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두고 야권은 일제히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세월호 특별법 여야 합의안에 대해 유가족들이 두 차례 거부 뜻을 밝힘에 따라 꽉 막힌 현 정국을 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야권은 곡기를 끊어가며 한 목소리로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4일 오전 새정치연합이 연 시·도지사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현 상황의) 책임의 핵심은 정부 여당에 있다, 유민 아빠가 42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데 불행한 일이 다시 일어난다면 청와대의 책임이 더할나위 없이 클 것"이라며 "모든 걸 열고 (임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정부 여당이 보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박 대통령을 향해 "유가족과 시민의 요구를 무조건 받아라, 이건 대통령밖에 결정하지 못한다"라며 "집권 여당은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관점에서 국민의 관점으로 옮겨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42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유민 아빠' 김영오씨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김영오씨의 단식을 막기 위해 동조 단식에 들어간 지 6일째인 문재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부터 나서서 김영오씨의 단식을 만류하고 유족들의 얘기를 들어야 한다"라며 "우리 사회 모두가 김영오씨의 단식을 멈추기 위해 성의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두 차례의 협상 결과가 유족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야 이 문제를 풀 수 있다, 다시 한 번 유족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어루만져 주시기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은 목숨을 구하는 법이다, 유족들이 동의할 수 있는 특별법을 여야가 합의하여 만들 수 있게 독려해주시기 바란다"라며 "국회의 무능을 방패삼아 대통령의 의무와 약속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새정치연합 일부 여성 의원들은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유승희·김현·배재정·은수미 의원 등은 기자회견을 열어 "생명과 죽음의 경계에서 마지막 혼신을 다하고 있는 유민 아빠를 이제는 살려야 한다"라며 "어머니의 마음으로 유민 아빠를 즉각 만나달라, 죽음의 문턱에 선 국민을 살리는 것이 대통령이 할 일"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통합진보당은 대통령의 응답을 요구하며 5000명 당원이 단식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이날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응답해야 한다, 대통령 말 한마디면 움직이는 게 새누리당 아니냐"라며 "박근혜 정권 하에서 몸을 던지지 않고 이룰 수 있는 일은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아는 진보당의 5000여 명 당원이 함께 몸을 던지겠다, 고통을 함께 나누겠다"라고 밝혔다.
5일째 청와대 앞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정의당 역시 "국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대통령과 집권당이라면 이제는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릴 때"라고 일갈했다. 김제남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유가족과 김영오씨부터 만나야 한다, 통치자로서 최소한의 책무를 감당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