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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열린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 후보자 2차 TV토론회에 참석한 김무성, 서청원 후보.
▲ 2차 TV토론 참석한 김무성-서청원 후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열린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 후보자 2차 TV토론회에 참석한 김무성, 서청원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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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서청원·김무성 의원의 당권 경쟁이 위태롭게 진행되고 있다. 차기 지도부를 뽑는 7.14 전당대회까지는 나흘 남았다. 두 의원은 10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 후보자 2차 TV토론회'에서도 '대권 포기' 여부를 두고 날카롭게 부딪혔다.

서 의원은 토론회에서 "이번 당대표는 다음 대권후보를 길러내야 한다, 미래에 욕심이 있는 사람이 당대표가 되면 (향후 대선 때) 불공선 경선에 휩싸인다고 본다"라며 김 의원을 압박했다. 그는 지난 9일 열린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도 "김무성 의원이 대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면 자신도 중대결심을 하겠다"면서 대권 포기 선언을 종용한 바 있다.

이에 김 의원은 "어제 수천 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말한데 이어 오늘 이 자리에서도 (같은 문제를 제기한다)"라며 "먼저 중대결단이 무엇인지 말을 해야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맞섰다.

그러나 서 의원은 "제가 먼저 제기했던 대권포기 입장을 확실히 하기 전엔 (내 중대결심을) 말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말이 안 된다"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이번 전당대회를 대권을 위해 나온 사람과 당권을 위해 나온 사람 간 싸움으로 보고 있다"라는 서 의원의 주장에는 "그건 혼자 주장이다"고 맞받았다.

두 사람의 날선 신경전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김 의원은 2010년 세종시 수정안 당시 입장에 대해 해명했다. 서 의원이 전날 합동연설회에서 "세종시를 박 대통령이 약속해서 하자고 했는데 반대한 의원이 김무성"이라고 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그는 "(서 의원이) 나를 신뢰없는 사람으로 말하셨다, 내용을 잘못 알고 말하신 것"이라며 "저는 세종시를 반대한 적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서 의원은 "김무성 당시 원내대표가 세종시 수정안을 냈는데 원안과 완전히 다른 것이어서 부결됐다"라며 "그러니까 이것은 반대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서 의원이) 계속해서 잘못된 사실로 왜곡해서 말하고 있다"라며 "저는 당시 원내대표가 아니었고 평의원 시절에 수정안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회의원이 자기 소신에 맞게 애국심에 불타서 그런 내용의 기자회견을 했다고 해서 신뢰 없는 의원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열린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 후보자 2차 TV토론회에서 김무성, 서청원 후보가 악수를 하고 있다.
▲ 악수하는 김무성-서청원 후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열린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 후보자 2차 TV토론회에서 김무성, 서청원 후보가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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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권주자 부각시켜 친박 불안심리 자극... 역전 위한 마지막 승부수?

'대권 포기 선언'이나 '세종시 수정안' 문제 모두 박근혜 대통령과 연관된 이슈다. 서 의원이 '김무성 당대표 체제'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불안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김 의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서 의원이 전당대회를 나흘 앞두고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서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친박계 의원과 당협위원장 등 60여 명과 함께 한 조찬을 하며 '김무성 불가론'을 폈다. 이 자리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도 함께 했다. 이 자리의 주제도 '대권 포기 선언'이었다.

서 의원 측은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집권 2년차에 대권에 욕심이 있는 사람이 당대표를 맡는다면 정권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라고 전했다.

또 "이 모임은 어제 저녁 수도권에 기반을 둔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에게 급하게 연락해 마련된 것"이라며 "선약 일정 때문에 참석은 못하지만 의견을 함께 하겠다는 당협위원장도 40여 명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즉 100여 명의 당협위원장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고 '세'를 과시한 것이다. 

서 의원은 토론회 직후 따로 국회에서 기자회견도 열었다. 그는 "선택은 단순해졌다, 위기의 대한민국, 엄중한 이 시기에 사심없이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고 정권재창출을 이룰 당대표인가, 아니면 대권의 디딤돌로 삼기 위해 당권에 도전하는 후보를 당대표로 선택할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권 포기 선언 요구는) 아끼는 후배인 김무성 후보를 위하고 나라와 당을 위한 길을 제시한 것"이라며 "대권에 뜻을 둔 사람이 당권을 잡으면 자기 정치를 위해 대통령과 대립하고 당과 나라를 어려움에 빠뜨릴 수 있게 된다, 웬만한 국정운영이 불가능해지고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은 피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끝까지 대권포기를 답변하지 않는 이상, '차기 당대표'는 자신이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서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실패는 국가대개조의 국민적 여망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일이며 새누리당의 정권재창출을 불가능하게 한다"라며 "제가 사심없이 정권재창출의 기반을 든든하게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서 의원은 김 의원의 대권 포기 선언에 따라 밝힐 자신의 '중대결단'의 내용에 대해서는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 후보자 2차 TV토론회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열렸다. 왼쪽부터 김무성, 김태호, 김영우, 김상민, 김을동, 서청원, 홍문종, 이인제, 박창달 후보.
▲ 새누리당 전당대회 후보자 2차 TV토론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 후보자 2차 TV토론회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열렸다. 왼쪽부터 김무성, 김태호, 김영우, 김상민, 김을동, 서청원, 홍문종, 이인제, 박창달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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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글부글' 김무성 측 "중대결단 안 밝히고 일방적으로 포기 요구해"

김 의원 측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전날 합동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 "서 후보가 저를 대권주자로 띄워 주셔서 감사하지만 아직 전혀 (대권에) 생각이 없다"면서 "돌발적으로 질문한 것에 대해 대답하면 말려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의 요구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그는 이날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본인이 중대한 결단을 한다고 했는데 무엇인지 말하셔야 한다"라며 "그런 말씀 없이 일방적으로 포기하라, 선언하라 그러는 건 옳지 못하다"라고 비판했다.

또 "(서 의원은) 자기만 신뢰있는 후보고 다른 후보들은 다 신뢰없는 사람들로 규정을 했는데 이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동안 해온대로 전당대회 규칙을 지키고 어떤 네거티브에도 응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서 의원이 이날 조찬회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치를 요구했다.

허숭 캠프 대변인은 "(서 의원 측 조찬회동은) 현역 국회의원이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당헌당규 제 34조 4호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당 선관위 규칙상 금지되는 행위로 예시되는 ▲ 후보자 지지선언 ▲ 후보자 세과시 행사 참여에도 모두 해당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서청원 후보 측은 이 외에도 일부 관변단체의 서청원 지지선언까지 유도하고 있다"라며 "선거 막판에 마음이 급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 이렇게 규칙을 어기고 막무가내식 행태를 보이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허 대변인은 마지막으로 "당 선관위 규칙위반 행위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한다"라며 "서 후보 측은 줄세우기, 세 과시 등 위법과 구태의 전형을 보이며, 화합의 장이어야 할 전당대회를 혼탁하게 만드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태그:#서청원, #김무성, #7.14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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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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