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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궐선거에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에 도전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지난달 30일 광주 광산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7·30 재보궐선거에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에 도전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지난달 30일 광주 광산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강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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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낯선 인물이다.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고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장관 보좌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민주당 정책위부의장,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을 지냈지만 '자기 정치'를 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이번 7·30재보궐선거 광주 광산을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은 '박원순의 남자'라는 수식어 때문이다. 그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부터 이번 6월 지방선거까지 박 시장을 도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원순의 남자' 수식어, 선거에 득? 실?

기 전 부시장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하면서 소통, 개방, 공유 협력 등이 세상을 바꾸는 방법임을 알게됐다"며 "항상 변화와 새로운 것을 선택한 광주가 이런 패러다임과 딱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전에는 큰 변화, 가시적인 변화가 정치인의 성과와 덕목이었다면 이젠 삶의 가치와 질, 개인 행복과 공동체 삶의 조화 등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지금껏 많은 정치·행정경험을 한 나의 직접적인 목소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7·30 재보궐선거에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에 도전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오른쪽)과 박원순 서울시장.
 7·30 재보궐선거에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에 도전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오른쪽)과 박원순 서울시장.
ⓒ 기동민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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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원순'이 기 전 부시장에게 이득이 될지, 해가 될지는 미지수다. 박 시장이 최근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면서 이에 따른 효과는 있겠지만, 6월 광주시장으로 당선된 윤장현 당시 후보가 '광주의 박원순'을 강조한 직후라 "광주 선거에 지나치게 박원순을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피로감 역시 존재한다.

기 전 부시장은 지난 6월 30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박 시장과 함께 일한 3년 동안 소통과 협치에 기반한 행정혁신, 시민이 주인이라는 모토 하나로 재선에 성공한 시정철학 등을 배웠다"며 "이는 '개인 박원순'의 것이 아니라 박 시장으로 상징되는 시대정신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과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입장에서 '시대정신 박원순'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단순히 박원순의 남자라는 표현은 (좀 아닌 것 같다)…"이라고 강조했다.

"천정배, 권위주의 시절 논리... 광주시민 설득 못해"

이번 광주 광산을 선거의 가장 큰 논란은 '중진 차출'로 대변되는 천정배 전 법무장관의 출마. 기 전 부시장은 인터뷰 중 가장 긴 시간을 들여 천 전 장관의 출마를 비판했다.

"의례적인 말이 아니라, 김근태 전 장관과 더불어 (천 전 장관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이라고 운을 뗀 기 전 부시장은 "(출마와 관련해 천 전 장관의) 진지한 고민과 해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 답을 내놓을 줄 알았는데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천 전 장관은 '힘 있는 수권야당을 위해 내가 필요하다', '지금은 신진 한 명이 아니라 중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좀 심하게 이야기 해서 예전 권위주의 시절의 논리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걸로 광주시민을 설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천 전 장관이) 스스로 살아온 정치의 길에 따라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천 전 장관의 불출마를 에둘러 요구했다.

그는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가 결단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변화와 혁신에 맞는 신진 등용문으로 광주 광산을 선거를 활용할 것인가, 아니면 사실상 중진을 전략공천할 것인가 솔직하게 시민에게 고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래는 광주 광산구 기 전 부시장의 사무실에서 한 인터뷰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광주시민, 미래의 기동민에 주목해줄 것"

7·30 재보궐선거에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에 도전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지난달 30일 광주 광산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7·30 재보궐선거에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에 도전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지난달 30일 광주 광산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강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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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정치'를 하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시대의 흐름과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하면서 소통, 개방, 공유, 협력 등이 세상을 바꾸는 방법임을 알게됐다. 전에는 큰 변화, 가시적인 변화가 정치인의 성과와 덕목으로 평가됐다면 이젠 삶의 가치와 질, 개인 행복과 공동체 삶의 조화 등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항상 변화와 새로운 것을 선택한 광주가 이런 패러다임과 딱 맞다고 본다. 지금껏 많은 정치·행정경험을 했다. 이제 나의 직접적인 목소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

-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극복 방안은?
"이 지역을 떠난 지 대략 30여 년이 지났다. 인지도가 낮은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는 광주가 미래가치에 주목할 것이라고 본다. 지금의 기동민은 인지도가 낮고, 저평가 될 수 있지만, 미래의 기동민은 확장성을 지닌 인물이라는 점을 시민들이 주목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 천정배 전 장관의 광주 광산을 출마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데.
"의례적인 말이 아니라, 김근태 전 장관과 더불어 (천 전 장관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이다. 아주 가까이 지내진 못했지만 과거 인연이 있어서 흠모의 마음을 품고 있다. 그럼에도 4선 의원에 장관까지 지낸 천 전 장관이 왜 이 시기에, 다른 격전지도 아닌 광주에서 시작하려고 하는지 생각해봤다. 분명 진지한 고민과 해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천 전 장관이 답을 내놓을 줄 알았다.

하지만 새로운 내용이 없다. 천 전 장관은 '힘 있는 수권야당을 위해 내가 필요하다', '지금은 신진 한 명이 아니라 중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좀 심하게 이야기 해서 예전 권위주의 시절의 논리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이걸로 광주시민을 설득할 수 없다.

천 전 장관은 그동안 대의, 명분, 흐름을 강조해왔는데 지금은 그것과 유리된 기득권적인 발상으로 시민을 옥죄고 있다. 천 전 장관 답지 않다. 리더십은 자임하는 게 아니다. 전에는 한 사람의 카리스마와 지혜에 주목했다면 이제는 소통하고, 개방하고, 협력하고, 공유해서 집단지성을 만드는 것을 진정한 리더십이라고 한다.

천 전 장관 마음 속에는 이곳에서 시작하고 싶은 절박함이 있겠지만 정치인의 선택은 대중의 이해와 본인의 요구가 맞아 떨어져야 폭발력을 갖는다. 지금 천 전 장관의 주장은 광주시민들의 생각과 부딪히고 있다. 스스로 살아온 정치의 길에 따라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 당 지도부에 할 말이 있다면?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가 결단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변화와 혁신에 맞는 신진 등용문으로 광주 광산을 선거를 활용할 것인가, 아니면 사실상 중진을 전략공천할 것인가 솔직하게 시민에게 고백해야 한다. 만약 중진을 전략공천하겠다는 콘셉트라고 당당하게 말하면 기꺼이 따를 것이다."

"원정 출마? 광주정신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

7·30 재보궐선거에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에 도전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거리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7·30 재보궐선거에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에 도전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거리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 기동민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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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광산을 선거를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길인가 과거로 돌아가는 낡은 길인가의 갈림길"이라고 표현했다.
"광주는 항상 변화하고 발전했다. 하지만 광주가 갖고 있는 진보성을 광주의 정당문화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광주의 정당 자체가 보수적이고, 사람을 키우는 것도 보수적이다. 이제는 좀 변해야 한다. 내가 유일한 길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변화의 흐름에 함께하고 있고 충실하게 노력하고 있어 새로운 길이라고 표현했다."

- 7·30재보궐선거를 두고 계파정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박원순 서울시장 곁에 국회의원이 한 명이라도 있나. 기본적으로 계파가 유지되려면 공천권, 조직, 자금이 있어야 한다. 박 시장이 여기에 해당하나."

- '박원순의 남자'로 불리는 것, 어떻게 생각하나?
"재밌는 표현이긴 한데, 무슨 '왕의 남자'도 아니고(웃음). 나는 박 시장과 함께 일한 3년 동안 많은 걸 배웠다. 소통과 협치에 기반한 행정혁신, 시민이 주인이라는 모토 하나로 재선에 성공한 시정철학, 이는 '개인 박원순'의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나온 박 시장으로 상징되는 시대정신이다.

박 시장과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입장에서 '시대정신으로서 박원순'을 강조하는 건 당연한 거다. 내가 이런 시대정신을 함께하는 사람이란 것엔 100% 동의하지만 단순히 박원순의 남자라는 표현은 (좀 아닌 것 같다)…."

- 이번 선거와 관련해 박 시장은 어떤 입장인가?
"사실 어제(지난 6월 29일) 서울에 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만나 이번 선거와 관련해 내 생각을 다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중진 차출 논란과 관련해) 왜 꼭 이래야 하는지' 전반적인 상황에 불만을 갖고 있더라. 그러면서도 '광주가 현명하고 지혜롭게 판단할 것이니 이를 믿으면 된다'고 말하더라."

- '원정 출마'라는 비판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송구한 측면은 있다. 그러나 출향했다 하더라도 광주가 가진 시대정신, 민주주의 실현과 공동체 정신을 놓지 않고 살았는지 평가해 줘야 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다. 광주는 개방적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도시다. 광주가 기동민을 받아들일 정도의 너른 품이 있다고 생각한다."

-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출마할 수 있지 않았나.
"정상적인 과정이면 서울에서 출마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재보궐선거로 계기가 주어졌고 광주가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지금은 광주와 서울, 세대와 세대, 당과 시민을 잇는 튼튼한 허리가 필요하다. 이런 과정 속에서 다양한 실무경험을 한 내가 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 마지막으로 광주 광산구 유권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광주가 늘 새로운 선택을 했듯, 이번에도 젊고 역동적인 인물을 시민의 힘으로 키워줬으면 한다. 물론 중량감 있는 사람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우선 순위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중진 한 명이 와 광주와 광산구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시대의 흐름에 맞는 리더십을 새롭게 발굴해야 한다. 광산구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지닌 사람을 키워준다면 광주 전체를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광주가 바뀌면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해달라."


태그:#7·30 재보궐선거, #기동민, #광주 광산을, #박원순, #천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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