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구시립극단과 민간극단이 함께 펼치는 연극퍼레이드 소극장 페스티벌이 대구문화예술회관 소극장 비슬홀에서 열렸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당초 열릴 예정이던 5월 행사가 연기되어 오늘에서야 공연을 열린 것.
첫 포문은 창작이미지극인 '돈 크라이 베베'란 작품이 무대에 올려졌다. 마치 캣츠를 연상하듯 배우들의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분장 그리고 연기의 모습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이번 연극에는 새내기 배우부터 중년배우에 이르는 배우들의 출연과 함께 대구 연극 1.5세대라고 할 수 있는 원로배우 김현규, 채치민, 홍문종씨가 함께 한다.
'돈 크라이 베베(공연제작 엑터스토리 대표 황원규)'를 연출한 양지웅씨는 연출의 변에 "무대 위에 처절한 참사의 추억을 불러 들여 어릿광대들의 놀이로 구현하는 악몽이다. 또한 타협하고 살아가는 내 자신에게 던지는 각성의 외침이다. 만약 당신이 당신 자신도 모르게 삶과 타협해 그들 시체 위로 걸어가고 있다고 여겨진다면 정녕 그 악몽으로부터 깨어나길 바란다"고 말한다.
마치 넌버벌퍼포먼스를 벌이듯 펼쳐진 광대들의 몸짓이며 놀이였지만 그 속에는 세월호에 대한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연극이었다.
양지웅(부산극단 미지씨어터,상임연출) 씨는 "우리가 의도했건 안했건 대구참사(가스폭발, 지하철참사), 세월호 참사 속에 유가족들은 잊고 못사는데 남은 사람들은 잊고 산다"고 지적하면서 "결코 잊지 못할 일인데 잊고 살다가 잊고 사는 걸 알았을 때 부끄러워지고 그 망각이 얼마나 부끄러워지는가에 대한 각성의 기회로 삼고자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에도 이런 페스티벌이 있는데 민간극단과 시립극단이 함께 작품을 만들어간다는 것이 고무적인 것 같고, 후배 배우들이 원로배우들과 함께 공연을 만든다는 것이 놀랍다"고 칭찬했다.
이번 소극장 페스티벌(총감독 이국희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에는 민간극단 엑터스토리, 극단 고도, 극단 예전이 동참한다.
소극장 페스티벌에 총기획을 맡은 이완기(대구시립극단)씨는 "대구시립극단은 10년 전부터 이와 비슷한 창작초연, 여성열전(여성 연출가), 명불열전(단원열전) 등으로 작품을 발표했었다"고 설명하면서 "시립극단과 민간극단이 함께 작품을 공유하고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이 배우로서도 행복하고 관객들에게도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는 분장열전, 미술열전, 설치열전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구상해 일반 시민들에게 소극장 페스티벌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돈 크라이 베베'에서 아버지이자 노인 역을 맡았던 원로 연극인 홍문종 배우는 "후배들하고 호흡을 하니깐 제 자신도 젊어지는 것 같고 에너지도 쏟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젊은이들과의 합동공연은 바람직하고 선. 후배간의 이런 공연은 많이 이뤄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새내기 배우 김예솔(대구시립극단 인턴단원)씨는 "오늘은 음향과 조연출을 담당했는데 선배 배우들의 모습을 보면서 연륜이 많은 배우들의 행동과 연기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새내기 배우 도경서(대구시립극단 인턴단원)씨도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큰데 선배들의 연기를 보면서 연기도 배우고 역량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언급하면서 "공간이 한정되어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소극장의 매력인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소극장 페스티벌의 두 번째 공연은 창작극 개판(7.7 - 8, 8시), 연극 쎈 선착장(7.10 - 11, 8시)의 작품이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 오른다. 이번 작품에는 공연사진 이경윤, 안무 이수연, 조안무 강소정, 영상기록 안재연, 이헌배, 영상제작 김성만씨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