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4일부터 서울교육청을 점거 농성해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 이창열	관련사진보기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아래 학비노조) 조합원 30여 명이 지난 14일 오후부터 서울시교육청을 기습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면서 현재까지 서울시교육청 본관 9층 대회실을 점거하고 있다.

학비노조는 올해 임금교섭을 위한 상견례를 겸한 단체교섭 요구안을 두고 지난 14일 오후 4시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8시간여 동안 마라톤 회의를 가졌지만, 결렬됐다.

학비노조는 회의 결렬 후 곧바로 점거 농성에 돌입했고, 내주 개학이 시작되기 전까지 조희연 교육감이 성의있는 답변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비노조 단협안 핵심 쟁점은 '월급제'

학비노조는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으로 월급제를 비롯해 상시전일제전환, 교육감 직고용 조례 제정, 단체협약에 강사직군 포함, 급식실 등에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 등 모두 14개안의 요구안을 내놨다.

학비노조의 단협안 가운데 월급제는 핵심 쟁점이다. 월급제는 시험기간과 현장학습 등 학교 사정에 따른 비근무일수를 빼지 말고 기본급에 수당을 포함한 급여를 말한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월급을 산정하면서 시험기간 등을 근무일수에서 빼고 있다. 이에 따라 그나마 적은 기본급에 비례한 수당을 지급하면 실제 수령액은 더 적어진다는 게 학비노조의 설명이다.

특히 이들은 "급식 조리종사원과 교무행정지원사 등 방학기간 동안 한푼의 급여를 받지 못해 생계가 막막한 만큼 교육청이 방학기간 중 최소한의 생계비를 지원해달라"라고 요구하고 있다.

홍창의 학비노조 서울지부장은 "노조도 많은 것이 한번에 다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라면서도 "하지만, 교육감의 의지가 있다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노조의 요구안은 지난 조희연 교육감의 선거공약이기도 한 만큼 받아들여질 것으로 믿는다"라고 밝혔다.

학비노조에는 초·중·고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육행정지원사와 과학실보조교사, 전산, 급식, 사서, 영양사, 조리종사원, 회계직, 전문상담사 등의 직군이 포함된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는 서울지역에만 2만2000여 명에 이른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비노조의 요구안을 들어줄 예산이 부족하다, 어제(14일) 서울시의원이 오죽하면 지방교육재정 확충을 요구하면서 1인 시위에 나서겠느냐"라면서도 "교섭에는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