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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정아 인천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 이번에 개원하는 인천대 중국학술원 개원을 장 교수가 실질적으로 준비했다.
장정아 인천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 이번에 개원하는 인천대 중국학술원 개원을 장 교수가 실질적으로 준비했다. ⓒ 한만송
"국가가 세계적 헤게모니를 행사하고 유지하는 능력은 궁극적으로 생산능력에 달려있다."

영국 역사학자 폴 케네디(Paul Kennedy)가 그의 저서 '강대국의 흥망'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미국이 초강대국의 지위를 누리게 된 것은 1870~1950년에 이룩한 가파른 경제성장률 덕분이다. 이런 미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투자 은행 골드막삭스(Goldman Sachs)는 2025년이 되면 중국이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은 이제 세계의 '생산 공장'에서 세계의 '소비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과 가장 인접한 한국에 중국의 G2에서 G1으로 성장은 위기이면서 기회다. 이에 대비해 중국에 대한 재인식과 연구가 절실하다.

한국은 이런 준비를 하고 있나, 특히 동북아시아시대에 걸맞게 인천은 준비하고 있나? 그 시작을, 지난해 국립대법인으로 전환한 인천대학교에서 한다. 인천은 지정학적으로 중국과 매우 특수하고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차이나타운이 형성돼 있다.

하지만 중국이나 화교 관련 전문 연구기관은 인천에 없었다. 이러한 역할과 함께 동북아의 거점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인천대가 중국학술원을 개원했다. 중국학술원은 중국의 관행, 화교와 화인, 중국의 인문사회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중국학 디지털도서관 시스템을 구축해 중국 연구의 체계성과 사회적 서비스의 편이성을 담보할 계획이다.

중국학술원 개원식은 오는 18일 열린다. 최성을 인천대 총장을 비롯해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유정복 인천시장,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개원식에선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의 연설도 진행된다. 주제는 '한반도 통일 : 중국의 이해관계와 역할'이다. 이어 중국 전문가들의 좌담회가 '한국의 중국연구소, 그 역할과 방향'이란 주제로 열린다.

좌담회 좌장은 정종욱 중국학술원장이 맡고, 토론자로 ▲김영진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장 ▲문흥호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장 ▲오승렬 한국외대 중국연구소장 ▲이희옥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장 ▲장경섭 서울대 중국연구소장이 참석한다.

인천대는 중장기 발전계획에서 차이나 프로젝트와 창조도시 인천을 특성화 전략으로 선택했다. 중국학술원을 통해 중국 전문 인재 육성과 중국·인천 문화 클러스터 구축 등을 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천대는 정종욱(74) 전 주중 대사를 중국학술원 원장으로 초빙했다. 정 원장은 15일 대통령 소속 통일준비위원회 민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정 원장은 국내 여러 중국연구소들의 백화점식 운영과 행사 위주의 프로그램 탓에 지식 축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정치·경제·사회조직 등을 움직이는 질서를 파헤칠 계획이라고 했다.

정 원장이 오기까지 중국학술원 개원을 준비한 사람이 있다. 바로 장정아 인천대 중어국학과 교수다.

 인천대학교는 중국학술원을 국내 최고의 중국 전문 학술기관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인천대학교는 중국학술원을 국내 최고의 중국 전문 학술기관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 한만송
장 교수는 <시사인천>과 한 인터뷰에서 "중국과 가장 인접한 해양도시 인천에 소재한 인천대에서 중국 관련 종합적 인재를 육성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중국학술원은 먼저 학술적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학술원 개원이 인천과 인천대에 어떤 의미일까?

그는 "인천은 화교가 제일 먼저 정착해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차이나타운을 가진 도시이기도 하다"라며 "인천대로서는 중국 관련 연구와 교육, 교류와 소통의 세계적 거점으로 중국 전문 기관을 육성하는 일이 오래된 바람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천대가 숙원 사업의 첫 단추를 중국학술원 개원으로 끼운 셈이다.

"중국학술원 안에 중국연구소·중국자료센터·중국교육센터·중국화교문화연구소 등의 조직을 갖췄다. 이제 장도에 나선다. 인천대를 중국 특성화 대학으로 육성하고, 인천을 중국으로 특화한 도시로 발전시키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세계적 수준의 중국학 허브로서의 기능을 수행해나가는 길이다."

'먼저 중국학술원의 학술적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는 장 교수의 말은, 무슨 의미일까?

"학술적 기능이 약하면 오래 못 간다. 인천대로서는 틈새시장을 잘 활용해 빠른 시간에 정착해야한다. 학술적 기능을 강화하는 일을 초반에 집중할 것이다. 또한 대내외 교육, 기업의 자문에 대한 대응, 지역사회 수요 조사를 통한 서비스 제공 등도 해나갈 계획이다. 인천지역사회에서 중국학술원이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중국학술원에 거는 기대는 높아 보인다. 하지만 재원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하는 걱정도 따른다. 이 문제와 관련해 장 교수는 "재원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와 기업체 등에서 유치해야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자립기반을 만들어야한다. 인천시의 지원이 절실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천대에 중국 관련 재원이 30여명이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장 교수는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중국분야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주 전공은 중국·홍콩 사회문화·문화인류학이다. 학교에선 중국생활문화 등을 가르친다. 주요 논문으로 '중국 지식엘리트의 충원문화와 매커니즘'과 '홍콩의 법치와 식민주의: 식민과 토착의 뒤틀림' 등이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중국학술원#인천대학교 #장정아 교수#정종옥 주중 대사#통일준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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