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한 대학의 대학원에 재학하고 있는 여성 유학생 2명이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하는 등 인권유린을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2012년 한국에 유학 와서 현재 대학원 3학기째 다니고 있는 여학생 A(30)·B(28)씨는 9일 경남이주민센터에서 이철승 소장·박미혜 변호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 해당 대학 본부 측은 해당 교수를 검찰에 고발했는데, 해당 교수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국 유학생 경험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A·B씨는 이날 회견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결심했을 때 선진 교육에 대한 희망과 꿈을 가지고 유학을 왔다"며 "그런데 한국에서 유학생 경험은 매우 실망스러웠고, 중국 대학에서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하고 경험할 수도 없는 일을 한국의 대학 대학원에서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교수로부터 선물과 향응 제공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 2학기 개강 회식 뒤 노래방에서 교수로부터 "선물을 사오지 않으면 교수를 존경할 줄 모르는 것이다"거나 "중국 갔다 오면서 자발적으로 선물 사온 게 뭐가 있느냐, 그렇게 하면 졸업시험 통과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
또 B씨는 지난해 12월 종강 회식 때 교수로부터 "이번에 중국에 다녀올 때 고향 술을 사 와"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교수가 그의 부인이 경영하는 가게에서 재료를 구입하도록 했다거나, 원하지도 않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또 B씨는 올해 3월 6일 개강회식 뒤 노래방에서 교수가 자신의 어깨에 팔을 올리고 얼굴을 돌려 보면서 이야기하게 하고 손을 당기면서 얼굴을 숙여 손에 입을 맞추었다고, A씨는 교수가 자신의 허벅지에 손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여학생들은 당시 상황과 관련해 "손에 입을 맞추었을 때 정말 깜짝 놀랐고, 정말 손을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나빴다"거나 "허벅지에 손을 올리자 깜짝 놀라 다리를 올려 손을 내리게 하였고, 그때 기분이 더러웠다"고 말했다.
교수 부인 가게의 아르바이트에 대해, 이들은 "아르바이트 비용을 받기는 했지만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가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저희가 겪은 이런 부당한 대우를 다른 학생들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 나서게 되었다"며 "지금은 후배들한테 한국으로 유학 오지 말라 하고 싶고,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학생들은 기자회견하는 동안 울먹이기도 했다.
유학생 3명은 지난 4월 학과장한테 진정서를 냈고, 대학본부 측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벌였으며, 대학본부 측은 최근 창원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이철승 소장은 "남성의 입장에서 그런 정도는 괜찮지 않느냐는 생각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성추행은 어떤 상황에서도 허용되어서는 안되고, 아르바이트와 술 강요는 문화의 차이로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미혜 변호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목격자 일부의 진술서를 받아 놓았고, 대학본부에서 고발했다고 하지만 다음 주 중에 해당 유학생들이 직접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학본부 관계자는 "지난 4월 진정서 접수 뒤 진상조사를 벌여 왔고, 서로 주장이 엇갈려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진정서 접수 뒤 대면조사를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비공개로 서면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대학본부에 따르면, 해당 교수는 성추행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아르바이트에 대해 "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