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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피해자·희생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15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350만명의 국민서명을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전달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세월호 유가족, 정의화 의장에 서명지 전달 세월호 참사 피해자·희생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15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350만명의 국민서명을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전달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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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님이 세월호 유가족의 선장이 되어주십시오."

세월호 사고 피해유족의 대표인 김병권 위원장이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고개를 숙이며 부탁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은 15일 낮 1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을 찾아 정 의장에게 '4·16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민 350만 1266명의 서명을 전달했다. 천만인 서명 중 1차 수합분이다.

앞서 1시간 30분가량 여의도 광장에서부터 행진을 한 유족들은 11시 55분께 국회 본관 2층에 도착했다. 이어 김병권 가족대책위 위원장(고 김빛나라 양 아버지)과 김형기 수석부위원장(고 김해화 양 아버지) 등 세월호 사고 희생자 유가족 대표 6명이 서명지를 들고 국회의장실을 찾아 약 30분간 면담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김현미·부좌현·박범계 의원과 정의당 정진후 의원 등도 동석했다.

면담에서 유가족들은 국회의장에게 유족들의 의견을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반영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김병권 위원장은 "세월호 특별법에 관해 여야 조율이 잘 안 되고 있다"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은 대한민국을 안전사회로 만드는 출발점이다, 유가족의 (세월호특별법) TF 참여와 특별사법경찰관제 등을 통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족들 눈물 "새누리당 특별법안에 진상규명 없어" 

세월호 참사 피해자·희생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을 방문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350만명의 국민서명을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전달한 뒤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정의화 의장 만난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참사 피해자·희생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을 방문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350만명의 국민서명을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전달한 뒤 간담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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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장은 "아픈 마음에서도 서명을 받으시느라 노고가 많았다,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 법조문이 여야가 합의한 내일(16일)까지 다 완성되진 않더라도, 중요한 것들은 합의되게 하겠다"면서 "유족들의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아도,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만드는 것이니"라며 양해를 부탁했다.

정 의장은 오는 17일 예정된 제헌절 행사 연설 때 세월호 참사 관련 추모공원 건립에 관해 언급할 예정이다. 그는 "추모공원(을 만들고) 거기 국민들이 가서 생명의 고귀함을 느낄 수 있는 성지로 만들어야 한다"며 "그래야 고인들의 영령을 달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들이) 단식을 한다던데 건강을 잘 유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차분히 얘기를 듣던 유족 중 양옥자 어머니가 결국 눈물을 흘렸다. 김 위원장은 "진도 팽목항부터 안산, 청와대를 거쳐 여기까지 오면서 정말 (정치인들이) 국민을 무시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고 느꼈다"며 "계속 믿고 기다린 유족들이 결국 단식을 하게 만든 것은 국회와 정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기 부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발의한 특별법안에는 진상규명이 없다"며 의장이 직접 나서 여야를 중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정 의장은 "저도 27세 때 장인어른이 돌아가시는 비슷한 일을 겪어 아픔을 알고 있다"며 "여야가 낸 법안 비교표를 봤다, 그러나 여야 대표가 16일까지 하겠다고 약속했으니 가능하면 지켜봐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단식 같은 부분도 국회법으로는 맞지 않는 것이지만, 세월호라는 특수상황 때문에 배려를 하고 있다고 이해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노란색 서명 상자들로 수놓인 광장... "특별법 제정, 오는 24일이 골든타임"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광장에 놓인 4.16참사특별법 제정천만서명서가 담긴 상자들 사이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이 걸어 나오고 있다.
▲ 시민이 모은 마음 사이 걷는 유가족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광장에 놓인 4.16참사특별법 제정천만서명서가 담긴 상자들 사이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이 걸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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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들은 서명 전달에 앞선 오전 10시 30분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4·16 특별법 제정 국민서명 전달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세월호 참사를 겪은 학생들의 가족 300여 명, 시민 1200여 명 등 총 1500여 명이 참가했다. 서명지가 담긴 노란 상자로 광장은 노란빛으로 수놓아졌다.

무대에 선 김은진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서명위원장은 지난 4월 6일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시작된 서명운동 경과를 설명했다. 이달 초인 2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천만 서명운동 세월호 가족버스' 등을 포함해 다양한 서명운동이 전개됐다. 두 달간 국민 서명을 받은 결과 총 350만 1266명(7월 14일 기준)의 서명이 모였다. 

김 위원장은 특히 "입법에도 골든타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발생 100일째인 오는 24일 전에 제대로 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한상철 가족대책위 서명총괄대표(고 한정묵 군 아버지)는 "세상의 어떤 부모가 자기 자식이 죽은 이유를 모를 수 있느냐"며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4.16특별법 제정 촉구에 나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출발해 국회로 행진을 하고 있다. 이들은 3백5십만 1천266명의 서명이 담긴 상자들을 나눠들고 행진을 했다.
▲ 국회로 행진하는 세월호 유가족들 4.16특별법 제정 촉구에 나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출발해 국회로 행진을 하고 있다. 이들은 3백5십만 1천266명의 서명이 담긴 상자들을 나눠들고 행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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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성역 없이 진상을 조상할 4·16 특별법을 제정하라!", "유가족과 국민이 참여하는 4·16 특별법을 제정하라!" 등을 연달아 함께 외친 뒤 여의도공원에서 국회의사당 방향으로 행진했다.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은 서명지가 담긴 상자를, 유가족은 피켓과 노란 우산을 들고 청와대를 향해 걸었다. 한 유족은 노란 우산 아래에서 고개를 숙인 채 흐느끼기도 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표들은 행진 대열의 가장 앞에 서서 행진을 이끌었다. 이어 국회의장을 찾아 서명을 전달한 김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의장님께서 (가족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족들은 자식도 잃은 상황에서 갈 곳이 없다"며 "만약 16일 법안에서도 가족들 안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저희도 무기한 단식을 하다가 똑같은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세정 기자는 20기 오마이뉴스 인턴 기자입니다.



태그:#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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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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