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용기 예비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순 예비후보가 10일 7.30대전 대덕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로 등록해 세 번째 대결을 펼치게 됐다.
정용기 후보는 10일 오전 대전 대덕구선거관위원회에 후보로 등록했다. 이 자리에서 정 후보는 "8년 동안 구청장을 했기 때문에 대덕구의 구석구석까지 가장 잘 알고 있고, 구민여러분의 맺힌 답답함도 함께 공감했다"며 "이제 국회의원이 되어 구청장으로서 해결하지 못한 대덕구의 현안을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1962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났으며 대전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상근보좌역과 한나라당 대덕구 지구당 위원장을 지낸 뒤 2006년 지방선거에서 대덕구청장에 당선됐고, 2010년에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6.4지방선거를 앞두고는 3선 도전을 포기하고 대전시장에 도전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뒤 새누리당 박성효 대전시장후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었다.
이번 7.30보궐선거를 앞두고는 김근식 새누리당 수석대변인과 김혜승 한남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원, 서준원 여의도연구원 이사 등과 공천경쟁을 벌였으나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면서 공천을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순 후보도 이날 오후 대덕구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는 이 자리에서 "무능과 불통, 그리고 독선의 박근혜 정부를 7.30선거에서 주민들이 반드시 심판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낙후된 대덕구의 발전을 위해 겸손한 열정으로 최선을 다 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1964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으며, 대전 대신고와 충남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충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그는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정책실 신행정수도건설기획단 자문위원, 청와대 홍보수석실 및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 국립 충남대병원 상임감사 등을 역임했고, 민주통합당 대덕구지역위원장과 중앙당 부대변인도 맡았었다.
2006년과 2010년 대덕구청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모두 낙선했고, 2012년 총선에서는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으나 당의 '야권연대 방침'에 따라 출마를 접어야했다. 또한 지난 6.4지방선거에서는 세 번째 대덕구청장에 도전해 383표 차이로 낙선했다.
이번 7.30보궐선거를 앞두고는 김창수 전 국회의원과 송용호 전 충남대총장, 송행수 변호사 등과 펼친 선거인단 선호투표제 경선에서 승리하며 공천장을 받았다.
정용기-박영순 두 후보의 대결은 이번이 세 번째다. 정 후보가 지난 2006년과 2010년 두 번의 구청장에 당선될 당시 박 후보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아깝게 패배했다.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정용기 후보와 열린우리당 박영순 후보, 국민중심당 송인진 후보, 무소속 김창수 후보 등 4명의 후보가 경쟁을 벌여 정 후보가 당선됐다. 정 후보는 당시 38.74%의 득표율로 당선됐고, 박 후보는 22.3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는 열린우리당 소속의 현역구청장이었던 김창수 후보가 공천에서 배재된 것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 출마를 한 상태여서 사실상 지지표가 분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김창수 후보는 19.01%의 득표율을 기록, 박 후보와 김 후보의 지지율의 합하면 정 후보를 앞선다.
4년이 지난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이들은 다시 맞붙었다. 현역 구청장이었던 한나라당 정용기 후보는 33.75%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고, 박영순 후보는 29.51%로 3위를 기록했다. 2위는 자유선진당 최충규 후보로 31.92%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국민중심연합 오노균 후보가 3.26%, 무소속 박응용 후보가 1.55%를 기록했다.
비록 정 후보가 다시 구청장에 당선됐지만 3위인 박 후보와의 지지율 차이는 불과 4.24%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두 후보가 세 번째 대결을 펼치게 되는 이번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두 후보의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그 동안에는 두 후보 간의 경쟁과 별도로 제3당이라 할 수 있는 지역정당 후보가 출마했었고, 무소속 후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3당 후보도, 무소속 후보도 없는 상태에서 진정할 맞대결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각 후보의 승리에 대한 자신감도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정 후보는 두 번의 구청장 역임으로 높은 인지도는 물론, 막강한 조직력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과 구청장 등 모든 단체장을 야당에 넘겨줬음에도 대덕구만 새누리당이 승리했다는 것도 자신감을 갖게 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지난 두 번의 대결에서 박 후보를 이겼던 경험도 그 자신감을 더하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반면 박 후보는 이번 만큼은 결코 패할 수 없다는 각오다. 비록 두 번의 대결에서는 패했지만 이번 선거는 구도자체가 예전과 다르다는 분석이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나타났듯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이 큰 상태이고, 대덕구 소외론 등 전직 구청장에 대한 구민들의 심판이 이번 선거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6.4선거를 통해 올려놓은 인지도와 조직력이 아직 건재하다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투표에 얼마나 많은 지지층이 참여하는 가이다. 이미 두 후보는 대덕 주민들에게 알려질 대로 알려진 인물들이다. 따라서 두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층이 얼마나 결집하고, 또 투표장으로 나올 것인가에 두 후보의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