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나기' 소식이 날씨 예보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소나기는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다가 이내 곧 그치는 비로 여름철 날씨의 단골손님. 돌풍이나 천둥·번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임을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계절이 여름임을 알려주는 기상현상으로는 '장마'가 있다.
지난 17일 장마전선이 제주 남쪽 먼바다까지 북상해 제주도에 비를 뿌렸지만 이후 남하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한반도 깊숙이 상륙하는 장맛비 소식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남부지방의 장마는 평균 6월 23일, 서울 등 중부 지역의 장마는 대개 6월 24~25일에 시작됐지만 올해는 중·남부 모두 7월 상순께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동태평양 수온이 예년보다 높아 엘니뇨 현상이 발달할 태세를 갖췄다, 올 여름 발달하는 엘니뇨가 해양과 대기의 흐름에 영향을 줘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예년보다 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마전선을 밀어 올리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평년보다 약해 한반도 내륙까지 북상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런 연유로 다수의 매체들이 올해 장마를 '지각 장마'로 부르고 있다. 이로써 올해 중부와 남부지방엔 1992년 이후 22년 만에 7월 장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기상청 기후예측과는 3개월(7~9월) 날씨 전망 자료를 통해 "7월과 8월 기온과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9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은 분포를 보이는 가운데 강수량이 적어 건조하겠다"고 내다봤다.
자료에 따르면 7월에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흐린 날씨를 자주 보이겠으며 많은 비가 올 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기온은 평년(24.5℃)과 비슷하겠고, 통상 장마 기간에 드는 달로써 한달 강수량은 평년(289.7㎜)과 비슷하거나 많겠다.
8월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무더운 날이 많겠지만 대기불안정에 의해 강수량의 지역적인 편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기온과 강수량 모두 평년(25.1℃, 274.9㎜)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한편 일반적으로 9월은 덥고 습한 북태평양이 약화되면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는 시기다. 기온은 평년(20.5℃)과 비슷하거나 낮은 날이 많겠고, 강수량은 평년(162.8㎜)보다 적어 건조한 달이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