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의 자연 치아 개수는 32개. 그 중 사랑니 4개가 없거나 뽑은 사람은 28개. 28개 중에서 음식물을 자르거나 찢는 기능을 하는 치아가 12개. 부수거나 가는 기능을 하는 치아가 16개다.
일본 효고현의 7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는 치아가 10개 미만인 사람은 70%가 집 안에서만 누워 있거나 집 근처만 외출할 수 있었고, 10개 이상인 사람은 80%가 어디든지 외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치아 상실은 치매와 깊은 연관성이 있으며 치아 상실이 많은 사람일수록 치매 발병률이 높으며 인지력이 저하된다고 한다.
2014년 2월부터 6월까지 총 5개월 간 노원구에 위치한 '서울시립중계노인전문요양원(입소 노인 259명)'에서 '이레구강건강생활연구소'는 '노원구 보건지소'의 협력을 얻어 ''스마일 어게인(Smile Again)' 구강관리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은 이미 치매가 발병된 노인 환자들의 구강기능 향상과 구강병 발병률 감소 및 전신질환으로서의 원발성 감염 감소 등을 통해 치매 노인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업이다.
참여대상자의 일반적 특징은 아래 표와 같다.
구강검진 결과에서 치주질환 이환자는 80%가 넘었으며, 위턱과 아래턱 중 치아가 하나도 없는 무치악자가 54%가 넘었으며, 위아래 모두 치아가 하나도 없는 사람은 35%가 넘었다.
씹는 기능을 상실한 사람이 뇌의 인지기능이 떨어진다는 자료를 봤을 때, 천천히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치매가 구강 상태에 따라 더욱 빨리 진행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와 요양보호사 그리고 보호자가 구강관리방법에 대해 잘 모를 때, 환자의 구강관리를 효과적으로 돌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치과위생사들은 환자들의 각 호실에 직접 방문하여, 직접 환자(이닦기를 스스로 할 수 있는 환자)에게 구강관리 방법을 알려주고 전문가 잇솔질법과 일반 잇솔질법을 병행하여 실시했다. 또한 담당 요양보호사에게 방법을 보여주며 개별 환자들의 구강위생용품(칫솔, 치간칫솔, 치실, 혀크리너, 구강세정제) 사용방법과 보관방법 교체시기를 알려주었다.
환자들의 입안은 심한 치주질환으로 구취가 몹시 심하여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참기 힘들 정도였다. 이닦기만 하는데도 출혈이 심해 근처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구취를 맡을 정도였다.
담당 요양보호사들에게 매일 한 번만이라도 한 사람을 정해서 아주 꼼꼼하고 세심하게 구석구석 닦아주라고 했다. 또한 잇몸, 치아, 입천장, 혓바닥까지 닦아준 후 입안을 안전하게 헹구는 법을 알려주었다.
환자들은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고, 오래 입을 벌리고 있어 힘겨워 보였다. 하지만 치과위생사가 꼼꼼하게 치아를 닦아주고, 잇몸 마사지를 해 주고, 치아사이를 치실 질과 치간 칫솔을 사용해서 닦아주고, 혀클리너로 설태까지 없애준 후 물로 입 안을 헹궈내면, 눈빛이 따뜻해졌다. 눈동자로 고맙다는 표현까지 하며, 말투가 부드러워졌다.
3개월 동안 이 사업을 진행한 최은영 치과위생사는 가끔 사망으로 인해 환자의 자리가 부재로 남아 있는 경우를 보는데 그럴 때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병중에 슬프지 않은 병이 있을까만, 치매는 나이 들어 부모님 세대에 많이 발병하니 더욱 슬프다. 나는 6월 10일, 6월 17일, 6월 24일. 3회에 걸쳐 방문을 했다. 협조하지 않고 공격성까지 있는 환자와 마주칠 땐 머리에서 발끝까지 땀이 났다.
입안을 보면 살아온 이력이 보인다. 많은 비용을 들여 치료한 상태를 보면 분명 생활이 괜찮은 분이었을 것 같은데 현재는 휠체어를 타고 한 손으로만 이닦기를 해야 하는 분이 있다.
누군가의 수발을 받아야만 생활을 할 수 있는 치매. 그 상태만으로도 서글픈데, 입안이라도 닦아주려고 하면 꼬집거나 물려고 덤비는 통에 입 근처는 가까이 할 수도 없게 만드는 치매. 친정어머니도 치매 진단을 받아 약을 복용 중이다. 치매환자들이 내 어머니라 생각하니 한 사람이라도 소홀할 수 없었다.
치매 상태에서는 치료하기도 힘들지만, 치료를 받아도 그 상태를 유지 관리할 능력이 없다. 가장 최선의 방법은 가능한 치료와 함께 본인과 요양보호사가 구강관리를 잘 해주고, 구강위생용품들을 위생적으로 보관하는 데 더 신경을 쓰는 것이다.
노원구 보건지소의 구강검진과 이레구강생활연구소의 치매 어르신 구강관리사업, 그리고 서울시립중계노인전문요양원의 지속적인 협조는 그곳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향상시킬 것이다. 이 세 기관의 협조가 앞으로도 지속되어 치매 어르신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