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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를 따라 순례를 하고 있는 탈핵 희망 도보 순례단 부산 고리에서 출발한 순례단은 주요 국도를 이용해 삼랑진, 밀양, 대구, 왜관, 구미, 김천으로 걸었다.
국도를 따라 순례를 하고 있는 탈핵 희망 도보 순례단부산 고리에서 출발한 순례단은 주요 국도를 이용해 삼랑진, 밀양, 대구, 왜관, 구미, 김천으로 걸었다. ⓒ 김광철

지난 6월 30일 부산 고리 핵발전소에서 출발한 탈핵희망 도보 순례단(단장: 성원기 강원대 전자공학과 교수)이 지난 15일 김천 평화의 성당에서 102일 동안의 대장정을 마쳤다. 순례단은 잠시 휴지기를 가진 뒤 8월 7일부터 다시 순례길에 오른다. 최종 목적지는 8월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이다.

순례단은 지난해 6월 6일부터 올해 3월 1일까지 86일 동안 1,609.1km 거리를 행진했었다. 부산 고리 핵발전소를 출발해 강원도 삼척, 서울 광화문, 전라남도 영광 등을 거쳐 다시 부산 고리 핵발전소로 돌아오는 순회 코스였다.

지난 11일에는 성원기 단장, 예수회 조현철 신부, 대구의 생태운동가인 박화섭, 김승희씨 등 순례단은 경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인 월성1호기와 고리1호기의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또 삼척, 영덕 등의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성 단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나라의 핵발전소들은 경북과 부산 등 남동해안 지역에 밀집돼 있다. 이 지역은 수도권에 이어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고리와 월성 핵발전소가 있는 지역 30km 반경 안에는 4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다. 불의의 사고가 나는 날에는 그 많은 인구가 한꺼번에 피난할 수도 없고, 피난할 곳도 마땅치 않기 때문에 그대로 방사능에 노출된다. 세월호 참사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국가적 재난이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는 마피아 척결 등 사회적 분위기가 고조된 지금 시점에서 핵마피아들의 요구대로 국가에너지 기본 계획이 끌려가서는 안 된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핵사고 방지 및 안전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조속한 핵발전에서 벗어나는 것이 확실한 대안임을 명심하고 국민의 의견을 모아 탈핵의 길로 나가야 한다." 

낙동강을 건너기 직전에 찍은 낙동강 철교에서의 기념 사진 지난 13일 오전 왜관성당에서 출발해 구미로 가던 중 낙동강 철교에서.
낙동강을 건너기 직전에 찍은 낙동강 철교에서의 기념 사진지난 13일 오전 왜관성당에서 출발해 구미로 가던 중 낙동강 철교에서. ⓒ 김광철

한편 도보순례 100일차였던 10일, 대구에 도착한 순례단은 시민과 만나 탈핵 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핵발전을 통해 전체 전력의 30% 정도를 충당하고 있는데, 전기 절약과 재생에너지의 개발로 에너지수급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홍보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산업용 전기 요금을 대폭 인상하고, 가정용 전기 요금도 현실화해 국민 스스로 절전을 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다. 또한, 전기밥솥 등 전열기의 사용을 자제하고, 플러그를 뽑아 대기전력을 차단하는 방법도 있다. 과도한 냉난방을 자제하고, 백열등이나 형광등을 LED등으로 교체한다면 가정에서도 절반 가까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고 알렸다. 그런 노력과 함께 태양광, 풍력, 수력, 바이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기를 생산한다면 얼마든지 핵발전을 통하여 생산되는 전력을 대체할 수 있다.

이어 성 단장은 도보순례 100일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구미시에서 맞이해 감회가 남다르다고 밝히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핵발전을 시작한 대통령이니, 그의 딸 박근혜 대통령은 위험한 핵발전을 멈추게 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핵발전소 확대에 초점이 맞춰진 정부의 제2차 국가에너지 기본 계획의 기조를 탈핵으로 바꾸라고 주문한 것이다.

100일째 날에는 서강대학교 대학원생 윤호산씨를 비롯해 대구, 원주, 동해, 밀양, 울산, 포항 등에서 시민과 학생들이 함께했다. 또 서울에서 내려온 김광철 초록교육연대 공동대표, 이원영 수원대 교수도 같이 걸었다. 순례길에서 단원들은 '탈핵만이 희망이다'라는 홍보물을 시민에게 나눠 주거나, 길에서 에너지 정책에 대한 즉석 토론회를 여는 등 여러 홍보활동을 이어갔다.


#삼척#영덕#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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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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