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한낮 기온이 30℃를 웃도는 폭염이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주말까지는 내륙 곳곳에 소나기가 잦을 전망이다. 이처럼 여름을 대표하는 날씨 중 하나인 소나기는 대기가 불안정할 때 발생한다.
장마 끝난 7월 하순부터 대개 한 달간 자주 발생
소나기는 갑자기 구름이 짙어져 굵은 빗방울(지름 5∼8㎜)이 1∼2시간의 짧은 시간 동안 강하게 내리다가 그치는 비로 한여름에 자주 나타나는 기상 현상이다. 낮 기온이 30℃ 이상으로 올라 뜨거워진 공기가 상승기류를 타고 구름을 만들어 소나기를 내리게 한다. 때문에 대개 장마가 끝난 7월 하순부터 8월 하순까지 불볕더위가 계속될 때 자주 발생한다. 때로는 바다에서 밀려온 습한 구름과 상층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만나면서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소나기를 퍼붓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강수는 공기가 상승하는 원인에 따라 ▶지형성 강수 ▶대류성 강수 ▶전선성 강수 등으로 나뉘는데 소나기는 '대류성 강수'에 속한다.
소나기는 우리나라를 덮고 있는 공기가 불안정한 상태일 때 발생한다. 계절은 한여름, 하루 중 오후에 특히 소나기가 내리는 것도 그 시간대 공기가 충분히 불안정해져 최고조에 다다르기 때문이다. 공기가 불안정할 때는 일단 상승시키는 힘만 주어지면 계속 상승하면서 두꺼운 구름을 발달시킨다. 여름철 오후, 하늘의 뭉게구름을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소나기 만드는 뭉게구름, 항공기엔 위험요소 되기도
여름철에는 소나기가 자주 내리지만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어느 지역에서 소나기가 올지 정확한 예측은 거의 불가능하다. 앞마당에는 마구 쏟아지는데, 장독대가 있는 뒤뜰에는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소나기는 불특정한 지역에 불시에 내리기 때문에 기압골의 통과나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내리는 비보다 강수예보를 하기가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이러한 소나기의 불규칙한 속성을 상기시킬 때 쓰는 속담으로 '여름 소나기는 콧등을 두고 다툰다'가 있다. 비슷한 속담으로는 '오뉴월 소나기는 말등(소등)을 두고 다툰다', '여름 소나기는 밭고랑을 두고 다툰다', '오뉴월 소나기는 지척이 천리' 등이 전한다.
여름날 한낮 폭염의 기세를 잠시나마 식혀 주는 소나기. 하지만 뭉게구름(=일사에 의한 대류작용으로 생기는 구름) 속에서는 공기가 매우 강력하게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고 있는 만큼 비행 중인 항공기에게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또한 소나기가 내릴 때는 천둥과 번개가 동반되기도 하며 심한 경우 우박이 떨어지기도 한다.
한편 소나기는 문학작품으로도 유명한데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는 핵심 소재이자 제목으로 소나기가 쓰였다. 한여름 소나기처럼 짧고 아쉽게 끝난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작품. 해피엔딩이 아닌 소녀의 갑작스런 죽음이라는 새드엔딩으로 마무리해 슬픈 감정을 소나기 특징과 함께 그려내 우리의 감성을 젖게 만들었다. 실제로 경기도 양평에는 황순원문학촌을 세우고 '소나기마을'이라 이름 붙였다.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