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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대구 중심지 대구백화점 민주광장 앞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자녀를 잃은 학부모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민들을 향해 '서명 좀 해주세요'라며 외치고 있었다.

최근 지역 시민단체들은 순번을 정해 매일 시내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와 책임자 처벌을 위한 서명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매일 저녁 천만인 서명을 이루기 위해 대구백화점 앞에서 시민단체와 함께 서명활동을 벌이고 있다.
▲ 세월호 참사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나선 시민들 대구에서는 매일 저녁 천만인 서명을 이루기 위해 대구백화점 앞에서 시민단체와 함께 서명활동을 벌이고 있다.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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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인 서명활동 촉구에 나선 2학년 3반 학부모들은 열심히 거리에서 서명독려에 나서거나 자녀들의 사진이 담긴 피켓을 들고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호소했다.

그 중에 몇몇 학부모들은 거리에서 활동하는 학부모의 모습을 찍어 기록을 남기느라 분주했고, 2학년 3반을 의미하는 '3'이란 숫자가 적힌 검은 티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서명활동 지원 차 대구에 들린 학부모들 중에는 최근 조원진 의원과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유족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바로 2학년 3반 담임 김초원 교사(26세)의 부모인 김성욱(56세)씨였으며, 현장에서 서명활동에 동참하고 있었다.

김성욱씨는 "우리 아이가 그 일을 당한 날이 바로 생일날이었다"고 눈시울을 적시면서 "저도 유족이지만 선뜻  나서지 못한 것은 우리 아이가 담임인 반에 귀한 생명들을 잘 인도하지 못한 것이 미안할 따름이다"고 자책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중 한분이 피켓을 들고 서명을 촉구하고 있다.
▲ 2학년 3반 학부모 중의 한 분이 열심히 서명을 호소하고 있는 광경. 세월호 참사 유가족 중 한분이 피켓을 들고 서명을 촉구하고 있다.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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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슬픈 숫자 3이란 단어 속에는 담임 김초원 선생을 필두로 아이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 3반 학부모가 피켓을 들고 서명을 호소하고 있다. 가장 슬픈 숫자 3이란 단어 속에는 담임 김초원 선생을 필두로 아이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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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억누를 수 없는 슬픔 속에서도 그렇게 자녀의 주검도 뒤로 한 채 현장에서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열심히 피켓을 들고 서있거나 다른 학부모에게 물을 건내면서 위로의 손길을 보내고 있었다.

그의 자녀는 올해 임용된 초임교사로 공주사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인재이기도하다. 사고가 난 날에도 담임에게 전화가 많이 가는 바람에 우리 아이와는 통화도 하지 못했고, 5층에 있었는데 배가 뒤집혀서 아이들 돌보느라 살아나오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천만 서명이 이뤄진다면 대통령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고 언급하면서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도록 특검에 의한 특별법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일축했다.

현장에서 서명 홍보에 나섰던 3반 최윤민 학생의 학부모 는"대구 젊은 엄마들이 만 명의 서명을 받아 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진상규명을 사실대로 하면 되는데 왜곡하고 있고 자료도 삭제하고 있다, 왜 감추려하고 있고 잘못한 사람은 없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국정조사 기간에도 저희 유가족들이 쫓아가서 찾아내고 밝혀내야만 발표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료가 없어지고 사라지고 감추려하기에만 급급했다"고 항의하면서 "저희 유가족도 국민인데 국민들이 낸 세금 갖고 일(국회의원)을 하면서도 국민들을 위해서 일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시민들을 대상으로 천만인 서명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구백화점 현장의 모습.
▲ 천만서명에 동참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대구 시민들을 대상으로 천만인 서명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구백화점 현장의 모습.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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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대다수는 직장을 포기하고 전국을 돌며 천만명 서명을 하기 위해 전국을 버스투어로 2박 3일씩 부산, 팽목항을 오가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80여일이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11명(학생 5명, 교사 2명, 일반인 3명, 승무원 1명)의 실종자는 찾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와 함께 '4·16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촛불(12일 오후 7시 청계광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태그:#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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