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간의 금어기를 끝낸 가을꽃게 잡이가 21일 첫 출어에 나선 가운데, 태안 꽃게잡이 어선들의 손길이 분주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꽃게 집산지인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항에 활기가 이어졌다. 꽃게 금어기였던 20일까지 오징어잡이 어선들로 북적거렸던 신진항이 꽃게잡이 어선들로 북적거렸다.
만선의 꿈을 안고 힘찬 시동을 건 꽃게잡이 어선들은 21일 첫 출어를 앞두고 한 달여 전부터 꽃게 조업에 나서기 위해 통발과 그물을 손질하는 등 바쁜 일손을 놀리고 있다. 비단 꽃게잡이 어민뿐 아니라 항포구 주변 횟집 및 상가와 펜션 등 숙박업을 운영하는 주민들까지도 가을 꽃게잡이에 대한 기대에 잔뜩 부풀었다.
태안 꽃게, 그 중에서도 배에 임금왕(王)자가 선명한 안흥꽃게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꽃게 철이면 많은 관광객들이 태안반도를 찾는다. 꽃게 거래는 물론이고 항포구, 지역 상권도 활기를 띈다.
특히, 올 봄에 꽃게 어획량이 적어 근심에 잠겨있던 터라 올 가을 조업에 대한 어민들의 기대는 매우 크다.
실제로 올 1월부터 6월까지 조업기간 중 군내 3개 수협 어판장을 통해 판매된 꽃게는 794톤으로, 이는 지난해 1737톤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이었다.
태안반도에서 꽃게 집산지로 잘 알려진 곳은 신진항을 비롯해 근흥면 채석포항, 안면읍 백사장항 등이 손에 꼽힌다.
가을꽃게 잡이 첫날 신진항에는 꽃게잡이에 나선 어선과 어민들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꽃게가 곧바로 위판장을 거치지 않고 패킹작업장으로 입고되는 통에 자세한 어획량은 파악할 수 없었지만 예년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 풍작이 예고되고 있다.
근흥면 안흥위판장 관계자는 "가을꽃게의 경우 발 작업(집게의 일부분을 자르는)을 하게 되면 거의 죽기 때문에 꽃게잡이 어선들이 곧바로 (꽃게를 상품화하는) 패킹작업장으로 보내져 자세한 어획량을 파악할 수는 없다"면서 "신진도에만 패킹장이 23곳에 이른다."고 말했다.
신진항에서 꽃게잡이에 나선 한 어민은 "올 봄에는 꽃게가 많이 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번 가을 조업기간에는 제발 많은 꽃게가 잡혔으면 하는 것이 어민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태안의 꽃게는 꽃게라는 수산물 자체로서 뿐만이 아니라 태안의 깨끗하고 청정한 바다를 의미하는 태안군의 마스코트로서 태안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올 가을에는 꽃게가 대풍을 이뤄 어민들이 행복해지고 관광객도 많이 찾아와 지역경제에도 훈풍이 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을꽃게의 대풍이 예고되면서 지난해 가을과 같은 꽃게 불법 투기 현상이 또다시 고개를 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을꽃게 출어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꽃게 집산지인 신진항 인근 야산과 저수지 근처 후미진 곳 등에서는 상품가치가 떨어져 패킹 작업과정에서 선별된 어린꽃게들이 불법 투기된 사례가 여러차례 목격된 바 있다.
이에 태안군과 태안해경 등에서 꽃게 불법투기 현장을 잡기 위해 수소문했지만 결국 완전 범죄(?)로 마무리된 바 있다.
가을 꽃게잡이 첫 날 신진항을 찾은 한 주민은 "올해 가을꽃게는 대풍이 예고될 만큼 많은 어획량을 보이고 있지만, 어린 꽃게까지 무분별하게 잡는 것은 너무한 것 같다"면서 "지난해에도 상품가치가 없는 어린꽃게까지 잡다보니 여기저기 투기하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 올해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