철도 필요 없을 것이다. 1000만 명이 살다보니 강남·북과 인천, 수원 등을 연결해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이 가장 잘했던 정책 중에 하나로 꼽으라면 혁신도시다."

"진주의료원 없어지는 것은 안타깝지만..."

- 홍준표 지사가 진주의료원을 폐업했는데.
"진주의료원이 없어진 데 대해 가슴이 아프다. 진주의료원은 경남도가 자기들 땅에서 운영해 왔는데, 시장이지만 가타부타 이야기할 성질의 것이 되지 않았다. 진주에 있던 의료기관으로서 아쉽다. 진주에 보면 병원과 의원 숫자가 355개다. 대표적인 의료과잉지역이다.

옛날에는 공공의료행위를 진주에서는 진주의료원과 경상대 부속병원만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법이 바뀌어 민간병원도 지정만 받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보호자 없는 병실'도 지금 민간 병원에서 하고 있다. 진주의료원을 다시 하자 마자는 경남도에서 결정할 사항이고, 진주시장이 답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 경남도 서부청사 설치 문제로 논란이 뜨거운데.
"경남도청이 진주에 있다가 부산으로 간 게 1925년이었다. 89년이나 지났다. 도청을 진주로 환원해야 한다. 그 첫 단계로 경남도청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서부청사부터 와야 한다. 지금 창원시는 준광역시 내지 광역시로 가려고 하고, 이는 지난 선거 과정에서도 나왔으며, 그런 낌새가 있다. 인구 110만 명의 창원이 경남에서 떨어져 나가면 도청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 그 때 진주로 환원하지 않으면 안된다.

새로운 서부청사를 지으려고 하면 4~6년이 걸린다. 예산 확보와 의회 통과, 설계 등을 거쳐야 한다. 도청을 옮겨야 할 시기가 되면, 김해 양산 밀양이 서로 가져가려고 할 것이다. 그때 옛 도청이 진주에 있었다는 주장은 소용이 없게 될 것이다. 진주의료원에 서부청사가 오는 것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반대하지 않겠다. 새로 서부청사를 지으면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기에 그렇다."

- 리모델링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는 진주보건소를 옛 진주의료원 자리로 옮겨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경남도에서 공문이 온 게 아니고, 간접적으로 의견타진이 왔다. 보건소를 리모델링하는데 9억8000만 원이 들어갔다. 그런데 왜 또 옮기느냐고 하는데, 경제성과 시민 편의를 살펴봐야 한다. 경남도에서 무상으로 그 정도 되는 면적(진주의료원 1~2층)을 주면서 옮기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따지면 훨씬 이득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 진주보건소 건물은 통째로 빈다. 지금 진주시청사가 부족해서 난리인데, 그 공간을 진주시가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진주시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 따지면 이익이다. 주민 편리 문제가 있다. 지금 보건소는 진주로 치면 서부지역에 있는 셈인데, 그 쪽에 주민들은 이용하는 데 편리했고, 상대적으로 동부지역 주민들은 불편했다. 옮기고 나면 지금 불편했던 주민들은 편리해질 것이고, 지금 편리했던 주민들은 불편해질 것이다. 그리고 진주보건소만 옮겨가는 게 아니라 금연과 정신건강 등을 담당하는 진주정신건강증진센터도 함께 옮겨가게 되어, 공공의료기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 그러나 진주사람들은 진주의료원도 재개원하고 서부청사도 설치하는 방향으로 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하는데.
"한 곳에 두 개가 다 있으면 더 좋다. 진주의료원도 재개원하고, 경남도 서부청사도 있으면 좋다. 그렇게 되려면 서부청사를 새로 지어야 하는데, 땅도 사야 하고 설계도 해야 하고 예산도 확보해야 하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지금 진주의료원을 리모델링만 하면 큰 문제는 없다. 경제적으로, 시기적으로 훨씬 더 좋다."

- 진주의료원 사태 때 진주시장으로서 소극적이었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수긍하고 받아들인다.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진주의료원은 경남도가 운영하는 기관인데 진주시 입장에서 관여할 수 없다. 옆집 회사가 잘못한다고 내가 인원을 줄이고 경영을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지 않나. 그런 차원이다. 진주의료원이 없어지는 것은 안타깝지만, 우리 소관이 아니다. 그때도 그랬지만, 국가에서 돈을 대준다면 해볼 생각이 있었다. 진주시 재정으로는 안된다."

- 지방선거 뒤 남강댐 물의 부산권 공급 문제가 터졌는데?
"이는 지금 진주시민들 입장에서는 정리되고 잊혀진 문제다. 부산 사람들이 오해한다. 부산사람들은 이 문제에서 두 가지 논리를 펴는데, 남강 물이 남아돌기에 버리는 물을 달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물은 갈라먹자는 것이다.

물은 공공재라는 말은 맞다. 물은 갈라 먹는 것이 맞다. 그러나 현재 남강댐 물이 남아도는 게 아니고, 버리는 물은 없다. 그래서 반대다. 이 문제가 생기면 부산시민한테 정확한 실상을 알리기 위해 부산시장과 텔레비전 토론을 하고 싶다. 동생도 부산에 살고 친인척들도 부산에 산다. 부산 사람들은 정확한 실상을 모르는 것 같더라. 남강댐 물을 부산에 못 준다."

- 지난해 서울등축제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모방했다고 해서 논란을 빚었는데, 올해는 어떻게 될 것 같은지?
"지금은 갈등이 없다. 지난해 서울시와 갈등을 빚다가 협약서를 만들었다. '서울등축제'는 이름을 바꾸기로 했고, 형식도 진주와 다르게 하기로 했다. 서울시의 양식을 믿는다. 그래도 불구하고 한다면, 협약서의 근거가 있다. 이제는 명문화된 협약서가 있다. 만약에 협약서를 무시해서 한다면 그때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이창희 시장#진주시#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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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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