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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골 함몰, 안와 골절, 동공 파열 등의 부상을 입고 입원치료 중인 김아무개 일병.
▲ 입원 중인 김아무개 일병 두개골 함몰, 안와 골절, 동공 파열 등의 부상을 입고 입원치료 중인 김아무개 일병.
ⓒ 병영인권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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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사단 윤 일병 집단폭행 사망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 말 육군 부대에서 선임병에게 구타당한 후임병의 두개골이 함몰되고, 안구가 파열되는 폭행사건이 발생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폭행이 발생한 시점은 22사단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지 불과 30여 일 지난 시점이어서 병사들에 대한 군 당국의 관리·감독이 다시 한 번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군다나 피해자 부모들과 시민단체는 '부대 측이 사건 경위를 은폐하고 가해자의 진단서를 끊어와 쌍방폭행이라면서 합의를 종용했다'라고 주장했다.

사건은 지난 7월 24일 오후 8시 35분께 수도군단 예하의 OOO방공대대 O중대에서 발생했다.

"곽 일병, 피해자가 '기분 나쁜 표정 지었다'며 폭행"

병영인권연대 정재영 대표의 말에 따르면 내무반 환경경진대회를 준비하고 있던 곽아무개 일병은 3개월 후임인 김아무개 일병이 '기분 나쁜 표정을 지었다'는 이유로 생활관으로 끌고 들어가 폭행을 시작했다. 주변에는 다른 병사들이 있었지만 곽 일병이 '아무도 들어오지 마라'고 한 데다가 생활관 문을 잠가놓아 폭행을 말리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일병의 진술에 의하면 곽 일병이 '너 많이 컸다' '표정 관리 좀 해야겠다'는 말과 함께 구타를 시작했고, 자신은 두 대를 맞고 생활관 바닥으로 쓰러진 후 의식을 잃었다고 한다. 이후 김 일병은 부대 간부의 승용차를 이용해 이날 자정께 인근의 민간 병원으로 옮겨졌다. 의사는 당시 김 일병의 상태에 대해 두개골 골절과 안와 골절, 안구 파열 및 전신 타박상으로 진단하고 동행한 간부에게 부상 경위를 물었다.

정 대표에 따르면 이 간부는 '계단에서 넘어져서 다쳤다'고 답변했지만, 부상 경위에 의심을 품은 의료진의 질문이 계속되자 7월 25일 오전 3시께 김 일병을 다시 승용차에 태워 부대로 돌아왔다.

생활관으로 옮겨진 김 일병은 아침에도 일어나지 못했다. 심각한 부상을 입은 김 일병을 다시 부대로 데려와 방치한 것이 과연 적절했는지 비판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부대는 이날 오전 김 일병의 부모에게 연락했고, 황급히 달려온 부모에 의해 김 일병은 경기도 안양 평촌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부대 간부 면회 후 피해자는 '공황 상태'"

입원기간 중 김 일병은 깨어났다가 의식을 잃었다가를 반복했다. 하지만, 다행히 지난 6일 오전 말을 할 수 있는 상태로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하지만 헛소리를 하거나 균형을 잡지 못하고 어지러운 증상이 계속돼 혼자서는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상태다.

정 대표는 "부대 간부가 곽 일병도 찰과상을 입었다면서 2주짜리 진단서를 끊어와 '쌍방폭행'이라며 합의하고 조용히 마무리 지을 것을 김 일병의 부모에게 종용했다"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지난 5일에는 부대 간부들이 면회를 와서 김 일병에게 '너는 이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는데, 이 말을 들은 김 일병이 심각한 공황 상태에 빠져있다"라고 말했다. 김 일병은 자신이 선임병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한 피해자인데, 자신에게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분노하고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전언이다.

현재 김 일병은 심리적으로 심한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어서 부모와 정대표가 24시간 내내 교대로 곁을 지키고 있다.

김 일병은 곽 일병에게 일방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곽 일병은 상호 폭행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에 대해 헌병대는 1차 조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피해자와 가해자 진술에 차이가 있어 수사를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정 및 반론 보도

본 보도는 지난 8월 7일 오마이뉴스 사회면에 '선임병 폭행으로 두개골 골절, 동공 파열' 제목의 보도에서 "수도권 예하의 모 방공대대에서 곽아무개 일병이 3개월 후임인 김아무개 일병이 '기분 나쁜 표정을 지었다'는 이유로 생활관으로 끌고가 문을 잠그고 폭행하였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곽 일병 측은 해당사건은 "후임병이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한 사건이 아니라 쌍방 폭행 사건이다"라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사실 확인 결과, 사건이 발생한 생활관에는 잠금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태그:#군대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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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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