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7·30 재·보궐선거에서 수원병(팔달)은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내리 5선을 한 지역이다. 이런 지역에서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와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맞붙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 임미숙 통합진보당 후보가 출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3일, 임 후보를 수원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임 후보는 "7월과 8월이 통합진보당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통합진보당이 해산하게 된다면 마지막 선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출마했다"고 밝혔다.
임 후보는 "1%대 지지율이 3% 이상으로 올랐다"며 "5% 이상의 득표율이 목표"라고 밝혔다. 임 후보가 이같은 예상을 하는 것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통합진보당이 3~4%의 지지를 얻었기 때문이다. 임 후보가 5%대의 득표를 한다면 상대적으로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가 유리하다는 예측이 나온다. 손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임 후보는 "야권연대를 해야만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할 수 있다"며 "색깔론을 넘어서서 야권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후보는 성균관대학을 중퇴했으며, 지난 26년 동안 수원지역에서 노동 운동 등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활동해왔다. 경기자주여성연대 상임대표, 통합진보당 수원당원협의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수원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다음은 임 후보와 한 인터뷰 내용이다.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지금은 누가 되냐의 문제 아냐"-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수원시장 후보로 출마한 데 이어 이번 재·보궐선거에도 다시 출마했다. 당선 가능성이 전혀 없는데 왜 출마했나?"7월 28일이 통합진보당 내란음모 2심 구형하는 날이다. 8월 11일이 선고일이고. 바로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청구소송이 이어진다. 우리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다. 어쩌면 통합진보당이 해산하게 되면 마지막 선거가 될 것이라고 판단, 힘들고 어렵지만 수원의 3지역에서 다 나가자, 하면서 출마했다."
- 이번 출마에 대해서 시선이 곱지 않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떨어뜨리려고 나왔느냐 하는 얘기도 있다. "우리는 야권이 힘을 합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얘기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구조에서는 힘을 합칠 수가 없게 됐다. 우리가 마음이 없어서 아니라 새정치가 색깔론 때문에 손을 못 잡겠다는 입장이다. 그걸 뛰어넘어야 하는데 눈치 보고 끌려다니고... 이런 상황에서 절대로 새누리당을 이길 수 없다.
이번 선거는 야권을 비롯해서 다 죽어야 사는 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을) 떨어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이왕이면 됐으면 좋겠는데 지금은 누가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희망이 없다고 한다. 야권이 지더라도 판을 바꿔야 한다. (야권이)죽어야 산다."
- 지난 수원시장 선거에서 지지율이 너무 낮았다. 1.68%였는데 힘이 빠지지 않았는지?"그렇게 말씀하시는데, 꼭 그렇지 않다. 정당지지율은 3~4%가 나왔고, 시의원 후보들은 7~8%가 나왔고, 저만 1.68%가 나왔다. 8천 명이 넘는 분들이 저를 지지했다. 지난 선거에서 완주한 것만 해도 다행이다. 완주 못 할 줄 알았다. 통합진보당이 해산될 거라고 했으니까. 시장선거에 출마했지만 선거운동은 거의 하지 못했다. 선대본부장을 맡다보니 시의원을 한 명이라도 당선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서 제 선거운동은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8천 명이 넘는 사람이 저를 지지해준 것은 정말 감사한다. 통합진보당 당원이 천 명이 조금 넘는데, 7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내란음모 사건이 있는데도 지지해준 것이다. 염태영 시장이 어렵다, 진다 하면서 표가 쏠렸는데도 그 정도가 나왔다는 건 대단한 것이다."
- 선거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제가 팔달에 오래 있어서 아는 분들이 많다. 안타까워하고 안쓰러워하신다. 왜 진보당에 가서 고생을 하냐면서 격려해준다. 특히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나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다 외부에서 온 것에 대해 열받아 한다. 그래서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남 새누리 후보 사퇴해야... 손학규는 철새정치인"
-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와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나?"재산 축소와 관련해서 새누리당이 권은희(새정치민주연합·광주) 후보에 대해서 사퇴하라고 하고 있는데 그 기준으로 보면 김용남 후보도 사퇴해야 하는 거다. 책임을 져야하는 건데 몰랐다, 실수한 거다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법조계에 있던 사람이면 이게 얼마나 큰 문제인지 안다. 사퇴해야 한다. 제가 보기에는 당선돼도 보궐선거를 다시 치르든지 아니면 재판을 받으면서 다음 선거까지 버티면서 국회의원 한 번 해봤다는 걸로 끝내려고 하는 것 같다.
손학규 후보는 팔달에 나오지 말았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팔달은 (야당이) 워낙 어려운 지역이다. 힘든 지역에 와서 어렵게 지역을 일구어놓은 정치인이 있는데 온 것은 문제다. 손 후보야말로 철새정치인이다. 분당에서 나오고, 수원에서 나오고... 주민 입장에서 보면 어차피 떠날 사람, 책임질 사람이 아니고 지역에 뿌리를 내릴 사람이 아니다. 수원은 역사가 있고 뿌리가 있는 지역인데 대선후보, 대권주자라고 하는 분이 다른 사람이 일궈놓은 지역구에 오는 것 자체가 문제다."
- 팔달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엇인가?"8월로 입점이 예정된 롯데몰과 AK 몰이 문제다. 규모가 어마어마한 것으로 안다. 롯데몰은 비정규직 직원 2400명을 뽑아놓고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25일에 22개 수원재래시장 상인회 소속 3500개 점포가 전부 문을 닫고 입점반대 집회를 한다. 쇼핑몰이 개점을 하면 재래시장이 다 죽는다. 해결책이 없다.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협약을 하고 합의가 도출되기 전까지는 개점하지 말아야 한다."
"팔달에 재래시장 16개... AK·롯데몰에 타격 입는데 해결책 없어"임 후보는 "팔달구에 수원 재래시장 16개가 몰려 있다"며 "해결책을 얻기 어려워서 걱정"이라고 밝혔다. AK몰과 롯데몰은 복합쇼핑몰이기 때문에 한 번 그 안에 들어가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수 있는 구조여서 재래시장이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임 후보의 설명이다.
- 필승 전략이 있다면?"지난 지방선거 때는 정작 내 선거는 못했는데 이번에는 집중해서 하고 있다. 시간이 너무 짧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서 사람들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 표 한 표 다져나가면서 사람을 조직하는 것이 전략이다."
임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5% 이상의 득표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용남 후보와 손학규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임 후보가 5% 이상의 득표를 한다면 야권연대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박근혜 정부를 바꿔야 한다. 독재도 이런 독재가 없다. 세월호 문제도 그렇고 통합진보당 해산문제도 그렇다. 우리가 맞서야 하는데 그러려면 야권 전체가 힘을 합쳐야 한다. 지금 야권이 힘을 합치지 못하는 것은 색깔론 때문이다. 색깔공세에 계속 끌려 다니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당을 찍으면 색깔론에서 벗어나 야권이 단결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이 있다. 야권연대 해야 한다.
새정치에 1석 보태준들 달라지지 않는다. 의석수 적다고 일 못하는 거 아니고, 과반수 의석 차지한다고 잘 하는 거 아니다. 야권이 정신 차려야 한다. 야권이 정신차리게 통합진보당을 지지해달라. 철새정치인 없애야 한다. 그런 정치인을 없애려면 지역에서 오랫동안 일해왔던 사람을 키워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