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199호 황새가 고향의 품에 안겼다.
백월산(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 아래 얕은 구릉지에 190억 원을 들여 지은 예산황새공원에 암수 30마리씩 60마리가 이사를 왔다. 곧 야생복귀를 위한 훈련과 적응에 들어간다.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벌이는 대한민국 최초의 시도이자, 예산군이 유일하다.
황새가 예산 땅에서 다시 넓은 날개깃을 편 것은 60여년 만이다. 대술 궐곡리에서 소나무에 둥지를 틀고 살던 황새가 한국전쟁이 터지기 몇 해 전 어디론가 떠나 돌아오지 않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60여년 만의 황새 귀향을 축하하는 행사는 충북교원대학교에서 황새 30쌍이 모두 이사온 18일 예산황새공원에서 열렸다.
관람객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황새기탁증서 전달, LG상록재단의 5억 원 후원증서 전달과 감사패 수여, 웅산초 학생들의 황새노래 합창 등 풍성한 행사가 열렸다.
특히 관람객들은 사육장에 황새를 날려 보내는 황새입식 광경에 환호를 보냈다.
대황, 한황, 민황, 국황, 천황, 연황이란 이름을 가진 6마리의 황새를 최승우 군수를 비롯한 6명의 인사들이 환호 속에 차례로 날려 보냈다. 황새들은 잿빛무늬가 있는 큰 날개깃으로 넓은 그물망이 쳐진 사육장 위로 날아 올랐다.
13만5670㎡ 부지에 야생화훈련장, 사회화교육장, 번식장, 오픈장, 문화관 등의 시설을 갖춘 예산황새공원은 10월 중 개원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이제 성공적으로 황새입식이 끝났고 예산군에는 과제가 남았다. 황새를 키우고 번식하고 야생으로 날려 보내는 일은 생태원 전문학자들이 하면 된다. 예산군이 앞으로 온 힘을 기울일 일은 황새를 통한 관광, 농업, 홍보에서의 부가가치 창출이다.
황새사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회원은 "일본 토요오카 보다 예산은 더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 입증됐듯이 황새는 무한한 생산성(부가가치)을 갖고 있다. 관광객 유치는 기본이고 친환경농산물 황새브랜드 등 각종 상품개발과 특히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상품 및 홍보가치 발굴 등 황새를 통해 부가적으로 가져올 수 있는 생산성에 대한 용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황새는 우리나라에 흔한 텃새였으나 전쟁과 산업화를 거치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 텃새 황새 한 쌍이 발견됐으나, 3일 만에 수컷이 사냥꾼의 총에 희생되고 홀로 남은 암컷도 1983년까지 무정란만을 낳다가 1994년 죽으면서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후 1996년 한국교원대학교 황새복원센터에서 4마리의 황새를 독일과 러시아로부터 기증받아 인공 및 자연부화해 복원에 성공했다.
군은 이번에 귀향한 황새 중 일부를 야생화 훈련을 거쳐 2015년부터 단계적으로 자연방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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