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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복합리조트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미단시티 내 시저스&리포가 추진 중인 카지노복합리조트 조감도.
▲ 카지노복합리조트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미단시티 내 시저스&리포가 추진 중인 카지노복합리조트 조감도.
ⓒ 시사인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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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Z 사정으로 영종 카지노리조트 토지매매계약 불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3월 영종도 외국인전용 카지노 사전심사에서 '적합' 결정을 내린 후, 카지노복합리조트에 대한 기대가 높았으나 6월 18일로 예정된 토지매매계약이 불발되면서 이 지역 주민들은 사업 추진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18일, 문광부는 LOCZ코리아(리포&시저스 컨소시엄)가 제출한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내 외국인전용 카지노업 허가 사전심사 청구 건에 대해 적합 결정을 내렸다.

이후 LOCZ와 미단시티개발(주)가 맺은 투자합의서(MOA)를 보면, 사전심사 승인 발표 이후 3개월 이내 토지매매계약을 맺기로 돼있다. 미단시티 내 부지 8만 9171㎡에 대한 매매가격은 1억 달러(약 1021억 원)로, 계약금으로 10%를 낸 뒤 중도금과 잔금으로 분할 납부하기로 했다.

사전심사 승인일이 3월 18일이었기에, 토지매매계약을 6월 18일까지 체결해야 했지만, LOCZ 내부 사정으로 인해 계약 체결이 불발됐다.

영종도 외국인전용 카지노사업은 LOCZ가 미단시티 내 부지 8만 9171㎡을 매입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3단계에 걸쳐 약 2조 3000억원을 투자해 복합리조트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LOCZ는 1단계(2014~2018년)에 8000억 원을 투자해 VIP 호텔 90실, 5성급 호텔 450실, 임대형 주거시설 220실 등 총760실 규모의 숙박시설과 다목적 컨벤션센터(6500㎡) 등을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짓기로 했다. 이중 외국인전용 카지노는 전체 연면적의 5% 이내(7700㎡)로 국내 외국인전용 카지노 가운데 최대 규모다.

LOCZ는 2단계 개발 시기(2017~2020년)에 약 9600억 원을 투자하고, 3단계(2020~2022년)에 약 48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지매매계약 불발로, 주민들 '에잇시티' 사태 재현 걱정

그러나 LOCZ가 내부 사정으로 인해 6월 18일로 예정된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서, LOCZ의 신용등급과 자본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토지매매 계약금은 약 102억 원으로 1단계 사업비의 1.25%에 불과한데 매매계약이 불발된 것이라, 영종도 주민들은 '에잇시티 사태' 재현을 걱정하고 있다.

영종도 주민 이아무개씨는 "미단시티에 물려 있는 인천도시공사의 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심폐소생술로 그치고, 결국 에잇시티처럼 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에잇시티 사태'는 사업비 317조 원으로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으로 불렸던 용유ㆍ무의지구 개발 사업이 신기루처럼 사라진 사건이다. 이 사업은 민선4기 때인 2007년 7월,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K-캠핀스키가 '용유ㆍ무의 개발 사업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작했다.

당시 시는 민간투자를 유치해 용유ㆍ무의지역을 세계 최대 복합리조트로 개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2009년 2월 시와 인천경제청, 캠핀스키는 용유ㆍ무의지구 24.4㎢(=약 738만 1000평)를 문화관광레저 복합도시로 개발하기 위한 특수목적법인 '용유무의프로젝트매니지먼트(=용유무의PMC주식회사, 훗날 (주)에잇시티)'를 설립했다.

그러나 (주)에잇시티는 투자유치는 물론 기초 사업비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사업이 진척되지 않자, 시는 지난해 1월 인천도시공사가 100억 원을 출자하고, 캠핀스키가 100억 원, 영국 SDC그룹이 100억 원, 한국투자증권이 200억 원을 내는 등, 4월까지 총500억원을 마련해 사업을 정상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역시 무산됐다.

결국 시는 지난해 8월 1일 (주)에잇시티로부터 개발 사업권을 빼앗았다. 그 뒤 시는 용유ㆍ무의지구 개발 사업 기본협약을 폐지한 뒤, 개발 방식을 전체 개발이 아닌 부분 개발로 전환했다. 개발 면적도 당초 계획의 12%로 축소했고, 사업비도 317조 원에서 1조 원 규모로 축소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LOCZ에 리포, 리포 자회사, 시저스 등 3개사가 참여하다 보니 내부 지분 정리 등의 작업이 아직 마무리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 MOA 연장 협약을 체결해 올해 연말 내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중 착공 예정이라 복합리조트 전체 일정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MOA 연장 합의서에는 'LOCZ가 올해 7월 중 매매대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100억 달러, 약 102억 원)을 미단시티개발(주)에 예치하고 12월 본계약이 체결되면 이를 계약금으로 사용하며, LOCZ 책임으로 본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매매대금의 5%(=약 51억 원)를 위약금으로 지불한다'는 조항이 추가될 예정이다.

영종포럼 

     

 ‘영종포럼’은 지난 6월 2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미단시티개발(주),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초청해 ‘영종도 카지노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포럼을 열었다.
▲ 영종포럼 ‘영종포럼’은 지난 6월 2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미단시티개발(주),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초청해 ‘영종도 카지노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포럼을 열었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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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산업에 대한 우려와 장밋빛 청사진에 대한 기대 공존

인천경제청과 인천도시공사는 미단시티에 카지노복합리조트가 조성되면 1단계 때 약 8000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효과가 발생하고, 운영단계인 2020년부터는 약 3만 5000명의 직간접 고용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카지노복합리조트 유치로 미단시티는 물론 주변지역 부동산경기가 살아나 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개발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아가 마이스 산업(MICE: 전시ㆍ컨벤션 산업)과 복합리조트를 연계해 해외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서비스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카지노 사전심사 통과 후 이같은 청사진이 제시되자, 영종도는 들썩였다. 카지노 사업이 지닌 '도박'이라는 그늘과 함께 복합리조트가 가져다줄 장밋빛 청사진에 대한 기대가 공존했다.

이에 '영종포럼'은 6월 23일 인천경제청과 미단시티개발(주),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초청해 '영종도 카지노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포럼을 열었다.

이승주 인천경제청 투자유치본부장은 이 포럼에서도 약 4500억 원의 세수증대 효과와 3만 5000명의 직간접 고용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단계 때 경제 효과는 1조 3000억 원에 달하고, 운영단계인 2020년에 들어서면 2조 7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또한, 복합리조트 운영으로 해외 관광객이 110만 명 이상 증가해 관광수입이 연 8900억 원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철현 미단시티개발(주) 차장은 "사전심사 통과 후 국내외 투자 문의가 늘고 있다. 영종도에는 인천국제공항이 있어 1시간 거리에 있는 인구 2억 5000만 명과 연결된다. 미단시티는 라스베이거스에 버금가는 휴양지가 될 것"이라며 "미단시티는 비지니스ㆍ호텔ㆍ주거ㆍ쇼핑ㆍ놀이ㆍ컨벤션으로 구성되는데 '쇼핑과 놀이' 분야를 우선 개발하고, 나중에 주거단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나아가 한류문화단지, 의료관광과 연계한 국제병원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천경실련은 도박 산업에 대한 우려와 함께 LOCZ 자본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최혜자 인천경실련 사무국장은 "현재 국내 외국인전용 카지노도 내국인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영종도에 들어서려는 카지노 자본 또한 내국인 개방을 요구했다. 도박 산업은 마약ㆍ매춘ㆍ폭력을 수반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카지노 출입 시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하는 나라는 베트남과 우리나라뿐인데 이는 '비차별 대우'로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위반에 해당해 투자자-국가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 사무국장은 또 "LOCZ는 중국계(화교) 인도네시아 부동산자본 리포와 미국 카지노 자본 시저스엔터테인먼트가 6대 4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과연 시저스그룹의 자본이 건전한지 의문이다. 자본력이 없는 상태에서 사전심사를 이용해 부동산 개발로 '먹튀(=먹고 튈)'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지난해 6월, 정부가 사전심사를 청구한 LOCZ에 부적합 판정을 내릴 때 가장 문제가 됐던 게 시저스 자본의 신용등급이다. 2013년 5월 국제 신용평가회사 S&P는 시저스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강등했다.

시저스가 받은 'CCC+'는 등급 22개 중에서 17번째로 '돈을 빌리면 갚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등급이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S&P, 무디스, 피치)에 공개된 시저스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은 '투자적격'이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최혜자 사무국장은 "지난해 사전심사 청구 부적합 결정 당시 LOCZ코리아의 신용등급은 '조건부 BBB'였다가 재청구 때 '무조건부 BBB-'로 개선됐다. 그러나 이는 평가기관이 다르다. 사전심사 부적합 결정 당시 신용평가는 국제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를 의무로 했으나, 이후 정부가 국내 신용평가기관으로 문턱을 낮췄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승주 투자유치본부장은 "LOCZ가 재무구조를 개선했기 때문에 국내 신용평가기관이 이를 토대로 평가한 것"이라고 한 뒤 "사전심사는 말 그대로 사전심사다. 이후 정부의 최종 허가 절차가 남아 있다. LOCZ가 약속대로 투자하지 않으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비차별 대우로 인한 투자자-국가 소송 역시 논외다. LOCZ가 사전심사를 청구할 때 국내 투자조건이 외국인전용 카지노라는 것을 알고 신청한 것이다. 때문에 이는 투자자-국가 소송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영종도 주민의 최대 관심사는 '일자리'

카지노 산업에 대한 우려와 장밋빛 청사진 속에 영종도 주민들이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분야는 '일자리'다.

영종도 주민 김아무개씨는 "카지노 들어오면 마치 대박 나는 줄 알고 장밋빛 청사진만 바라본다. 막연하게 대박을 기대할 게 아니라 카지노 산업이 우리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찬(노동당) 중구의회 의원은 "정선군에 카지노가 들어섰다. 카지노가 들어선 후 지역 주민들의 소득이 늘었나? 아니면 인구가 많이 유입했나? 그 지역 집값이 오르기라도 했나? 인천경제청이 막연한 청사진만 제시할 것이라 아니라 카지노 유치로 영종도 주민들이 어떤 혜택을 누릴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하면 각종 혜택을 받는다. LOCZ의 경우, 소득세와 법인세 5년간 100% 감면 이후 2년간 50% 감면, 취ㆍ등록세 15년간 100% 감면, 재산세 10년간 100% 감면 이후 3년간 50% 감면 혜택을 받는다.

영종도 토박이라고 밝힌 A씨는 "내가 살던 곳이 미단시티 옆 예단포다. 직간접고용이 3만 5000명이고, 직접고용이 2800명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우리가 일할 수 있는 일자리는 몇 개인가? 카지노리조트에 우리 일자리는 있냐? 주민들도 알아야 준비할 것 아니냐. 막연하게 몇 만개 몇 천개 일자리 이러지 말고, 카지노가 생기면 주민들에게 어떤 게 돌아오고, 어떤 일자리가 생기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승주 투자유치본부장은 "사업 초기단계라 데이터가 부족하다. 우리도 우선 (카지노를) 유치하는 데 바빴다. 앞으로 카지노복합리조트가 이 지역주민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어떻게 기능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마련해 제시하겠다. 나아가 취업박람회가 열릴 경우 우선 참가할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카지노#미단시티#인천경제자유구역#인천도시공사#영종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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