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지역별 전략공천을 감행해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광주 광산을 선거구에 출마한 기동민 전 서울정무부시장과 천정배 전 법무장관의 거취가 관심이 되고 있다.
지난 3일 새정치연합은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기동민 전 부시장을 서울 동작을 후보로 전략공천하고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이날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결정은 '돌려막기 공천' '표적 배제'라는 비난과 반발을 사고 있다.
'동작을 전략공천' 기동민의 선택은?...'수용이냐 불출마냐' 장고 중
서울 동작을 전략공천 후보로 결정된 기동민 전 부시장은 아직 광주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거취를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공천한 지 나흘째인 6일 오후 현재까지 '동작을 출마냐', '재보선 불출마냐'를 두고 고민에 빠져 있는 셈.
6일 오전 기 전 부시장 측 한 관계자는 "광주에 출마해 선거운동을 하던 기 전 부시장에게 갑자기 서울로 올라 가라고 공천한 것은 당황스러운 일"이라며 "어떻게 이런 공천을 했는지 모르겠다, 아직은 입장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동작을 출마냐 아니면 재보선 출마를 접을 것인지, 의견을 더 나눌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 전 부시장은 원칙을 지킬 것인지, 현실에 따를 것인지를 두고 심사숙고 중이다.
그는 "광주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고 선거사무소 개소식도 한 마당에 동작을에 출마하는 것이 자신의 소신에 맞는 것이냐는 고민에 빠진 게다. 그렇다고 당장 당의 결정을 거부하기도 쉽지 않다.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작을 전략공천을 거부할 경우, 전략공천 지역구로 결정된 광주 출마를 고집할 수도 없다.
전략공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과의 인간적인 관계, 당내 반발 기류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허 위원장과 기 전 부시장은 20년지기로, 경우에 따라서는 옛 동지들끼리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기 전 부시장 측 관계자는 "솔직히 허 위원장과 인간적인 관계도 고민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오늘(6일) 오후까지는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결국 동작을 출마로 결정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높은 가운데, 기 전 부시장의 결정에 따라 새정치연합의 공천과 선거전략 구도가 틀어질 수도 있다.
'광주 고수' 천정배, 무소속 출마?... 전략공천 후보에 달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동작을 전략공천과 함께 애초 경선 지역구로 공식 발표까지 한 광주 광산을을 전략공천 지역구로 결정했다. 천정배 전 장관의 '경선 배제'를 위한 조치다. 광주 공천배제를 결정한 새정치연합 안팎에서 천 전 장관의 수원정 전략공천설이 거론되고 있지만, 당사자는 '광주 출마'를 고수하고 있다.
5일 천 전 장관 선거대책본부는 논평을 내고 "호남의 개혁정치를 복원해 강한 야당을 재건하기 위해 광산을 선거에 출마했다"며 "끝까지 광주를 지키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특히 안현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출마지역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당선 가능성은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았다"며 "지도부로부터 전략공천과 관련 어떠한 제안도 받은 적이 없으며, 설사 다른 지역에 전략공천이 된다고 하더라도 전혀 응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다른 지역구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것이다.
안 대변인은 6일 "아직 광주에 누구를 전략공천할지 결정되지 않아 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당의 결정에 따라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광주 광산을 전략공천 후보로 어떤 인물을 내세우느냐에 따라 무소속으로도 출마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것이다.
이에 따라 천 전 장관 측은 지도부의 공천에 대한 비판 여론 등을 예의주시하며 호의적인 여론 형성에 나서고 있다. 애초 천 전 장관의 출마에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지만, 대안도 없이 공천배제만 결정한 새정치연합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개혁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민주당 정풍운동 등 정치개혁을 주도해 왔던 중진에게 너무 모질다는 동정론도 있다.
새정치연합, 광산을 후보 '미정'이나 3명 놓고 탐색전...'천정배와 대결 모드'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6일 정오 7·30 재보선 공천 관련 최고위원회 결과를 발표했지만, 광주 광산을 후보는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새정치연합은 천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 두고, '제3의 인물' 3명을 대상으로 후보군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 전 장관과 대결해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찾고 있다는 얘기다. 후보군의 한 명으로 거론됐던 박광온 대변인은 여기서 제외됐다.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과장, 광주지역 강아무개씨 등 3명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동민 전 부시장의 고심 결과와 새정치연합의 광산을 전략공천 결과, 천정배 전 장관이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6일에도 천 전 장관 공천배제에 반대하는 논평이 잇따랐다. 문익주 전 전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등 전남지역 시민사회 원로 12명은 성명을 내고 "오직 천 전 장관 배제를 위한, 배제에 의한, 배제의 전략공천일 뿐이다"라며 "그것도 민주주의의 심장인 광주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모욕적인 일이다"라고 철회를 요구했다.
경기도의원 27명·새정치연합 대구시당 전·현직 당직자 10명도 "광주정치, 호남정치, 기득권정치를 개혁하겠다는 천정배 후보의 의지를 정치적 거래로 막으려는 시도는 즉시 중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