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과 영산강 등 4대강 사업이 진행된 현장에서 대량 번식이 확인된 큰빗이끼벌레가 새만금 방조제 지역에서도 발견됐다. 새만금호 해수유통을 포함한 개선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전북녹색연합은 지난 2일 "새만금 담수호(새만금호) 인근인 만경강 백구제수문 주변에서 큰빗이끼벌레 덩어리 수십여 개가 육안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만경강 백구제수문은 새만금호와 약 10Km 정도 떨어져 있다. 전북녹색연합은 6월 30일, 이 일대를 돌며 조사를 진행했다.
큰빗이끼벌레는 주로 수질이 나쁜 유속이 정체된 지역에서 발생하는 외래 태형동물이다. 전북녹색연합은 "4대강처럼 대형 보가 없는 만경강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발생한 것은 만경강 수질의 악화수준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현재 수질이 탁해 어느 정도 서식하는지 파악하기 어렵지만, 수질이 악화된 만경강 하류 일대에 확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새만금호로 유입되는 만경강의 수질은 백구제수문 일대에서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기준으로 6.6㎎/ℓ,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기준으로 16.1㎎/ℓ의 농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6급수 이하의 최악의 수질이라고 전북녹색연합은 설명했다.
전북녹색연합은 "새만금호는 아직 해수 유통을 하고 있어, 저층의 염분으로 큰빗이끼벌레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전면 담수화가 진행되면 수질악화는 물론 큰빗이끼벌레의 창궐이 예상된다"면서 "새만금호가 죽음의 호수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전북도와 정부의 전향적인 수질관리계획의 변경(새만금 해수유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라북도는 3일 해명자료를 통해 "큰빗이끼벌레는 수질오염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종은 아니다"면서 "백구제수문은 오랜 가뭄으로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수문이 닫혀 있는 상태로 운영되어 큰빗이끼벌레가 증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전북도청은 3일 현재 백구제수문을 개방했다고 밝혔다.
이어 만경강 하구 수질과 관련하여 "녹색연합이 제시한 수질은 가장 나쁜 1월과 2월이 포함한 5월까지의 평균수질이며, 3월부터는 점차 개선되는 추세로 현재 4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수질이 안 좋은 이유는 용담댐 방류량이 전년도에 비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COD 기준으로 만경강 하류 수질개선 대책 세워야" 한편, 전북녹색연합이 만경강 하류 지역이 6급수로 최악의 수질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에 대해 새만금 환경청 유역관리단 관계자는 "이 단체가 COD 기준으로 등급을 잡은 것 같다"면서 "하천은 기본적으로 BOD를 기준으로 잡고, 호수는 COD를 기준으로 잡는다. COD 기준 6급수지만, BOD 기준으로 4급수다"며 수질에 큰 문제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사무국장은 "백구제수문 바로 아래부터는 새만금호로 포함되어 수질 측정을 하는 곳은 COD를 기준으로 등급을 정한다"면서 "만경강과 새만금호는 연속선상에 있다고 보고 수질관리를 해야 한다. 백구제수문에서는 BOD로 측정하여 4등급이니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BOD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으로 높게 나올수록 유기물질이 많다는 것으로 오염도가 높다는 것을 말한다. 5일간 산소를 투입하여 정화되는 상태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측정한다. COD는 화학적 산소요구량으로 물에 산화제를 투입하여 유기물질로 인한 오염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인공 합성 유기물질의 오염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
4대강 사업이 한창인 지난 2012년 7월께 환경부는 4대강 유역 BOD 기준 수질이 좋아졌다고 자평하여 환경단체들에게 따가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환경단체들은 "COD 기준으로 볼 때, 수질이 더 악화됐다"면서 BOD 중심의 수질평가와 정책의 한계를 짚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