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대체 : 23일 오전 10시 38분]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3일 노회찬 정의당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응하기로 했다. 그러나 "우선 (노 후보와)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말하겠다"라며 구체적인 단일화 방법은 '숙제'로 남겨놨다.
앞서 노회찬 후보는 지난 22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4일까지 야권연대가 성사되지 않으면 후보직을 사퇴하고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지지하겠다"라며 기 후보에게 '단일화'를 전격 제안한 바 있다.
기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시 선관위 주관으로 열리는 동작을 후보 토론회에 참석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는 새로운 미래를 위한 협력의 과정이다, 그런 점에서 노 후보의 제안을 깊은 고민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진정성과 선의로 풀어가겠다"라고 밝혔다.
또 "나는 당의 전략공천을 받은 새정치연합의 후보다, 당에서 책임있게 판단해달라"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노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수용한 것에 대해 당에서도 존중해줄 것을 요청한 셈이다.
후보 단일화 방식 진통 예상... 기동민 측 "현실적으로 '담판' 방식 외에는 어렵다" 그러나 '단일화 방식'을 놓고 양측의 적잖은 신경전이 예상된다.
기 후보는 이날 "우선 (노 후보와)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겠다"라며 단일화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다만,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이 없다면 신뢰라는 무기로 답을 만들겠다"라며 "먼저 만나자는 제안을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단일화 방식'에 대한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도 "만나서 얘기하겠다"라며 "오늘 토론회 끝나고 오후에 노 후보와 만나겠다"라고 답변을 반복했다. "노 후보의 야권연대 제안 이후 당 차원의 언질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별 다른 얘기 없었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야권연대'에 대한 당의 공식적 입장을 촉구하면서 일단, 노 후보와 만나 '단일화 방식'을 풀어가겠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기동민 캠프의 상임 선대본부장인 진성준 새정치연합 의원은 "제가 기자회견 30분 전 선대본부장 자격으로 이와 같은 취지로 (단일화 수용) 입장을 내겠다고 당에 통보했다"라며 "후보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취할 걸로 본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기 후보 측이 바라는 단일화 방식은 '담판'인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성사시켰던 '단일화 모델'이다. 당시 안철수 대표는 아무런 조건 없이 박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다.
이와 관련, 진 의원은 "현실적으로 담판 방식 외에는 단일화를 성사시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여론조사도 (시간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실시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의 구체적인 실행방안과 관련된 룰미팅 등이 선행돼야 하고 완벽히 양측이 합의돼 여론조사를 실시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이 응답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여론조사만) 이틀 가량 소요된다"라며 "결국 후보들 간의 담판과 결단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노회찬 "가위바위보나 추첨으로 담판짓자? 여론조사 단일화 가능해"
이에 대해 노 후보 측은 "가위바위보나 추첨으로 담판 짓자는 것이냐"라며 반발했다.
노 후보는 이날 오전 선관위 합동 토론회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담판이라는 이름 하에 24일까지 버티면 노회찬 사퇴하니 그것을 기다리겠다는 뜻이냐"라며 여론조사 경선을 주장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이날 새벽에도 기 후보를 만나 여론조사 경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23일 0시 30분 넘어서 기동민 후보와 만났다, 그 자리에서 기 후보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응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라며 "저는 24일까지 단일화 없다면 사퇴하겠다는 뜻은 변함 없지만 (단일화 때) 통상 하는 여론조사 방식이 돼야 한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노 후보는 이어, "(기 후보의 입장표명에는) 아직까지 여론조사 통한 단일화를 수용하겠다는 답변이 없다"라며 "(담판 방식은) 책임있는 정당, 책임있는 후보로서 도리가 아니다, 주민 의견을 물어서 단일화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과거 단일화 전례를 보더라도 오늘 낮까지 합의하면 내일 저녁까지 여론조사로 주민의 뜻을 물어서 (후보를) 결정할 수 있다"라며 "관련 룰 협상도 이런 사례가 워낙 많아서 그간의 관례에 따라서 쉽게 합의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도 덧붙였다.
노 후보는 "진정 어린 단일화 제안을 시간끌기로 거부하지 말기를 당부한다"라며 '담판' 요구에 대한 불쾌감도 드러냈다. 그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단일화 사례를 들며 '담판'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도 "담판은 각자 자기가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그런 대화의 결말은 똑같은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는 이날 토론회 입장 전 야권단일화 관련 질문을 받고 "예상됐던 일"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야권이 그들끼리 연대한다면 저는 동작구민과 연대하겠다"라며 "동작을 선거가 정치판 선거가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