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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 반군의 미국인 기자 참수를 보도하는 CNN뉴스 갈무리.
이라크 반군의 미국인 기자 참수를 보도하는 CNN뉴스 갈무리. ⓒ CNN

이라크의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반군 '이슬람 국가'(IS)가 미국의 공습에 맞서 미국인 기자를 참수하는 영상을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CNN, NBC 등 미국 주요 방송에 따르면 이라크 반군은 19일(현지시각) 미국의 이라크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4분짜리 영상을 통해 인질로 잡은 미국인 기자 제임스 라이트 폴리를 참수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폴리는 미국 프리랜서 기자로 시리아, 이라크 등 중동 지역을 주로 보도하며 활동하다가 2년 전 시리아 북부 이드리브에서 실종된 바 있다. 영상 속 폴리 기자는 사막 한가운데서 머리를 짧게 깎고 주황색 수의복을 입은 채 무릎을 꿇고 있다.

폴리 기자는 "진짜 살인자(real killer)는 미국의 지도자들"이라고 외치면서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더 시간을 보내고 싶고, 미국의 이라크 공습을 중단시켜달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읽었다.

검은 복면으로 쓰고 폴리 기자 옆에 서 있던 이라크 반군은 "미국의 공습이 어떤 결과를 불러왔는지 잘 지켜보라"고 말하며 폴리 기자를 참수했다. 현지 언론은 참수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고, 유튜브 역시 이 장면을 삭제했다.

반군은 폴리를 살해한 뒤 또 다른 남성을 비추며 "이 사람은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라고 주장하며 "이 미국인의 생명도 버락 오바마의 결정에 달렸다"고 위협했다. 역시 프리랜서 기자인 소트로프는 지난해 8월 시리아에서 실종됐다.

인질로 잡은 미국인 더 있는듯... 오바마 '고민'

미국 백악관은 곧바로 영상의 진위 파악에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영상에서 처형당한 희생자는 미국인 기자 폴리가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캐이틴 해이든 대변인은 "만약 이 영상이 진실로 확인된다면 무고한 미국 언론인을 살해한 반군의 끔찍한 살해 행위에 깊은 충격을 감출 수 없다"고 비난했다.

폴리 기자 실종 후 그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온 가족도 성명을 통해 폴리 기자의 죽음을 확인했다. 폴리 기자의 어머니 다이앤은 "시리아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친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애도했다.

3년 전 이라크에서 철수한 미국은 최근 반군의 세력이 급속히 확산되자 다시 공습을 결정, 군사 공격을 펼치고 있다. 위기에 몰린 반군이 미국인 기자들을 인질로 잡고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면서 미국의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할 전망이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약 20명의 언론인이 시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붙잡혀 지내고 있다.


#이라크#이라크 내전#이슬람#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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