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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6일 오후 7시]

 음성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에서 4000여명의 수도자들이 모여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을 듣고 있다.
음성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에서 4000여명의 수도자들이 모여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을 듣고 있다. ⓒ 심규상

'빈자의 대부'로 청빈한 삶을 실천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의 수도자들에게 '청빈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교황은 16일 오후 5시 35분 충북 음성 꽃동네를 방문, '사랑의 수도원'에서 수도자들 앞에 섰다. '사랑의 수도원' 1층과 2층에서는 4000여 명의 수녀와 수사들이 교황을 맞았다.

교황은 강론을 통해 "여러분의 과업은 공동체 생활을 통한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전문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결과 청빈, 순명은 하느님 자비의 반석 위에 굳건하게 머무는 기쁜 증언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황은 "정결은 하느님 사랑에만 자신을 바치는 여러분의 자기 증여를 표현한다"며 "하느님께 의지하는 겸손한 신뢰와 한결같은 인내로 깨어 있어야 한다"고 말을 이었다.

교황은 특히 "청빈의 복음적 권고를 통해 하느님의 자비가 힘의 원천이자 보물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가장 나약하게 느껴지는 때에 우리는 가난해지신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의 생활양식에서 청빈의 구체적인 표현을 찾아내야 한다"며 "봉헌 생활에서 청빈은 방벽이자 어머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자로 살아가는 봉헌된 사람들의 위선이 신자들의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교회를 해친다"며 "실용적이고 세속적인 사고방식을 받아들이려는 유혹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생각해 보라"고 권고했다.

그는 끝으로 "자신만을 위하여 봉헌 생활을 간직하지 말고 나라 곳곳에 그리스도를 모시고 가 봉헌 생활을 나누라"며 "성소자들을 끌어당기고 키워 가는 노력 속에서 끊임없이 기쁨을 드러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회장인 이광옥 수녀는 사전 환영사를 통해 "'가장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라, 그들과 함께 하라'는 가르침에 따라 쓰러져 신음하는 이웃들에게 손을 내밀고 그들 곁에 머물며 복음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가장 힘없고 가난한, 약한 사람과 연대하는 것이 바로 교회의 근본적인 모습이라고 강조하신 것처럼, 이웃의 고통에 참 눈물을 흘리며 현장에서 기도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 회장 황석모 신부도 환영사에서 "한국의 수도자들은 다시금 이 시대의 희망이 되어 빛과 소금의 삶을 살고자 한다'며 "이 희망이 누구에게는 용기가 되고, 누구에게는 성찰이 되고, 누구에게는 회심의 삶이 되도록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수도자들은 교황에게 '아리랑' 합창과 단식기도를 통해 모은 기금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싸달라며 건넸다.  수도자들과의 만남은 오후 6시 10분경까지 약 35분간 진행됐다.

평신도사도직단체 만난 교황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더 가까이"

  3만 여명의 신도들이 음성 꽃동네에 모여 교황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3만 여명의 신도들이 음성 꽃동네에 모여 교황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 심규상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신도사도직 단체와 만난 자리에서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인간 성장을 위한 노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황은 이날 오후 6시 25분 음성 꽃동네 내 영성원에서 153명의 한국 평신도 사도직 지도자평신도들과 마주 앉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강론을 통해 "가난한 이들과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다가가는 일에 직접 참여하는 여러 단체의 활동을 높이 치하한다"고 격려했다.

교황은 이어 "자선 사업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으로 확대되어야 한다"며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인간 증진이라는 분야에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교황은 특히 여성신자들에 대해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 교리 교사와 스승으로서 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형태로 한국 교회의 생활과 사명에 탁월한 공헌을 해온 한국 가톨릭 여성 신자들에게도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도인 가정의 증언이 지니는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가정은 사회의 기초 단위이며, 어린이들이 우리 공동체 안에서 선성과 청렴과 정의의 횃불이 되도록 인간적, 정신적, 도덕적 가치를 배우는 첫 학교"라고 강조했다.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권길중 회장은 "우리들이 가야 할 변방은 가난하고, 병든 형제요, 억울한 일을 당해도 기댈 곳조차 없는 가장 작은 형제들이며 교회를 떠난 형제들, 꿈을 잃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휴전선 북쪽에서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북한 동포들, 아시아의 백성들 또한 저희들이 찾아나서야 할 변방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평신도사도직 단체와의 만남을 끝으로 이날 오후 6시 55분경 헬기를 이용 꽃동네를 떠났다.

이날 오후 음성 꽃동네를 방문한 교황의 일정은 낮은 땅으로 임하려는 교황의 실천적 삶이 맞닿아 있다. 그는 이날 장애인 등 소외된 이들을 만나 축복하고 태아동산에서 생명을 위해 기도했다. 이어 한국 천주교회의 남녀 수도자들, 한국 천주교 평신도 지도자들을 대면했다.

천주교 청주교구는 "교황님의 뜻을 받들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앞당겨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꽃동네#수도자#말씀#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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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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