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날 예정인 가운데, 공사장 입구에서는 경찰과 충돌이 발생해 연행자가 생기고 있다.
14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에 따르면, 밀양 상동면 주민 김아무개(58)씨가 13일 오후 상동면 고정마을 도로에서 경찰에 연행됐다. 김씨는 도로교통법 위반과 업무집행 방해 혐의를 받고 있으며, 마산동부경찰서로 연행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관계자는 "김씨는 도로에 앉아 레미콘 차량을 막았다는 이유로 연행되었다"며 "이틀째 경찰에서 조사를 받느라 풀려나지 않고 있는데, 곧 석방될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는 밀양 상동면 고정마을 쪽에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115번 철탑 공사를 벌이고 있다. 주민들이 철탑 공사에 필요한 레미콘 차량의 진입을 막으면서 간간히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 입구 등에서 송전탑 공사를 막으려 나서면서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상동면 고정마을과 부북면 평밭마을 주민들은 계속해서 공사 반대 활동을 벌이고 있다.
공사장 입구에는 경찰이 배치되어 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관계자는 "주민들은 불과 10여명에 불과한데, 경찰은 수십명이 배치되어 있다"고 밝혔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교황을 만나러 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는데, 이 때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3명이 초대를 받은 것이다.
정임출(72․부북면 위양마을), 최민자(60․가르멜수녀원), 한옥순(67․평밭마을)씨가 미사에 초대를 받았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 초대를 받아서 가는 것"이라며 "끝까지 싸우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에게 사랑과 희망, 평화를 가져오게 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밀양 5개면에 총 69기의 철탑을 세우는데, 현재 64기를 완공·착공했고 90%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한전은 신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경남 창녕에 있는 북경남변전소까지 가져가기 위해 송전선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
밀양시와 경찰은 지난 6월 11일 4곳의 움막 농성장을 강제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벌였다. 송전탑 반대 주민 유한숙(당시 74세) 할아버지는 지난해 12월 6일 농약을 마시고 사망했는데 아직까지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시신은 장례식장 냉동고에 보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