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분오열 됐던 진보정당들이 오랜만에 한 데 뭉쳤다. 7.30 재보궐 선거가 열리는 경기도 평택 을에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한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서다. 통합진보당·정의당·노동당·녹색당 등 진보 정당을 모이게 한 사람은 김득중 후보다. 쌍용차 해고노동자이자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이기도 한 김 후보는 "목숨 뺏는 정치를 끝내고 살리는 정치를 만들겠다"라며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쌍용자동차에서 근무하고 있는 동료로부터 작업복을 받아 기자회견장에 입고 나온 김 후보는 "가정경제를 아내에게 맡기고 팔순이 넘은 어머니를 모시지도 못하는 불효자, 집안도 못 챙기는 사람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다"라며 "핏줄만큼이나 소중한 또 하나의 가족, 쌍용차 노동자들을 살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출마 소견을 밝혔다.
김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쌍용차 국정조사는 어디로 갔나, 야당 대선주자들의 다짐은 어디에서 말라비틀어졌냐, 정말 야속하다"라며 "25명의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죽었고 고등법원에서 쌍용차 해고 무효 판결을 내렸지만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커녕 배째라 버티는 회사를 모두가 손 놓고 구경만 하고 있다, 이런 정치는 무능하고 파렴치한 정치"라고 일갈했다. 그는 "7.30 국회의원 재선거가 정치인들에게는 자리와 배지겠지만 쌍용차 해고자와 고통받는 이들에겐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국회의원 후보로서 그는 ▲ 노동자 죽음을 방기하는 기업에 대한 '기업살인죄' 신설 ▲ 불법적인 비정규직 사내하청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기업 범죄 특별법 제정 ▲ 정리해고제 폐지 입법 발의 ▲ 민간 주도의 제 2의 와락센터 신설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더불어 그는 "47억 원 쌍용차 손해배상액 소식을 듣고 '노란봉투' 캠페인이 펼쳐졌다, 현재까지 모금액이 15억 원에 달한다"라며 "이제 손배가압류를 엄격히 제한하는 법제도 개선으로 옮겨가야 한다, 노란봉투를 받아본 사람만이 의지를 갖고 손배 가압류를 없앨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쌍용차 문제만을 말하지 않겠다"라며 "쌍용차 정리 해고 사태로 빚어진 수많은 문제가 사회에 던지는 과제를 성실히 해결하는 것 또한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초석이란 믿음으로 당당하게 선거에 임하겠다"라고 밝혔다.
김 후보 출마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한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노동자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거대 정당들에게 이 문제를 맡길 수 없어 쌍용차 노동자들이 직접 나섰다"라며 "진보정당이 한 마음으로 지지하는 김득중 후보의 승리를 위해 뜨거운 성원을 부탁한다"라고 당부했다. 오병윤 통합진보당 원내대표, 이용길 노동당 대표, 하승수 녹생당 대표 모두 "김 후보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